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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2 (금)

이슈 '브렉시트' 영국의 EU 탈퇴

영국 브렉시트 합의안 표결 막판 연기…불확실성에 떠는 아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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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AP,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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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김지수 기자 =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11일(현지시간)로 예정됐던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합의안에 대한 의회 표결을 10일 연기했다. 합의안이 100표 이상의 큰 표 차이로 부결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기 때문에 우선 시간을 벌기 위한 우회로를 선택한 것. 브렉시트 개시일이 내년 3월 29일로 넉 달여 밖에 남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합의안 통과가 계속 지연될 경우 영국이 빈 손으로 유럽연합(EU)과 분리되는 이른바 ‘노딜’(no deal) 브렉시트가 현실화될 것이란 우려마저 제기되는 상황이다. 이처럼 브렉시트의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그 여파가 아시아에까지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의 11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메이 총리가 합의안 표결을 막판 연기하면서 브렉시트는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아시아 전역에서도 각국의 정부와 기업, 그리고 소비자들이 브렉시트로 인한 낙진을 우려하고 있다. 메이 총리의 연기 결정 이후 영국 파운드화의 가치는 급속히 하락했다. 증시를 중심으로 한 아시아 금융시장도 약세를 면치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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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크탱크 EU-아시아센터의 프레이저 캐머런 국장은 “어떤 브렉시트 시나리오가 전개되든 아시아는 우려할 수밖에 없다. 영국을 통한 EU 단일시장 접근권이 사라질 것이며, 영국과 EU로의 수출이 감소하면서 아시아의 기업들도 충격을 받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계 2위의 국제 법률회사 베이커맥킨지 소속 로스 덴튼 파트너는 아시아 기업들이 서양에 구축하려 했던 공급체인이 흔들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브렉시트는 모든 것을 불확실한 상황 속으로 몰아넣었다”면서 “기업들이 내려야 할 결정들이 과거에는 비교적 복잡하지 않은 것이었다면 이제는 모두 모호한 상태에 놓여 있다. 기업들은 과거에는 생각하지 않았을 옵션들을 고려해야만 하는 상황이 됐다”고 설명했다.

보다 근본적으로 볼 때 브렉시트를 둘러싼 혼란은 아시아가 서양과 거래하는데 있어 ‘새로운 시대’가 열렸음을 의미하는 하나의 상징과도 같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하고 있다. 한 기업은 이를 두고 ‘변동성과 불확실성이 새로운 표준이 되는 시대’라고 표현하면서 이 같은 혼돈이 인도에서부터 일본에 이르기까지 아시아 여러 나라의 경제성장률에도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라즈 발라 미국 캔자스대학교 로스쿨 교수는 “일반적인 아시아 소비자들까지도 브렉시트의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면서 “현재 발생하고 있는 국제 무역질서의 변동성은 폭으로 보나 깊이로 보나 매우 이례적인 상황이다. 제2차 세계대전과 1973년 석유파동 이후로 이 정도의 변동성은 매우 드물었다”고 지적했다.

아시아 기업들은 그동안 영국을 유럽 시장에 접근하기 위한 ‘통관 항’으로 여겨 왔다. 베이커맥킨지의 덴튼 파트너는 “과거 EU에 진출하고자 하는 아시아 기업이라면 정부의 안정성·언어적 이점·법원 시스템 때문에 영국에서 시작하는 경우가 많았다. 많은 일본 기업들이 그랬고, 그 뒤를 중국 기업들이 이었다”면서 “그러나 브렉시트로 인해 아시아 기업들이 영국에 투자했던 이유라고 할 수 있는 ‘개방성’이 점차 줄어들고 있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이 같은 브렉시트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기업의 의사 결정에 변화를 일으킬 것”이라며 “브렉시트는 환율을 매우 불안정하게 만들어 아시아 소비자들이 그 여파로 인플레이션을 경험하고 있다. 또한 수입 의약품에 의존하던 아시아의 소비자들도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수입 의약품이 브렉시트로 가격이 올라 아시아의 가난한 소비자들이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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