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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6 (토)

故 양영진 열사 가족, 모교 부산대에 1천만 원 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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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만에 받은 명예학사학위

민주화 희생 더욱 빛낸 감사의 보답

부산CBS 김혜경 기자

노컷뉴스

부산대 출신인 故 양영진 열사의 가족들이 학교에 발전기금 천만원을 기부했다. (부산 C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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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가슴에 묻고만 살았는데 이렇게 명예졸업장을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1988년 학생운동 중 희생된 부산대생 故 양영진 열사의 누나 양해순(56세) 씨는 지난 8월 24일 부산대 2017학년도 후기 학위수여식장에서 동생의 명예학사학위증을 받아들고 내내 눈물을 그치지 못해 주변을 숙연하게 만들었다.

졸업식 이후 3개월여 시간이 흐른 10일 오전, 양해순 씨는 동생 양영진 열사의 모교인 부산대를 찾아와 감사의 뜻과 함께 발전기금 1,000만 원을 전호환 총장에게 직접 전달했다.

누나 양해순 씨는 "너무 늦진 않았을까. 지금이라도 영진이가 꿈꿨던 민주주의를 위해 그 뜻을 이어가고 싶다"며 "민주화와 통일운동에 젊음을 바친 우리 영진이를 모교와 우리 사회가 잊지 않고 기억해주신 데 대해 깊은 감사를 드린다. 민주화를 위해 헌신한 동생의 마음과 뜻을 담아 부마민주항쟁의 발원지인 부산대학교에서 추진하는 10.16부마민주항쟁 관련 기념사업 등에 적지만 이 기금이 쓰이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출연하게 됐다"고 밝혔다.

양해순 씨는 전국민족민주유가족협의회에 가입해 활동해 온 연로한 어머니 정봉순(91세) 씨를 대신해 양영진 열사의 기록을 모아 민주주의를 향한 동생의 염원을 되새기는 작업을 하고 있다.

이에 전호환 총장은 "내년 2019년은 부산대에서 부마항쟁이 촉발된 지 40주년이 되는 뜻깊은 해"라면서 "우리 대학과 구성원, 수많은 시민들이 우리나라 민주화를 위해 헌신하신 양 열사와 민주화 인사들의 고귀한 뜻을 기억하며 그 정신이 더욱 빛을 발할 수 있도록 대학 차원의 다양한 활동을 이어갈 것"이라고 감사와 위로를 전했다.

노컷뉴스

故 양영진 열사 (부산 CBS)


경남 함양군 출신인 故 양영진 열사는 어린 시절 부산으로 이주 후 부산 동래고등학교를 졸업하고 1986년 부산대 인문대학 국어국문학과에 입학했다.

학생운동을 하면서도 시작(詩作) 활동 등 문학운동에 매진해 부산대 국어국문학과 학술부장, 문학동아리 '귀성' 회장을 역임했으며, 문학동아리연합 '부대문학'을 기획했다.

1988년 1학기 군사 정권의 대학생 군사 훈련의 일환인 '전방 입소 교육' 거부 투쟁을 벌였고 잇달아 8월에 입영통지서를 받았다.

입대 후 방위병으로 근무하던 중 1988년 10월 10일 부산대 재료관 건물 5층에서 조국의 민주화를 염원하고 독재와 외세를 비판하는 유서를 남기고 투신해 생을 마감했다.

故 양영진 열사는 민주화 성지인 광주 망월동 5·18옛묘지 민족민주열사묘역에 안치됐으며, 2001년 민주화운동관련자명예회복및보상심의위원회로부터 민주화운동관련 희생자로 인정받았다.

현재 부산대 새벽벌도서관 앞 언덕에는 치열했던 열사의 삶과 문학을 기린 추모시비가 자리하고 있다.

시인이자 투사였던 故 양영진 열사의 서정시 <어머니의 손톱>이 전면에 각인돼 열사를 기리고 있다.

측면에는 '양영진 열사의 반외세 자주화와 반독재 민주화의 뜻을 기리고자 2만 새벽벌 학우들과 부산애국 시민의 뜻을 모아 이 추모시비를 세우다. 1992. 11 .3.'라는 글귀가 선명하다.

故 양영진 열사는 유고시 100여 편을 남겼다. '고 양영진 추모사업회'는 이를 모아 1988년 11월 1일 <식민의 땅에 들불이 되어(민족해방열사 고 양영진 추모집)>을 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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