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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4 (월)

웜비어 유족 북한 정권에 1조2,400억원 손해배상 청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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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사망 전 북한에서의 기자회견을 위해 이동하는 오토 웜비어.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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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북한에 억류됐다가 의식불명 상태로 풀려난 지 일주일 만에 사망한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의 유족들이 북한 정권을 상대로 11억 달러(약 1조2,400억원)의 배상금을 청구했다. 웜비어 유족들은 지난해 풀려난 웜비어에 대한 의료관련 기록 등을 토대도 북한이 웜비어에게 가혹행위를 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미국 법원에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17일(현지시간) 미국의소리(VOA)에 따르면 웜비어 측 변호인은 지난 10월 미국 재판부에 구체적인 배상금을 명시한 서류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징벌적 손해배상, 웜비어의 정신적 고통에 대한 보상과 경제적 손실, 부모에 지급할 위자료 등을 모두 합친 10억9,604만 달러다.

청구액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건 7억 달러(약 7,920억원)에 달하는 징벌적 손해배상액이다. 웜비어의 부모인 프레드 웜비어와 신디 웜비어는 자신들에게 북한이 각각 3억 5,000만 달러씩을 지급할 것을 주장했다.

유족 측 변호인은 2000년 중국에서 탈북자들을 돕다가 북한에 납치돼 사망한 김동식 목사에 대한 판례를 근거로 이번 배상액을 산정했다고 밝혔다. 2015년 미 연방법원은 징벌적손해배상금 3억 달러와 김동식 목사의 아들 2명에게 각각 1,500만 달러의 위자료를 지급하라고 판결한 바 있다.

변호인은 “김동식 목사의 유족들에게 배상하라고 한 3억 달러가 (북한을) 막는데 충분하지 않았다”면서 “더 많은 금액을 책정해 북한의 인권유린이 큰 처벌로 이어질 것이라는 메시지를 보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밖에 웜비어의 정신적 고통에 대한 보상금은 1,000만 달러(약 113억원), 부모에게 지급할 위자료는 3,000만 달러(약 340억원)로 산정됐다. 웜비어가 사망할 당시 나이와 학력 등을 고려한 경제적 손실액은 603만8308 달러(약 68억원)로 정해졌다.

그러나 VOA는 북한이 1조원이 넘는 배상금을 실제로 지급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전망하고 있다. 미 연방법원에서 웜비어 유족이 승소하더라도 북한 정부가 재판 결과를 이행하지 않을 것이 확실하기 때문이다.

재판은 이달 19일 워싱턴 D.C. 연방법원에서 열린다. 지난 사전심리와 마찬가지로 북한이 출석하지 않으면 추가심리 없이 궐석재판으로 진행해 재판부가 웜비어 측 주장만을 검토해 판결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이슬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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