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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5 (금)

fn오토=박정호 현대차 남양연구소 책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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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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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가 베라크루즈 단종 3년만에 선보인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팰리세이드'에는 비빌병기가 숨겨져있다. 국내 SUV최초로 적용된 '스노모드'이다. 수입차에 적용된 사양보다 정밀 제어능력이 뛰어나고 영하 40도에서도 실행돼 눈길 주행의 최강 사양으로 불린다. 개발의 장본인은 박정호 현대차 남양연구소 연료구동개발팀 책임연구원(43세)이다. 지난 2003년 현대차에 입사후 15년간 전자식 4륜구동(AWD) 개발에만 전념해온 AWD 전문가다. 투싼, 스포티지, 싼타페, 모하비 등 SUV AWD 시스템이 그의 손에서 태어났다.

박 연구원이 개발한 스노모드는 낮은 토크에서 엔진 및 변속기 제어 뿐 아니나 정밀 제어로 눈길을 안전하게 주행할 수 있는 장치이다. 개발뿐 아니라 AWD에 적용하는 것은 더 어려워 SUV에 탑재하는 것은 난제였다. 박 연구원이 개발한 스노모드는 이를 해결했을 뿐 아니라 기존보다 진일보한 성능으로 팰리세이드의 가치를 끌어올렸다.

박 연구원은 "일반 운전자들은 저속으로 운전하는 것 외에는 눈길에서 어떻게 대처해야 할 지 난감할 것"이라며 "팰리세이드에 적용된 스노우 모드는 엔진에서 발생되는 토크를 부드럽게 제어해 가속 또는 감속 시에 좀 더 안정적인 주행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어 "AWD에서 충분한 구동력 컨트롤을 통해 전후 바퀴가 휠 슬립으로 미끄러지는 상황을 제어하고, 제동 컨트롤 시스템(TCS)에서는 좌우 바퀴의 휠 슬립을 제어한다"며 "이렇게 되면 4개 바퀴의 구동력 제어가 가능해져 바퀴가 미끄러지거나, 휠 슬립이 발생해도 주행과 탈출이 손쉽게 이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개발과정은 험난했다. 영하 40도의 스웨덴 아르예 플로그에서 눈길, 빙판길, 오프로드 등 다양한 조건에서 반복적인 평가로 기술의 완성도를 높이는 담금질의 연속이었다.

그는 "온통 하얀 설원에서 차량 평가를 하다 보면 도로의 경계 구분이 모호해진다. 밝은 햇빛으로 항상 눈은 피로하고, 주위의 모든 것이 미끄럽기 때문에 신경이 늘 곤두 서는 상태가 된다"며 "눈으로 싸인 언덕에 차량이 빠져 삽 또는 견인줄로 끌어내는 일도 끊임없이 반복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머리와 눈썹이 온통 서리로 뒤덮일 뿐 아니라 콧속이 얼어붙어서 숨쉬기 어렵고, 손과 발은 동상 위험에 늘 노출돼 있었다"며 "하지만, 조금씩 성능이 향상되는 차량을 보면서 높은 성취감을 느낄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그의 열정적인 의지는 팰리세이드뿐아니라 향후 진행될 현대차의 명품 SUV 개발에서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박 연구원은 "이번 팰리세이드를 시작으로 현대차 SUV의 오프로드 성능이 한 단계 더 발전했다는 것을 확신하게 됐다"며 "다양한 고객들의 요구를 경청해 모두가 인정하는 최고의 차량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winwin@fnnews.com 오승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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