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포기 뒤 다른 야당이 추천해도 ‘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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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의 성폭행 사실이 정부 조사로 확인됐지만, 계엄군의 인권유린과 발포 책임 등을 밝혀낼 5·18진상조사위원회가 특별법 공포 뒤 50일이 다돼가도록 아직 출범하지 못하고 있다. 민주평화당 등 다른 야당을 중심으로 “추천권을 포기하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 30일 김정현 민주평화당 대변인은 “‘5·18 계엄군 등 성폭력 공동조사단’이 5.18 당시 17건의 성폭행이 있었음을 확인한 것은 충격적”이라며 “사정이 이런데도 진상조사위원회의 출범을 마냥 늦추고 있는 자유한국당은 깊이 반성해야 한다. 진상조사위원을 추천하기가 여의치 않다면 추천권을 포기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도 1일 상무위원회 회의에서 “5·18 강제진압이 시민에 대한 국가폭력이자 여성에 대한 잔인한 성폭력이었음이 드러났다. 본격적 조사를 위해 ‘5·18 특별법’에 따라 설치된 진상조사위원회를 조속히 가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정의당은 5·18 역사 왜곡에 앞장서온 지만원씨를 진상조사위원으로 검토 중인 자유한국당을 향해 “국민이 납득할 인사를 추천할 생각이 없다면 조사위원 추천권을 포기하라”고 촉구했다.
지난 9월14일 공포된 ‘5·18민주화운동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법’을 보면 진상조사위원회를 “국회의장이 추천하는 1명, 대통령이 소속되거나 소속되었던 정당의 교섭단체가 추천하는 4명, 그 외 교섭단체와 비교섭단체가 추천하는 4명으로 구성”한다고 돼있다. 이에 따라 국회의장과 민주당 몫 5명은 이미 추천이 완료됐다. 나머지 4명은 여당을 제외한 “교섭단체와 비교섭단체”가 추천하면 된다. 야당 몫의 진상조사위원으로 자유한국당이 3명, 바른미래당이 1명을 추천하기로 했지만 법률 문구로 보면 자유한국당이 추천을 포기하고 평화당과 정의당이 추천권을 행사해도 되는 것이다. 자유한국당 지도부가 당 내부 아스팔트 극우 세력의 ‘지만원 추천론’을 정리하지 못할 바에는 추천권을 넘기라는 다른 야당의 요구가 설득력 있는 이유다.
이에 대해 윤재옥 자유한국당 원내수석부대표는 “특별법이 통과된 것은 결국 자유한국당이 대승적으로 동의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라고 일축하며 “최선을 다해 조속한 시일 내에 걸맞은 인사를 추천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자유한국당은 법조계 인사 등을 두루 물망에 올리고 개별접촉을 통해 위원직 수락 여부를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태규 정유경 기자 dokb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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