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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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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발 밑창만 봐도 안다’ 눈으로 체크하는 우리 아이 건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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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아이의 어깨선 수평과 신발 밑창만 확인해도 척추측만증 여부를 가늠할 수 있다. [자생한방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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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부 A씨(43세)는 중학교 입학을 앞둔 딸을 두고 있다. 아이가 최근 부쩍 “허리가 뻐근하다”며 책상에 오래 앉아 있지를 못했다. 책상에 앉은 아이를 유심히 살펴보니 어깨가 한쪽으로 기울어져 있었다. 짝다리로 선 모습도 자주 보였다. A씨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아이를 데리고 찾은 병원에서 “척추측만증이 진행 중”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A씨 딸처럼 성장기 아이들의 척추ㆍ관절에 생긴 이상은 병을 키운 뒤에야 발견하는 경우가 많다. 유년기 잘못된 자세나 습관으로 뒤틀린 척추는 성장기를 지나면 교정하기도 어렵고 성장 장애를 부르기도 한다. 또래보다 성장이 더뎌지면서 아이의 자존감을 떨어트리고 정신 건강까지 해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조금만 주의 깊게 아이를 살피면 아이 몸에 생긴 적신호를 알아차릴 수 있다”고 말한다. 자생한방병원 엄국현 원장의 도움말로 우리 아이들에게 나타날 수 있는 척추ㆍ관절 이상을 초기에 알아차릴 수 있는 방법을 알아봤다.

척추측만증 부르는 스마트폰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5년 척추측만증으로 진료를 받은 인원은 11만3000명이었다. 이 중 10대가 44.4%(5만848명)를 차지했고, 성장기인 중ㆍ고등학생(13~16세)들이 가장 많았다. 전문가들은 스마트폰이나 컴퓨터 이용 연령이 떨어진 것을 하나의 원인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2017 스마트폰 과의존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청소년의 30.3%, 유ㆍ아동의 19.1%가 ‘과의존 위험군’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유ㆍ아동의 경우 2015년 12.4%이었던 위험군이 2년 만에 약 1.5배 늘었다.

10세 미만에 잘못 형성된 자세와 습관이 척추측만증의 주된 원인이 될 수 있다. 척추측만증은 척추변형으로 인해 척추뼈의 만곡(활 모양으로 굽은 모양)이 차츰 한쪽으로 틀어지면서 C자형 또는 S자형으로 10도 이상 변형되는 질환이다. 10세 전후의 성장기부터 서서히 진행돼 사춘기에 악화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이 어깨와 신발을 확인해보자



성장기 아이들은 1년에 10㎝이상 키가 크기도 한다. 척추측만증은 성장하는 동안 계속 진행되는 만큼 조기발견이 중요하다. 척추측만증을 확인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아이 어깨의 ‘수평’ 여부를 체크하는 것이다. 정면에서 바라본 아이의 어깨 선이 한쪽으로 기울어져 있거나 가방을 멘 아이의 가방 끈 길이가 다르다면 척추측만증을 의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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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어깨선 수평과 신발 밑창만 확인해도 척추측만증 여부를 가늠할 수 있다. [자생한방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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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추의 불균형에 따른 증상은 골반 틀어짐으로 나타날 수도 있다. 척추와 양쪽 다리를 연결하는 골반이 틀어지면 신체의 밸런스가 무너지게 된다. 처음에는 골반 주변 통증만 느끼다가, 심해지면 허리ㆍ무릎 관절ㆍ어깨 통증까지 호소하게 된다. 이러한 골반의 틀어짐은 아이의 신발 밑창만 봐도 알 수 있다. 양쪽 신발 밑창이 다르게 닳아 있다면 병원을 찾아 검진받는게 좋다.

성장기 아이를 둔 부모들은 평소 아이가 바른 자세를 가지도록 해야 한다. 걷거나 앉을 때 바른 자세를 취하면 목과 어깨에 쌓이는 피로를 없애주는 효과가 있다. 또 척추ㆍ관절을 비롯한 모든 관절에 힘을 골고루 분산시켜 성장판을 자극하는 효과도 있다.

자주 넘어지는 아이, 골절로 인한 ‘성장판 손상’ 주의해야



자주 넘어지는 아이들은 골절상을 입기 쉽다. 문제는 골절로 인해 성장판이 다칠 수 있다는 것이다. 성장기 어린이의 관절에는 뼈보다 약한 연골로 이루어진 성장판이 있다. 넘어질 때 바닥을 짚게 되는 손목이나 땅에 부딪히는 무릎, 팔꿈치 등에 성장판이 위치해있다. 자칫 넘어지면서 뼈가 골절되면 성장판을 다쳐 다리가 짧아지거나 뼈의 변형이 생길 수도 있다. 부드러운 연골조직인 성장판은 X-ray로는 손상여부를 바로 확인하기 힘들다. 자연적으로 치유되는 경우도 있어, 짧게는 2개월에서 길게는 1년 정도를 지켜봐야 알 수 있다.

성장판 손상은 4~12세 아이가 한참 자라는 시기에 겪는 ‘성장통’과 초기증상이 유사해 구분이 필요하다. 성장통은 허벅지나 정강이, 팔, 엉덩이 등에 통증이 생기는데 밤에 시작됐다가 자고 일어나면 없어지는 경우가 많다. 야외 활동을 많이 한 날에도 나타날 수 있다.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전문가들은 뼈를 둘러싼 골막이 늘어나면서 신경을 자극해 통증이 생기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성장통의 경우 관절에 직접적으로 통증이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부위 전체에 통증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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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넘어지는 아이가 계속 통증을 호소하고 다친 곳 주변이 검붉게 변하면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 [자생한방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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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성장판을 다치게 되면 관절 부위에 멍울이 만져진다거나 한쪽으로 휘어진다. 넘어진 뒤 관절 부위에 통증을 호소하고 다친 부위가 붓는다면 얼음찜질을 하고 부목 등으로 부상 부위를 고정시킨 후 병원을 찾아야 한다. 아이가 계속 통증을 호소하고 다친 곳과 주변이 검붉게 혹은 보라빛으로 변하면 병원에서 정확히 진단받을 필요가 있다.

자생한방병원 엄국현 원장은 “성장기 아이들의 바른 성장을 위해 영양만 챙길 것이 아니라 바른 자세를 가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평소 아이를 유심히 관찰하다가 이상 징후가 발견되면 병원을 빨리 찾아 적절한 치료를 받는게 좋다”라고 조언했다.

이에스더 기자 etoil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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