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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열린마당] 잇단 화재 참사에도 고쳐지지 않는 ‘안전불감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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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이란 이름의 ‘소’는 언제까지 잃을 것인가.

대한민국이 다시 안전불감증이란 늪에 빠졌다. 서울 종로 국일고시원 화재 참사로 고시원 등 안전문제의 실상이 새롭게 조명되었다. 애초 고시나 수험 및 취업을 준비하던 학생들의 거소로 활용됐지만 최근에는 상당 부분 극빈층의 주거지로 변모했고 여기에 스프링클러 등 안전시설은 여전히 부재 중이었다.

전문가들은 경제위기를 겪으며 빈민층으로 전락한 중·장년층과 경제력이 없는 외국인 노동자들이 고시원으로 대거 흡수되고 있다고 지적했으며, ‘현대판 판자촌’이라는 말까지 나온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말이 있다. 소를 키우는 외양간에 있어야 할 소가 없어졌는데 외양간을 고친들 무슨 소용이 있으랴. 우리나라 작금의 현실이 딱 그 짝이다. 과거 우리는 항상 대형참사로 수많은 목숨을 잃고 나서 부산하게 대비책을 강구한다고 난리를 쳤었다. 그렇게 한다고 죽은 고귀한 생명이 살아올 것도 아닌데 말이다.

한 번 실수를 했으면 또다시 실수를 하지 않아야 하는데 이상하게도 우리나라는 사고가 일어났을 때만 난리를 친다.

최근의 대형사고들을 계기로 지금 우리 앞에는 ‘성장’이냐, ‘안전’이냐는 선택지가 놓여 있다.

이제는 더 이상 ‘안전’이라는 이름의 첫 번째 소가 아닌 두 번째, 세 번째 소까지 잃고 외양간을 고치는 일이 없기를 두 손 모아 간절히 기대한다.

정석윤·경북 구미시 선산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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