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4 (일)

이슈 무병장수 꿈꾸는 백세시대 건강 관리법

[건강한 가족] 고장 난 체내 대사시스템 고쳐 당뇨·비만·고지혈증 같이 잡죠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정부가 효능·안전성 인정

대사수술 한 번 받은 환자

10명 중 9명은 당뇨 개선

11월 14일 세계 당뇨병의 날
11월 14일은 세계 당뇨병의 날이다. 세계보건기구와 세계당뇨병연맹이 당뇨병 퇴치를 위해 제정했다. 이날은 인슐린 발견자인 의학자 프레드릭 밴팅의 생일이기도 하다.

인슐린 발견 이후 치료법은 발전을 거듭했다. 기존의 부작용과 합병증을 줄여 환자의 삶의 질을 상당 부분 개선했다. 현재 임상에서 적용되는 다양한 약물·수술 치료법을 짚어봤다.

당뇨병 수술 치료
중앙일보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당뇨병 치료라고 하면 인슐린이나 약물이 전부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당뇨병도 암처럼 수술로 치료할 수 있는 질환이다. 완치(완전관해)도 가능하다. 약물치료가 그때그때 잡초를 잘라 관리하는 개념이라면 수술은 잡초를 뿌리째 뽑는 개념이다. 당뇨병을 치료하는 이 대사수술에 다음달부터 건강보험이 적용돼 수술에 대한 문턱이 낮아질 전망이다. 국내에서 전문적인 대사수술로 손꼽히는 민병원 김종민 원장의 도움말로 당뇨병의 수술적 치료에 대해 알아봤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7월 9개 관계부처 합동으로 ‘국가 비만관리 종합대책’을 확정 발표했다. 그리고 세부 과제로 고도비만 수술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 방침을 제시했다. 적용 시기는 다음달부터다. 당뇨병과 연관 없어 보이는 고도비만 수술이 알고 보면 ‘당뇨 수술’이다. 수술의 목적에 따라 다르게 불릴 뿐 의학계에선 ‘대사수술’로 통칭한다.

신의료기술에 등재된 치료법
어떤 치료법에 건강보험이 적용된다는 것은 정부가 효능과 안전성을 공식적으로 인정했다는 의미다. 정부는 종합대책을 발표하기 이전에 수차례 이를 확인한 바 있다.

보건복지부 산하기관인 한국보건의료연구원(NECA)은 2012년 대사수술에 대한 경제성 분석 결과를 내놓은 바 있다. 당시 NECA는 “미국·영국 등 선진국의 비만지침에서는 기존 치료에 실패한 환자에게 수술요법을 권고하고 있고 국내에서도 근거가 있는 효과적인 치료 방법으로 명기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고도비만 환자의 18개월간 추적·관찰 결과 “수술 치료가 비수술 치료에 비해 체중 감소에 효과적이었고 (당뇨병·고혈압·고지혈증 등) 동반 질환 개선 정도가 우수했다”고 강조했다. 민병원 김종민 원장은 “대사수술의 경우 한 번의 수술로 비만과 함께 당뇨병·고혈압 등 대사 질환까지 개선·치료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또 대사수술은 신의료기술에 등재된 치료법이다. 신의료기술평가제도는 검증되지 않은 의료기술의 무분별한 사용을 막기 위해 새로운 의료기술의 안전성·유효성을 평가하는 제도다. 지난 7월 복지부는 NECA의 연구결과를 인용해 “(대사수술은) 기존 내과적 치료로 혈당 조절이 잘 되지 않으면서 체질량지수(BMI) 27.5(㎏/㎡) 이상인 제2형 당뇨 환자를 대상으로 한다”며 “당뇨 환자의 혈당 관리에 도움을 준다”고 인정했다.

대사수술의 종류
중앙일보

위소매절제술(왼쪽). 루엔와이 위우회술(오른쪽).




국내 환자 30%는 수술 가능
수술이 효과적인 이유는 대사시스템을 바로잡기 때문이다. 대사수술의 하나인 위소매절제술은 GLP-1의 체내 분비량을 늘리는 방식으로 당뇨병을 개선한다. GLP-1은 혈당을 낮추는 인슐린의 분비를 촉진하는 핵심 호르몬(인크레틴)이다. 당뇨병 치료제 중 하나인 GLP-1유사체가 직접 체내에 주입하는 방식인 반면, 위소매절제술은 위소매를 잘라내 위산 분비량이 줄이고 췌장 효소를 촉진하는 물질의 분비를 늘려 GLP-1의 체내 분비량을 늘린다.

또 다른 수술인 루엔와이 위우회술은 음식물이 위에서 빠져나가 상부 소장이 아닌 하부 소장으로 바로 가도록 구조를 바꾸는 수술이다. 망가진 상부 소장의 대사시스템을 우회하기 때문에 하부 소장의 GLP-1 기능만 취하게 하는 원리다. 김종민 원장은 “미국의 경우 대사수술이 당뇨병을 치료하는 효과적인 방법이라는 인식이 이미 오래전부터 자리 잡았다”며 “우리나라에서는 유독 인지도가 낮은 편”이라고 말했다.

당뇨병 치료 효과는 우수하다. 아시아·태평양 비만대사수술학회(IFSO-APC)가 공개한 당뇨병 완치율(완전관해율)은 88%에 달한다. 환자 10명 중 9명은 수술을 받고 한번에 당뇨병에서 벗어난다는 얘기다. 김 원장은 “실제로 임상에서 대사수술의 효과를 보면 완치율이 IFSO-APC가 제시하는 수치를 웃도는 치료 성적을 확인하게 된다”며 “향후 당뇨병을 치료하는 하나의 패러다임으로 자리 잡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의학계에선 국내 전체 당뇨병 환자 중 30%는 대사수술 대상이 될 것으로 추정한다.

당뇨병 환자에게 중요한 지표
혈당은 기본, 혈압·콜레스테롤 관리 필수


당뇨병 환자는 높은 혈당만 잘 관리하면 될 것 같지만 절대 그렇지 않다. 경계해야 할 지표는 이외에도 많다.

저혈당 당뇨병 치료 과정에서 나타나는 부작용이다. 경구 혈당강하제를 과도하게 복용하거나 식사를 제대로 못해 혈당이 70㎎/? 이하로 떨어지면 온몸이 떨리고 기운이 없는 저혈당 증상이 나타난다.

혈압 당뇨병의 만성 합병증의 하나인 신장과 혈관 합병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철저한 혈압 관리가 중요하다. 혈압이 120/80㎜Hg를 초과하면 생활습관을 교정해야 한다. 목표 혈압에 도달하지 못하는 경우 약물치료를 고려해야 한다.

콜레스테롤 동맥경화를 예방하기 위해 고지혈증 관리가 중요하다. 총 콜레스테롤은 180㎎/?, 중성지방 150㎎/?, LDL 콜레스테롤은 100㎎/? 미만을 유지해야 한다. HDL 콜레스테롤의 경우 남성은 40㎎/? 이상, 여성은 50㎎/? 이상을 목표로 한다.



류장훈 기자 jh@joongang.co.kr

중앙일보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이슈를 쉽게 정리해주는 '썰리'

ⓒ중앙일보(https://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