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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8 (금)

성폭행에 폭행까지...구멍 뚫린 기숙사 ‘도마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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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노해철 기자 = 여대생 기숙사에 침입해 성추행을 시도한 2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히면서 대학 내 허술한 보안 관리에 대한 지적이 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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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서울 내 한 사립대학교 기숙사 현관문에 붙은 안내문 [사진=노해철 기자] 2018.12.17. sun90@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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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경찰 등에 따르면 부산대학교 학생인 A씨는 16일 새벽 여성 전용 기숙사인 ‘자유관’에 한 여대생이 출입 카드로 문을 열고 들어간 틈을 타 침입했다. 이후 A씨는 복도에서 만난 한 여학생을 성추행하고 폭행하다가 경찰에 붙잡힌 것으로 알려졌다.

대학 기숙사의 보안 관리 부실로 인한 범죄는 매번 반복되고 있다. 부산대에서는 2013년 기숙사에 한 남성이 침입해 잠자던 여학생을 성폭행한 사건이 벌어진 바 있다. 이후 첨단 보안 시설을 갖춘 여성 전용 기숙사를 마련했지만, 또다시 같은 사건이 발생한 것이다.

지난해 5월 중앙대학교 안성캠퍼스에서는 생활관 방충망을 뜯고 침입한 30대 남성이 흉기를 들고 여학생을 위협한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에 일부 학생들은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서울 내 한 사립대학교 기숙사 앞에서 만난 서모(25)씨는 “시험 기간이 겹치면서 기숙사에 늦게 들어가는 일이 많아 불안하다”며 “시험 기간만이라도 경비를 더 강화해야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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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방문한 서울 내 사립대학교 기숙사는 외부인을 동반한 출입을 경고했다. [사진=노해철 기자] 2018.12.17. sun90@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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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대학 내 보안 관리는 이러한 불안감을 해소하기에 미흡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기숙사 수용 인원에 비해 경비 인력이 부족하고, 폐쇄회로(CC)TV와 같은 보안 시설마저 제 역할을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번 부산대 사건 당시 1380명을 수용하는 기숙사에는 야간에 경비원 1명과 시설관리자 1명 등 총 2명이 근무하지만, 자정부터 오전 5시까지 휴식을 취하기 때문에 직원은 A씨가 들어온 사실을 알지 못했다. 기숙사 내 CCTV 역시 사건 발생 후 증거자료 역할밖에 하지 못했다.

다른 대학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이날 방문한 모 대학교 기숙사 현관에는 ‘외부인 동반 출입’과 ‘정신이상자 및 노숙자 출입’을 경고하는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경고문은 “외부인을 동반해 스피드게이트를 통과하다 적발되는 사례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며 기숙사생의 주의를 당부했다. 다른 경고문에서도 “정신이상자 및 노숙자가 건물 내로 출입하는 일이 종종 발생한다”며 철저한 현관문을 단속을 요구했다.

반면 수용인원이 수백 명에 달하는 기숙사 내 경비원은 건물마다 1명에 불과했다. 각 경비원은 2교대 격일제로 오전 6시30분부터 다음날 같은 시간까지 근무한다. 이중 심야시간(오전 1시~5시)에는 휴게시간을 갖게 돼 보안 공백이 발생한다.

기숙사 복도엔 3~4대의 CCTV가 설치되어 있지만, 경비실에는 실시간으로 화면을 확인할 수 있는 시설이 없다. CCTV 화면은 학교 내 관제팀을 통해서만 확인이 가능하다. 이에 따라 경비원은 여러 층의 건물 복도를 일일이 순찰하지 않고선 외부인 침입 여부나 위급 상황을 확인하기 어렵다. 사고 예방과 신속한 현장 대응을 위해 설치된 CCTV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것이다.

경비원으로 근무 중인 최모씨는 “학생들의 경각심을 높이는 차원에서 철저한 단속을 요구하고 있다”며 “현장에서는 수시로 건물 복도나 주변을 돌면서 보안 관리에 신경 쓰고 있다”고 말했다.

sun90@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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