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7일 인천 연수구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제6차 OECD세계포럼'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이번 포럼은 ‘미래의 웰빙’(The Future of Well-being)을 주제로 디지털전환, 거버넌스의 역할 변화, 기업활동과 웰빙 등 향후 인류의 삶에 영향을 미칠 기회와 과제에 대해 광범위한 논의가 이뤄진다./인천=김현민 기자 kimhyun8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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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7일 삶의 질을 강조하며 새 정부가 포용적 성장과 혁신성장을 함께 추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성장만을 강조한 과거와 달리 이제는 국민들의 관심이 고용과 소득분배 지표로 옮겨갔지만, 삶의 질이 그에 못 미치고 있다는 문제의식도 제기했다.
김 부총리는 이날 송도 컨벤시아에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통계청 주최 하에 열린 '제6차 통계·지식·정책에 관한 OECD세계포럼'에서 환영사를 통해 "한국사회는 빠르게 성장했지만 삶의 질의 진전은 경제성장에 못 미친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어느 때보다도 시민들과 언론이 통계청에서 발표하는 자료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데, 특히 매달 두 번째 수요일에 발표하는 고용지표와 매 분기마다 발표하는 소득분배지표"라며 "이런 통계자료가 발표될 때마다 헤드라인을 장식하는 것은 지금 현재 한국의 실업률과 소득불균형에 대한 관심이 크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부총리는 "과거에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성장률과 수출 통계에 관심을 보였지만 최근에는 상황이 바뀌었다"며 "오늘날 한국인들은 고용률과 소득분배 지표에 더 큰 관심을 보이고 있으며, 이것은 사람들이 삶의 질과 웰빙에 높은 가치를 두고 있다는 것을 강하게 방증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부총리는 한국이 거시경제지표상 성장·수출 측면에서 견조하게 성장하고 있지만 취업자 수 증가율은 30만명에서 10만명으로 줄었고, 분배관련 지수도 지난 1년간 악화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지난해 OECD의 BLI(더 나은 삶·Better Life Index)지표에 따르면 한국은 38개국 중 29위"라며 "한국의 새 행정부는 OECD의 포용적 성장과 일맥상통하는 경제성장의 패러다임 전환(소득주도 성장)을 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포용적 성장이란 다수가 성장의 혜택을 누리는 새로운 개념의 성장이다.
그는 혁신성장도 함께 강조했다. 김 부총리는 또 하나의 정책기조로 '혁신성장'을 꼽고 "우리의 삶의 질을 높이고 웰빙을 강화하려면 혁신성장이 필요하다"며 "대한민국은 스타트업 생태계 강화와 규제완화, 교육개혁과 노동시장 개혁 등 다양한 정책을 통해 다양한 혁신성장을 추구한다"고 밝혔다. 김 부총리는 이번 포럼에서 혁신과 웰빙의 관계에 대한 긴밀한 논의가 이뤄지길 바란다며 "더 나은 정책 제언들을 말해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김 부총리의 축사는 정부의 '혁신적 포용국가' 비전을 다시 한 번 강조한 것이다. 정부는 소득주도 성장론이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자 최근 '혁신적 포용국가'로의 변모를 꾀하고 있는데, 이는 OECD가 추구하는 '포용적 성장'과 비슷한 개념이다. 전날 문재인 대통령과 앙헬 구리아 OECD 사무총장은 만남을 갖고 '포용적 성장'에 대한 공동연구를 논의하기도 했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7일 인천 연수구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제6차 OECD세계포럼'에서 참석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이번 포럼은 ‘미래의 웰빙’(The Future of Well-being)을 주제로 디지털전환, 거버넌스의 역할 변화, 기업활동과 웰빙 등 향후 인류의 삶에 영향을 미칠 기회와 과제에 대해 광범위한 논의가 이뤄진다./인천=김현민 기자 kimhyun8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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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는 김 부총리 환영사 전문.
Angel Gurria 사무총장
Petra Laurentien 네덜란드 왕자빈,
Joseph E. Stiglitz 교수, Jeffrey Sachs 교수,
박남춘 인천광역시장, 강신욱 통계청장
그리고 신사 숙녀 여러분
OECD 세계포럼과 인천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세계에서 가장 미래지향적인 스마트 시티 중 하나인 인천은 “미래의 웰빙(Future of Well-being)”을 논의하는 이번 OECD 세계포럼을 개최하기에 매우 적절한 장소라고 생각합니다.
아시다시피 이번 주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G20 정상회의가 열릴 예정입니다. G20 정상회의 의제중 하나인 “사람을 우선하기(Putting People First)”는 이번 포럼의 주제인 “미래의 웰빙(Future of Well-being)”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습니다. 두 회의의 주제가 유사한 것은 각 국의 지도자들이 이러한 문제에 대해 매우 관심이 크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저는 이번 포럼을 시작으로 두 주제에 대한 논의에 모두 참여할 수 있게 되어 매우 기쁩니다.
저는 G20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포럼에 참석한 직후 바로 비행기에 탑승할 예정입니다. 다행스럽게도 이 곳에서 30분이면 인천공항에 도착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점에서 이번 포럼을 인천에 개최한 것에 대해 앙헬 구리아 사무총장, 박남춘 인천시장, 강신욱 통계청장에 고마움을 전합니다.
