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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2 (토)

김영만 신임 e스포츠협회장, ‘순수’‘열정’‘상생’으로 승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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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만 신임 한국e스포츠협회장으로 선임됐다. 초대 협회장을 역임하기도 했던 김 회장이 다시금 협회장으로 선임됐다는 사실은 그만큼 협회가 사면초가에 처해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역설적이게 김 회장의 역할이 무거워질 수 밖에 없다는 얘기다.

김 회장도 이 점에 대해서는 오랜 숙고 끝에 내렸다는 말로 대신했다. 김 회장의 경영 스타일이 ‘빠른 결정’과 ‘과감한 행동’인 점을 감안할 때 장고의 고민이 갖는 의미는 협회의 상황이 녹록치 않음을 보여준다.

하지만 신임 회장 수락 이후 그는 과감하고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협회 우군을 만들고 게임계 1세대라는 인맥을 활용, 적극적인 협회 자생력 키우기에 나서는 모양새다.

김 회장은 신임 회장 수락과 관련 외부에서의 시선을 인식한 듯 ‘순수성’‘열정’‘상생’을 강조했다.

우선 그는 회장직 수락이 협회에 보탬이 되고자 하는 순수함에 있다고 했다. 김 회장은 “한국의 e스포츠가 가장 많은 힘을 발휘해야 할 시기에 오히려 뒤쳐지는 모습을 보고만 있을 수 없어 무거운 마음으로 협회장을 맡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게임업계 복귀의 신호탄이라는 일부 시각에 대해서도 협회를 정상화를 시켜야 한다는 이유에서 회장직 수락을 했다는 점을 언급했다. 김 회장은 “협회의 재정자립도 등에 저보다 월등히 낫다고 판단되면 그 분에게 회장직을 미련없이 넘기고 떠날 수 있다”며 “오로지 협회가 정상화될 수 있는 방안을 찾는 것이 목적”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초대 회장을 맡았을 때와 현재 열정은 비슷하다고 했다. 그때보다 더 내공이 깊어졌고 단단해져 성숙됐다고 본다고 했다. 예전에도 힘겹다고 말했던 상황들을 이겨냈던 만큼 현재 상황도 충분히 극복해 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묻어난다.

그 다음으로 그가 강조한 것은 상생이다. 협회 사무국과 협회 운영에 대한 신뢰를 회복과 국회와 문화체육관광부 등 민관 협업을 공고히 하고 종목사, 선수, 구단들과의 상생을 고민하겠다고 했다.

김영만 회장은 지난 17일 서울 상암동 모 중식당에서 기자들과 만나 회장직 수락과 앞으로 계획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

다음은 일문일답.

- 협회가 어려운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회장직을 수락한 이유는

▲ 처음 협회의 기반을 만드는데 함께 했던 사람으로서 한국의 e스포츠가 가장 많은 힘을 발휘해야 할 시기에 오히려 뒤쳐지는 모습을 보고만 있을 수 없어 무거운 마음으로 협회장을 맡기로 했다.

우선 협회 사무국과 협회 운영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고 협회 재정 안정화를 이루고자 한다. 또한 국회와 문화체육관광부 등 민관 협업을 더욱 공고히 하고 또 체육회 가맹을 유지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구원투수의 격으로 풀뿌리 e스포츠부터 선수권익 및 종주국 위상강화에 힘쓸 예정이다.

협회 초대회장을 맡았을 때와 내 열정은 비슷하다. 하지만 그때보다 더 내공이 쌓였고 스스로 성숙해졌다고 생각한다. 예전과 비교하면 지금은 여러 종목사들과, 선수들 및 구단들과의 상생을 고민해야 하고, 또 e스포츠가 스포츠로 나아가고자 하면 아마추어도 절대 무시할 수 없다. 이런 부분들을 내년 1월 초에 파악하고 2019년도 계획을 어떻게 세울지 발표하겠다.

- 협회장 자리를 모두 마다했다. 어려운 자리를 어떻게 결정하게 됐는지.

▲ 장고를 거듭했다. 협회장을 내려놓은 2005년 이후 13년이 넘는 시간이 지났다. e스포츠는 전세계적으로 성장하고 있고 그 중심에 한국이 있었다. 하지만 협회가 지난해 큰 위기로 방향성을 잃었고, 처음 협회를 만들고 기반을 닦는 데 함께 했던 사람으로서 안타까운 마음이 컸다.

사실 이 자리를 더 원하는 분이 있었다면 이렇게 오랫동안 고민하지 않았을 것 같다. 협회를 처음 만들 때보다 쉽지 않은 길임은 맞다. 그래서 어렵지만 찬찬히 준비해 가겠다.

- 게임업계에 복귀를 알리는 신호탄이 아닌가 하는 추측도 있다.

▲ 비엔엠홀딩스는 2017년 말에 대표직 및 이사직을 그만뒀다. 지난 7월부터 한빛소프트 부회장으로 재임하고 있다. 2대 주주이기도 하다. 그전에도 계속 한빛소프트의 비상임이사로 일해왔다. 그동안 한빛소프트를 떠났던 것도 아니고 한빛소프트는 개별적으로 사업의 성장 모멘텀을 가져갈 것이다. 올해 하반기부터는 경영일선으로 복귀해 신사업쪽에서 역할을 맡고 있다.

- 당부거나 하시고 싶은 말이 있다면.

▲ 성경에 다니엘이라는 사람의 이야기가 나온다. 그는 80세부터 하나님의 쓰임을 받아 일을 했다. 그 이야기를 들으며 나도 뒤로 빠지면 안되겠다, 필요할 때 일을 해줘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협회 앞에는 해결해야 할 일이 많지만 우선순위를 정해서 찬찬히 진행하겠다. 여러 스테이크홀더들, 종목사와 방송사, 구단 등등 모두 생각과 입장이 다르지만 큰 의미에서 공존할 수 있는 연결고리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쉬운 일은 아니지만 도전해볼 일이라고 생각한다. 제가 한번 해볼 테니 많은 도움 부탁드린다.

[안희찬기자 chani@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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