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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3 (일)

러, '아베 방러' 앞두고 쿠릴 섬 병력 증강·시설 확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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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투룹·쿠나시르에 군용 주택 및 차량호 추가 건설

뉴스1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왼쪽)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자료사진> © AFP=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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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장용석 기자 = 러시아 정부가 내달 일본과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쿠릴열도 남단 4개 섬(일본명 북방영토) 내 일부 군사시설을 확충하고 병력도 추가 배치하기로 해 일본 측의 대응이 주목되고 있다.

타스·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국방부는 17일(현지시간) 쿠릴열도 남단 4개 섬 가운데 이투룹(일본명 에토로후·擇捉)과 쿠나시르(구나시리·國後) 등 2곳에 군인과 가족들을 위한 주택단지 4곳을 새로 조성했다며 다음 주중 188세대가 입주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방부는 또 내년에도 이투룹과 쿠나시르에 모두 3곳의 군용 주택단지를 추가 건설하고 현지의 민간주택과 학교·스포츠시설 등도 개보수해 주둔 군인과 민간인들이 함께 사용할 수 있도록 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러시아 국방부는 현지 주둔 부대의 장갑차 등 차량호도 추가 건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현재 러시아 측이 이투룹·쿠나시르 등 2개 섬에서 신축 또는 보수를 계획 중인 건물은 모두 200채를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투룹과 쿠나시르는 시코탄(色丹), 하보마이(齒舞)와 함께 러시아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실효지배 중인 섬들로서 일본 정부는 이들 4개 섬이 자국의 '고유영토'에 해당한다며 그 반환을 요구해왔다.

때문에 이들 4개 섬의 영유권 문제를 2차 대전 종전 이후 70여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러시아와 일본 간의 평화조약이 체결되지 못한 주요 배경이 됐다.

그러던 중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지난달 싱가포르에서 열린 정상회담을 통해 '1956년 소일(蘇日)공동선언에 근거해 평화조약 체결을 서두른다'는 원칙에 합의한 상황.

'소일공동선언'이란 옛 소련과 일본이 국교를 정상화하면서 발표한 것으로서 선언문 내용 중엔 옛 소련이 '평화조약 체결 뒤 시코탄과 하보마이를 일본에 인도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때문에 러시아 정부가 이투릅과 쿠나시르의 군 관련 시설 확충을 결정한 것은 '시코탄과 하보마이를 제외한 다른 지역은 일본에 넘겨줄 수 없다'는 뜻을 담은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 경우 시코탄과 하보마이를 시작으로 나머지 2개 섬의 '반환' 협상도 추진하겠다는 일본 정부의 전략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 NHK는 러시아 측의 이 같은 계획에 대해 "다음 달로 예정된 러일 정상회담을 앞두고 일본 측을 재차 견제하기 의도로 보인다"고 전했다.

현재 러일 양국은 쿠릴 섬 관련 문제 등을 논의하기 위해 내달 중 다시 정상회담을 여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아직 확정되진 않았지만 내년 1월21일쯤 아베 총리가 러시아를 방문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며 "날짜가 정해지는 대로 다시 언론에 알리겠다"고 말했다.
ys417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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