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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프랜차이즈 본사 법정관리 신청에 가맹점주는 두번 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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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진열대가 거의 비어있는 부산의 한 스킨푸드 매장. [사진 스킨푸드채권단협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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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킨푸드 위탁판매점(대리점)을 운영해온 우모(28)씨는 최근 가게를 접고, 실업자가 됐다. 지난 6월 이후 물품공급이 되지 않는 ‘빈 매장’이라 가게를 정리할 수밖에 없었다.

손실도 만만치 않다. 우씨는 2014년 스킨푸드와 계약할 때 위탁판매 보증금으로 본사에 1000만원을 냈다. 하지만 지난 10월 19일 스킨푸드가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개시하는 바람에 회생채권으로 묶였다. 또 본사로부터 받아야 할 지난 8~10월 판매분에 대한 수수료 700만원도 아직 받지 못했다. 기업회생절차는 기업의 채무를 탕감하고 유예하는 것으로, 법원이 이를 인가하면 우씨는 1700만원을 제대로 돌려받지 못할 수 있다. 보통 회생채권의 경우 기업이 회생하더라도 원래 채무 금액의 일부를 10년에 걸쳐 변제하기 때문이다.

우씨는 “고등학교 졸업 후 4년 동안 화장품 회사 판매사원으로 일하며 번 돈을 모아 투자했는데 이렇게 되니 너무 억울하다”며 “기업회생은 조윤호 스킨푸드 대표를 위한 것일 뿐 우리에겐 아무런 도움도 안 된다"고 하소연했다.

우씨는 4년 동안 월평균 400만~500만원을 벌었지만, 아르바이트·도우미 등 인건비와 행사비 등을 뺀 순수입은 200만~300만원 수준이었다.

프랜차이즈 본사가 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가도 가맹점주들은 그 혜택을 거의 누리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킨푸드의 사례처럼 본사 경영이 어려워지면서 가맹점 매출이 타격을 보고, 기업회생절차 개시 후에는 보증금이나 매출채권이 묶이기 때문이다. 가맹점주 입장에선 본사 때문에 두 번 우는 셈이다.

스킨푸드채권단협의회에 따르면 협의회에 가입한 170여 가맹점·대리점이 각각 2000만~5000만원, 모두 45억원을 돌려받지 못했다.

폐점도 줄을 잇고 있다. 지난 9월 스킨푸드 본사가 밝힌 매장은 460여 개, 13일 채권단협의회가 자체 집계한 매장은 373개다. 지난해 말 564개(공정거래위원회 정보공개서 기준)에 비하면 올해만 200곳 가까운 매장이 문을 닫은 셈이다.

문을 닫지 않은 매장은 비상식적인 영업이 계속되고 있다. 부산 괴정뉴코아에서 스킨푸드 대리점을 하는 정모(44)씨는 “지난달 매출이 300만원, 이번 달은 어제까지 17만8000원이다. 물건이 없어 하루에 1만~2만원씩 팔고 있다”고 말했다.

스킨푸드에 앞서 지난 1월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한 카페베네도 이와 비슷한 과정을 거쳤다. 일단 회생절차 개시 전후로 가맹점 수가 눈에 띄게 줄었다. 본사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2015년 말 841개(공정위 정보공개서 기준)였던 매장은 회생 개시 시점에 약 513개로 줄었으며, 11월 현재 400여 개를 유지하고 있다.

또 카페베네는 지난 10월 회생절차 완료를 선언했지만, 그동안 폐점한 매장에 대한 물류보증금 등은 아직 변제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지난 10월 카페베네 매장을 폐점한 류모씨는 “물류보증금 300만원 중 30%는 카페베네 주식으로 전환하고, 나머지는 10년간에 걸쳐 무이자로 변제할 계획이라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사실상 포기했다. 못 받을 돈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폐점한 점주들 70명 정도가 SNS를 통해 연락을 취하고 있는데, 각자 300만원에서 1000만원 이상 물려 있다”고 덧붙였다.

살아남은 매장의 사정도 좋지 않다. 익명을 요구한 한 카페베네 가맹점주는 “기업회생절차를 졸업했다고 하지만 가맹점의 어려움은 지속하고 있다”며 “아직도 물류 공급이 제대로 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카페베네 관계자는 “물류 공급은 제대로 되고 있다. 다만 (회생절차 기간 중) 사입을 한 일부 매장에 한해 공급이 중단된 적도 있었다”고 말했다.

스킨푸드채권단협의회는 지난 8일 법원에 ‘조윤호 대표 해임안’을 제출했다. 법률대리인인 임현철 변호사는 “스킨푸드 사태가 이 지경이 될 경우로 무책임한 자세로 일관한 조윤호 대표는 관리인 자격이 없다”며 “새로운 관리인을 지정해 M&A 등을 통해 스킨푸드 되살리기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주 기자 humanes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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