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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8 (금)

오늘 이학재 탈당…한국당 인적쇄신으로 바른미래당 흔들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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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이학재 바른미래당 의원이 지난 6월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관에서 열린 전국 지역위원장 전체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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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선의 국회 정보위원장인 이학재 바른미래당 의원이 18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당 복당을 선언한다. 이 의원은 그간 한국당 복당설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특히 최근엔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의 단식 등 당 상황을 고려해 입장표명을 미뤄왔다.

이 의원의 복당을 기점으로 과거 바른정당 출신의 연쇄 복당이 이어지는 거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공교롭게도 한국당 조강특위는 지난 15일 당협위원장 교체 명단을 발표하면서 바른미래당에 속한 유승민(대구 동구 을)ㆍ이학재(인천 서구 갑)ㆍ오신환(서울 관악구 을) 의원 지역구의 당협위원장 자리를 비웠다. 일각에선 향후 당협위원장 선정 작업에서 이들이 복당 의사를 밝히면 우선순위를 주기 위한 포석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이진곤 한국당 조강특위 위원은 17일 오전 라디오 인터뷰에서 "꼭 그분들을 위해 자리 비워놓고 기다리는 게 아니다"라면서도 “당에서 (바른미래당 의원을)영입 형식으로 모셔온다면 좀 더 유리한 조건이 부여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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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비대위회의에 참석하기위해 자유한국당 김용태 조직강화특별위원회 위원장(오른쪽)과 이진곤 조강특위 외부위원이 회의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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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 같은 한국당의 쇄신작업이 바른미래당 의원들의 연쇄 탈당으로는 이어지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일단 정병국ㆍ이혜훈ㆍ유의동ㆍ지상욱ㆍ정운천 의원 등 대다수 바른정당계 의원들 지역구의 한국당 당협위원장 자리는 교체대상에 오르지 않았다. 바른미래당 한 관계자는 “당협위원장 자리를 주는 것도 아니고 손들고 오란 식인데, 지금 돌아가도 얻을 게 없다”고 전했다.

내후년 총선 공천권을 행사할 한국당의 차기 당 대표가 아직 선출되기 전이란 점도 변수다. 특히 친박계의 지지를 얻은 나경원 원내대표가 복당파 김학용 의원을 압도적 표차로 이기면서 한국당 내 복당파의 구심력이 떨어졌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바른미래당의 바른정당계 의원들 내에서도 “지금 움직이기는 애매해졌다. 내년 여름 후에나 움직일 기회가 있을 것 같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한국당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에 대한 명확한 입장 정리가 안 된 것도 부담이다. 당장 조강특위가 '분당 책임'을 인적쇄신 기준에 포함시킨 데다, 복당파에서도 다수(9명)가 당협위원장 자리를 잃으면서 움직일 명분이 더 줄어들었다는 분석이다.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는 이학재 의원이 자유한국당 복당 의사를 대해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는 것이다. 그런데 왜 뒤(과거)로 가나”라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하태경 당 최고위원도 “한국당은 ‘탄핵반성당’이 된 건가”라며 “김용태 조강특위 위원장도 탄핵 찬성을 반성한 건지, 이학재 의원도 탄핵 반성문을 쓰고 돌아가는 건지 밝히라”고 공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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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왼쪽)가 1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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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의 추가 탈당은 없다지만 국민의당 계열과 바른정당 계열의 ‘따로 행보’가 강해지면서 당의 정체성을 놓고 갈등이 확대될 가능성은 크다. 당장 양 측의 정계개편 밑그림이 다르다. 손학규 대표를 포함한 국민의당 계열은 향후 문재인 정부의 지지율이 떨어지는 것과 맞물려 더불어민주당의 '비(非)문재인' 이탈 세력과 한국당 이탈 세력을 포함한 중도ㆍ개혁의 정계개편 시나리오를 그리고 있다.

반면 바른정당 출신 의원들은 전대가 끝나고 총선 준비체제에 들어가는 한국당과의 보수통합 가능성을 기대한다. 유승민‧지상욱‧이혜훈 의원 등이 당의 정체성에 대해 “개혁보수와 맞지 않다”며 공공연히 불만을 드러내온 만큼, 총선을 앞두고 한국당과의 접촉면을 더 넓힐 가능성이 크다. 특히 다음 한국당 전대에서 복당파가 지도부를 구성할지 여부가 바른정당계 의원들에게 '보수통합'의 판단기준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성지원 기자 sung.ji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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