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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TF초점] 구광모 회장, 뉴LG 리더십 시동…남은 과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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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광모 LG 회장이 최근 경영 체제에 변화를 주고 있다. 구본무 전 회장의 지분 상속을 마무리하며 그룹 지배력을 한층 강화한 데 이어 정기 인사를 앞두고 대대적인 물갈이를 예고하고 있다. /LG그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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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십 강화 작업 나선 'LG의 미래' 구광모 회장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선친인 고(故) 구본무 전 회장의 지분 상속 작업을 사실상 마무리 지었다. 그룹 내에서 구광모 회장을 중심으로 한 리더십이 발휘될 기틀이 마련된 셈이다. 구광모 회장은 내년부터 자신만의 경영 스타일을 본격적으로 드러낼 전망이다.

9일 재계에 따르면 구광모 회장은 전날 구본무 전 회장의 LG CNS 지분 전량 1.12%를 상속받았다. 그동안 LG CNS 지분이 없었던 구광모 회장은 이번 상속으로 총지분율이 1.12%가 됐다. 이는 지분율 84.95%인 지주사 ㈜LG에 이은 2대 주주다.

앞서 구광모 회장은 구본무 전 회장으로부터 ㈜LG 주식 11.3% 가운데 8.8%를 물려받았다. 이 상속에 따라 구광모 회장은 지분 보유 3위에서 단일 최대주주(15%)가 됐다. ㈜LG 주식은 구광모 회장에 이어 구본준 부회장이 7.72%, 구본식 희성그룹 부회장이 4.48%, 구본무 전 회장의 부인인 김영식 여사가 4.2%,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이 3.45%를 갖고 있다.

이로써 구광모 회장은 LG 관련 지분 상속을 마무리했다. 그룹 지배력이 한층 강화된 구광모 회장은 총수 리더십을 본격적으로 드러낼 전망이다. 재계는 조만간 구광모 회장이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며 '뉴LG' 4세 경영에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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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광모 회장은 막대한 상속세 문제에는 '정공법'을 택했다. 앞으로 구광모 회장이 분할 납부해야 할 상속세는 약 72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더팩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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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구광모 체제'가 완성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과제가 남아 있다. '뉴LG' 4세 경영이 속도를 내기 위해서는 상속세 문제를 거쳐야 하는 것은 물론 인사를 통한 '새판짜기'에 힘을 실어야 한다. 구본준 ㈜LG 부회장의 계열분리를 놓고 결단을 내려야 할 시점도 다가오고 있다.

구광모 회장이 내야 할 상속세는 ㈜LG 것만 약 72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구광모 회장은 상속세를 5년간 나눠서 내는 연부연납제를 활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방식으로도 구광모 회장이 당장 내야 할 상속세가 1500억 원 안팎이다.

구광모 회장은 역대 최대 규모의 '상속세 폭탄'을 처리하기 위해 주식담보 대출을 이용할 것으로 보인다. LG는 "이달 말까지 ㈜LG 및 LG CNS 주식에 대한 상속세를 신고하고 1차 상속세액을 납부할 계획"이라며 "관련 법규를 준수해 투명하고 성실하게 납부할 것"이라고 밝혔다.

구광모 회장은 상속세 문제뿐만 아니라 당장 인사 작업을 마무리해야 한다. 재계는 구광모 회장 취임 후 첫 정기 임원 인사인 만큼 새로운 경영을 위한 '새판짜기'가 본격화될지 주목하고 있다. 구본무 전 회장의 경우 취임 첫해인 1995년 임원 인사에서 부회장 3명을 포함해 총 354명을 승진하는 대규모 인사를 단행한 바 있다.

구광모 회장 역시 대규모 인사를 단행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그동안 구광모 회장이 당면한 문제에 대해 '정공법'을 선택한 것을 비춰볼 때 인사 역시 이러한 스타일이 반영돼 과감하게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다. 특히 세대교체 등 파격적인 인사를 단행한다면 불확실성이 큰 대내외적 경영 환경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구광모 회장의 의지가 드러나는 것이다.

대대적인 인적 쇄신 조짐은 이미 나타나고 있다. 구광모 회장은 이날 그룹의 뿌리인 LG화학 대표이사 부회장에 사상 첫 외부인사인 신학철 3M 수석부회장을 수혈했다. 신학철 신임 부회장은 1984년 3M 한국지사에 평사원으로 입사해 필리핀 지사장, 3M 미국 본사 비즈니스 그룹 부사장을 거쳐 한국인 최초 3M 해외 사업을 이끌며 수석 부회장까지 오른 전문경영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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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광모 회장은 박진수 부회장 대신 LG화학에 첫 외부인사인 신학철 3M 수석부회장을 수혈하며 앞으로 다가올 임원 인사에서 대대적인 물갈이를 예고했다. 사진은 구광모 회장(왼쪽)이 김현철 대통령 경제 보좌관(왼쪽에서 2번째)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사진을 찍어주고 있다. /청와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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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은 영입 배경에 대해 "신학철 신임 부회장은 글로벌 사업 역량과 경험은 물론 소재·부품 사업 전반에 통찰력을 보유하고 있다"며 "조직 문화와 체질 변화, 혁신을 주도할 적임자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재계는 박진수 LG화학 부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면서 구광모 회장의 세대교체 움직임이 본격화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일찌감치 자리를 맞바꾼 권영수 ㈜LG 부회장과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 퇴임하는 박진수 부회장 외 그동안 구본무 전 회장을 보좌했던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 조성진 LG전자 부회장,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의 거취가 재계 최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현재 구광모 회장은 지난달 29일부터 계열사 최고경영자로부터 경영 성과와 미래 준비 현황 등에 대해 보고를 받고 있다. LG의 정기 임원 인사는 사업보고회가 끝난 후 이달 말쯤 진행될 전망이다. 이번에 교체 인사가 단행된 LG화학은 LG 주요 계열사 중 가장 먼저 사업 보고에 나선 곳이기도 하다.

구광모 회장 중심 조직 개편의 마지막 단추는 구본준 부회장의 계열분리 문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구광모 회장 취임 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구본준 부회장은 연말 임원 인사를 통해 퇴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재계는 구광모 회장이 LG그룹에서 가장 시급한 현안이자 4세 경영의 불확실성 요인으로 꼽히는 계열분리를 놓고 어느 정도 구상을 마쳤을 것으로 보고 있다.

계열분리 시기에 대해서는 관측이 갈리고 있다. 퇴임과 계열분리는 별개로 생각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구본준 부회장이 당분간 ㈜LG 주요주주로 남을 가능성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LG그룹 관계자는 "계열분리와 관련해 시기적으로 확정된 게 없다"며 "(퇴임) 방법에 대해서도 정해진 것이 없다"고 말했다.

rock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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