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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8 (금)

[기고] `왓슨` 넘어설 `닥터앤서`를 기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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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I 정밀의료 솔루션 ◆

매일경제

헬스케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이 놀라울 만큼 뜨겁다. 구글, 애플 등 세계적인 ICT 기업은 물론 아마존, JP모건 등 유통이나 금융을 주력으로 하는 회사들마저 헬스케어 회사를 설립하겠다고 나서고 있다. 이미 '왓슨'을 개발하여 인공지능 헬스케어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IBM 또한 경쟁 우위를 유지하기 위해 전력을 쏟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의료영상과 의료데이터 분야 분석력을 높이기 위해 관련 회사 인수에 선뜻 거액을 투자하고 있으니 말이다. 이코노미스트인텔리전스유닛(EIU) 조사 결과를 봐도 글로벌 비즈니스 리더의 45%가 4차 산업혁명의 가장 큰 수혜 분야로 헬스케어 산업을 꼽고 있다.

우리나라도 대통령 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 심의를 거쳐 '4차 산업혁명 기반 헬스케어 발전전략'을 발표하는 등 헬스케어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음은 매우 다행이라고 하겠다. 방대한 양의 고품질 의료데이터를 학습·분석하여 정밀 진단 및 개인 맞춤형 치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나아가 사전 예방까지 가능하게 한다는 인공지능 기반 헬스케어 서비스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데이터에 근거하여 오진 가능성을 줄이고 의료진별, 병원별 차이에 따른 진료 편차를 최소화하고 진단 정확도를 높인다는 기본 개념이 국민의 건강권 보장은 물론 헬스케어 산업에서 경쟁력을 높인다는 측면에서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인공지능 기반 헬스케어의 성공을 위해서는 다양한 의료데이터를 활용하는 인공지능 솔루션 개발이 필수이자 선결 조건이다. 이미 시장에서 10조원 이상 매출을 보이고 있는 IBM '왓슨'이 있긴 하지만 우리가 자체적으로 개발해야 하는 이유가 있다. '왓슨'은 미국의 의료데이터를 기반으로 개발되었기에 인종과 환경 등이 다른 우리나라에 적용하기에는 무리가 많다. 국내 모 대학병원에서 왓슨을 적용해 본 결과 대장암에서는 73%, 위암에서는 49% 정도의 진료 일치율을 보였다는 언론 지면의 결과를 봐도 어느 정도는 짐작할 수 있다. 짠 국물 위주로 먹는 우리나라 사람의 위암 발병 요인과 형상이 식생활이 다른 서구인의 위암 발병 요인과 다르기에 진료가 달라져야 하는 것은 당연하지 않을까. 한국인의 식습관, 생활환경, 유전적 특성 등을 반영하는 인공지능 솔루션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다행히 우리나라는 ICT 분야에서 최고 수준 기술이 있다. 잘 알려져 있다시피 ICT 분야는 우리나라 수출의 20%를 차지할 정도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게다가 우리나라의 의료기술과 병원정보 시스템은 세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다. 인공지능 기반 헬스케어를 실현하기에 꼭 필요한 두 가지 기둥이 탄탄하다는 뜻이다. 거기에 현재 병원들이 보유하고 있는 의료데이터 또한 풍부하고 품질 수준도 높다고 한다. 예를 들어 서울 한 병원에서만 연간 6만4000여 건의 수술이 집도되는데 관련 정보가 모두 데이터로 저장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환경을 바탕으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정보통신산업진흥원이 추진 중인 인공지능 기반 정밀의료 서비스, '닥터앤서'에 대한 기대와 의미가 크다. 보다 정밀한 진단과 처방을 할 수 있게 함으로써 치료기간 단축과 의료비 절감 등 효과를 우선적으로 기대할 수 있다. 미래에는 질병의 사전 예방으로 국민 삶의 질 향상이라는 효과도 충분히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산업적 측면에서도 기대하는 바가 남다르다. 인공지능 의료진단 시장은 2014년 6억3000달러에서 2021년 66억6000달러로 매년 40%가 넘는 성장이 전망되는 뜨거운 시장이기 때문이다. IBM '왓슨'이 선점하고 있다고 하나 인종과 지역 특성을 반영한 인공지능 기반 정밀진단 솔루션이 개발된다면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닥터앤서' 개발에 아산병원, 서울대병원 등 국내 5대 대형병원이 데이터를 모으고 협업을 하는 것도 희망을 높이는 요소라 하겠다. 인공지능을 이용한 디지털 헬스가 국민에게 더 친근한 건강지킴이로 자리잡고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해외진출을 통한 새로운 신성장동력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김창용 정보통신산업진흥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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