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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4 (월)

"이스라엘, 中에 항만개발 허용했다가 美 압력에 재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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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운영권 얻은 하이파 항만은 美 해군 훈련기지

연합뉴스

이스라엘 하이파의 미국 해군 함정
SCMP 캡처, 출처: 미 해군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세계 곳곳에서 패권 경쟁을 벌이고 있는 미국과 중국이 이번에는 이스라엘에서 충돌했다.

17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이스라엘 교통부는 지난 2015년 상하이국제항무집단(SIPG)과 북부 이스라엘 최대 도시인 하이파의 항만을 개발토록 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상하이 시 정부 산하의 SIPG는 이 프로젝트에 20억 달러를 투자해 하이파의 항만 터미널을 이스라엘 최대 규모로 확장하기로 약속했다. 대신 SIPG는 25년 동안 이 항만 시설의 운영권을 갖기로 했다.

양국 모두에 '윈-윈'(Win-win)으로 여겨지던 이 프로젝트에 제동을 건 것은 미국이었다.

이스라엘의 공업 중심지인 하이파는 미국과 이스라엘 해군이 합동 훈련을 벌이는 기지이기도 하다. 이곳의 항만 시설을 중국이 운영할 경우 미국의 국가 안보에 해를 미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한 것이다.

미국의 압력으로 이스라엘 정부 부처들은 2021년부터 SIPG에 하이파 항만 운영권을 맡기려던 계획을 재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사회과학원의 류나이야 연구원은 "미국이 동맹국인 이스라엘이 이 계약을 재검토하도록 하는 것은 중국과 이스라엘의 협력을 방해하고, 중국의 국제무대 활동을 억누르기 위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스라엘 전직 외교관인 오데드 에란은 "중국이 세계 곳곳에서 경제적 영향력을 키우면서 특정한 경우에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이를 활용할 것이라는 우려가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중국이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를 본격적으로 추진하면서 중국과 이스라엘의 교역 규모는 지난해 110억 달러에 달해 25년 전인 1992년에 비해 200배 규모로 커졌다.

일대일로 프로젝트는 중국이 도로, 철도, 교량 등 대규모 사회간접자본 투자와 차관, 경제협력 등을 통해 아시아, 중동, 아프리카, 유럽 등으로 경제 영토를 확대하려는 야심 찬 사업이다.

이스라엘에서도 중국항만공정(CHEC) 자회사가 이스라엘 서부 항만 도시인 아시도드에 8억7천600만 달러 규모의 항만 시설을 짓는 등 여러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ss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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