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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9 (토)

[사이언스 카페] "빨라진 여름, 사람이 만든 환경오염 탓"… 실험 통해 첫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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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오염으로 인해 한반도에 기록적인 봄 무더위와 이른 여름이 나타났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민승기 포스텍 환경공학부 교수 연구진은 "영국 옥스퍼드대와 공동 연구를 통해 지난해 여름이 44년 만에 빨라진 원인이 인간 활동 때문이었음을 처음으로 확인했다"고 17일 밝혔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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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자들은 일평균 기온이 섭씨 20도를 넘으면 여름이 시작됐다고 본다. 지난 30년간 우리나라의 여름은 평균 6월 2일에 시작했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5월 25일로 8일이나 앞당겨졌다. 이는 1973년 이후 가장 빠른 기록이다. 덩달아 기록적인 봄철 더위를 겪었다. 지난해 5월 우리나라 평균 기온이 18.7도로 역시 1973년 이후 가장 높았다.

연구진은 가로·세로 각각 50㎞를 한 단위로 보는 고해상도 컴퓨터 기후 모델을 이용해 지난해 기상이변을 재현하는 실험을 했다. 지금까지는 가로·세로 100㎞의 저해상도 모델을 이용해 우리나라처럼 작은 지역의 특징을 알아내기가 어려웠다. 처음 1800번은 지금처럼 온실가스와 오염물질이 배출되는 상황을 상정해 시험했다. 3000번은 인간의 활동을 배제한 채 시험했다. 분석 결과 지난해처럼 여름이 빨라질 가능성은 인간의 활동을 감안했을 때가 인간을 배제한 경우보다 2~3배 높게 나왔다.

민 교수는 "온실가스 배출이 계속되면 기온이 높아지면서 우리나라에서 봄에 폭염이 빈번해지고 여름은 계속 빨라질 것"이라며 "여름이 길어지면 에너지 소비나 전염병 발생, 농작물 성장 등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치므로 분야별 대응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동안 우리나라의 기상이변이 환경오염 때문이라는 추측이 많았지만 이를 과학적으로 입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기상학회보 특별호에 소개됐다.



이영완 과학전문기자(ywle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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