한국 역사를 통틀어 어떠한 통계도 이렇게 시민과 언론의 각별한 관심을 받은 적이 없습니다. 무슨 통계를 말하는 것인지 아시겠습니까?
하나는 매달 둘째 주 수요일 발표되는 고용 통계이고, 다른 하나는 분기별로 발표되는 소득분배지수입니다. OECD Better Life Index의 핵심 요소인 두 통계는 매 번 발표될 때마다 뉴스 헤드라인을 장식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통계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높아진 것은 한국의 현재 실업과 소득 분배 상황 때문으로 보입니다.
몇 가지 숫자를 말씀드리겠습니다. 성장과 수출을 포함한 한국의 거시경제 지표는 견조한 성장세를 보였습니다. 한국은 지난해 3.1%의 경제성장을 달성하였고, 수출은 사상 최고치를 달성하며, 올 1월부터 10월까지 5,050억 달러를 기록하였습니다. 매우 인상적인 수치입니다.
하지만 다른 측면에서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연평균 30만명 이상 증가했던 고용이 올 1월에서 10월중에는 10만명 미만에 그쳤습니다. 소득분배 통계 또한 우려되는 상황입니다. 소득 상위 20%와 하위 20%의 소득 격차가 지난 3분기 동안 지속적으로 확대되었습니다.
과거에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성장률과 수출 통계에 관심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상황이 바뀌었습니다. 오늘날 한국인들은 고용률과 소득분배 지표에 더 큰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것은 사람들이 삶의 질과 웰빙에 높은 가치를 두고 있다는 것을 강하게 방증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변화는 BLI 발전을 포함하여 웰빙을 증진시키려는 OECD의 노력과도 일맥상통한다고 생각합니다.
존경하는 귀빈 여러분!
불과 몇 십년 만에 한국이 절대 빈곤국에서 GDP 12위, 수출 6위 국가로 올라섰다는 것은 굉장히 놀라운 일입니다. 그러나, 삶의 질 개선 측면을 보면 경제 발전과는 거리가 먼 상황입니다. 예를 들면, 한국의 BLI 순위는 2012년 24위에서 2017년 29위로 떨어졌습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한국의 새 정부는 OECD의 ‘더 나은 삶의 지수’의 기반이 되는 철학과 일맥상통하는 경제 정책의 패러다임 전환을 시작했습니다. 새로운 경제 정책 방향의 중요한 한 축은 ‘포용적 성장’입니다. 이를 통해 소득분배 악화, 양극화 심화, 계층 간 이동 제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합니다. 보다 구체적으로, 포용적인 경제 정책은 가계 소득 확대, 사회 안전망 확충, 인적 자본에 대한 투자를 담고 있습니다.
제가 한국 경제정책 방향에서 강조하고 싶은 또 다른 하나의 축은 ‘혁신성장’입니다. 다시 말해 국가 경제의 모든 측면에서 시장을 창조적으로 파괴하고, 체계적인 개혁을 추진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의미에서 삶의 질 개선 및 미래의 웰빙을 위해서는 혁신성장이 필수적입니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 한국은 혁신 생태계 조성, 스타트업과 기업가 정신, 규제완화, 교육과 노동시장 개혁 등 다양한 혁신 성장정책을 추진해 왔습니다. 또한 AI, 빅데이터, 블록체인, 수소 에너지 등 플랫폼 경제 구축에도 공공투자를 집중해 왔습니다.
이러한 개혁은 모든 사회 경제적 측면에서 혁신을 통해 효율성과 생산성을 증진시킬 것입니다. 이러한 개혁은 결국 삶의 질과 미래의 웰빙을 증진시키는 근간이 될 것입니다.
저는 혁신과 미래의 웰빙은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고 믿습니다. 이번 포럼을 통해 두 개념의 연결고리가 더욱 활발히 논의되기를 기원합니다. 또한 OECD에서도 더 많은 관심을 가져주시고, 향후 발전을 위한 정책 제안을 만들어 주시기를 요청하고 싶습니다.
존경하는 내외 귀빈 여러분!
한국은 단기간에 경이적인 경제 성장을 이루었고, 웰빙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는 점에서 독특한 나라입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이번 OECD 세계포럼을 한국에서 개최하는 것은 매우 적절하다고 생각합니다. 여기에서 나아가, 한국 정부는 포용적 성장과 혁신 성장의 두 축에서 얻은 경험과 지식을 국제 사회와 공유하기를 기원합니다.
이번 기회를 통해 저는 OECD가 BLI를 발전시키는 것뿐만 아니라 더 나은 삶을 위한 지식을 확산시키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한 것에 대해 감사를 표하고 싶습니다. OECD 세계포럼이 다양한 통계와 지식을 정책과 연계시키는 기회의 장이 되기를 바랍니다. 또한, 이번 행사가 전 세계 미래의 웰빙을 위해 중요한 장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늘 우리는 이 자리에 제6차 OECD 세계포럼을 축하하기 위해 모였습니다. 한국은 그간 OECD 세계포럼을 두 번이나 개최한 유일한 나라입니다. 한국이 이 멋진 포럼을 한 번 더 개최할 수 있는 기회라면 언제든 두 팔 벌려 환영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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