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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4 (월)

4차 산업혁명시대 생존전략 "中企 변화관리 DNA 깨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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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현대의 초연결 사회는 산업혁명, 정보화 시대보다도 훨씬 빠른 속도로 경영환경의 변화를 만들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이라는 표현으로 대변되는 디지털 정보화 사회는 서비스·제조 등 전 분야 산업의 일하는 방식은 물론 사람들의 생활 방식, 생각하는 방식, 가치관에서도 변화를 동반하고 있다.

이 같은 메가트렌드에서 중소기업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변화관리의 필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하다. 따라서 중소기업이 변화관리를 잘하고 있는지 아래 일곱 가지 질문을 중심으로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 첫째, 변화의 필요성에 대해 직원들과 충분한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는가? 둘째, 혁신을 주도하는 경영진과 관리자들은 서로 일관된 말과 행동을 통해 변화 추진의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는가? 셋째, 혁신의 방향과 목표가 명확하고 구체적으로 제시돼 있는가? 넷째, 비전 수립 과정에서 구성원과 소통하며 솔직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되는가? 다섯째, 혁신에 방해가 되는 관습이나 절차, 규정 등을 수정하고 폐지해 가고 있는가? 여섯째, 3~6개월 내에 성취 가능한 중간목표를 구체적으로 가지고 있는가? 마지막으로 혁신에 관심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참여한 직원들을 위한 보상계획이 있는가?

기업이 변화관리의 일곱 가지 영역에 따라 확인해 본 결과, 만약 취약한 부분이 있는 경우 현재의 혁신 과정이 혼란을 초래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많은 기업들이 문제없이 신사업을 준비하고 있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바람직한 변화의 방향을 갖추고도 적절한 변화관리를 못해 조직역량의 누수, 시행착오를 겪으며 직간접적인 손실을 보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일례로 A사는 3년 전 신사업 진출을 선언하며 한국거래소에 상장했다. 기존 사업영역에서는 10여 년간 높은 시장점유율을 차지하며 업계 최고의 기업 중 하나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인공지능, 빅데이터 시대가 열리면서 기존의 시장은 점차 하향세로 접어들 것이라고 생각한 대표는 4차 산업혁명과 관련된 사업을 하고 있는 작은 기업을 인수해 신사업을 성장동력으로 확보하고자 했다. 그러나 3년이 지난 시점에서 신사업을 위해 개발한 제품은 실패해 시장 진출을 하지 못한 상태였고 이 과정에서 상당수 장기 근속자들이 퇴사해 기존 사업에서도 타격을 받았다. A사는 무엇이 잘못됐던 것일까?

조직의 현황 및 이슈를 진단한 결과 신사업을 준비하는 3년간 경영진의 갈등이 끊이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기존 사업을 이끌어 가던 경영진은 기존 사업에서 벌어들인 수익을 신사업에 투자하면서 성과급이 줄어든 것에 대해서 매우 불만이 높았다. 또 신사업 분야의 경영진이 추진하는 업무에 대해서 최고경영자(CEO)의 근거 없는 신뢰를 받고 있다고 생각해 비협조적인 태도를 보이며 일부러 업무 추진을 어렵게 하는 일이 반복됐던 것이다.

A사는 이후 조직 관리에 각별한 노력을 기울이며 인재 영입을 통해 기존의 시행착오와 실패를 극복해 가는 중이다. 하지만 조금 더 변화관리에 관심을 가졌다면 회사의 자원을 수년간 소진하는 시행착오는 없었을 것이다. A사와 같은 경우 변화관리의 단계 중 1·2단계, 즉 초기에 변화필요성과 비전에 대한 공감대 형성에 충분한 시간을 들이고 지속해서 이를 관리했다면 결과는 달라졌을 것이다.

중소기업은 신사업 진출이나 상장 등 큰 변화의 시점에서 주로 경영진 간의 갈등이나 비전에 대한 충분한 공감대 형성이 이루어지지 않아 혼란이 지속되는 경우가 많다. 리더십 집단이 혼란과 갈등이 지속될 경우 당연히 직원들의 변화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와 비전에 대한 공감 수준은 떨어지게 된다.

변화관리의 대가인 존 코터(John Kotter) 박사는 "변화관리란 기업에 일어나는 중대한 변화를 기업 성과가 향상되는 방향으로 관리하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따라서 변화관리는 혁신을 추구하는 과정에 있는 모든 기업들이 그 결과가 성과의 향상으로 나타나도록 병행적으로 수행해야 하는 업무라고 할 수 있다.

적절한 변화관리를 위한 조직의 역량은 기업의 지속성에 중요한 유전자(DNA)가 될 것이다.

[허정훈 수석컨설턴트 IBK기업은행 기업지원컨설팅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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