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제공 = 환경부] |
정부의 카페 매장 내 일회용컵 사용을 금지하는 정책이 시행된 지 세달째를 맞았다. 텀블러 할인 등 일명 '에코 혜택'에 동참하는 업체가 늘었지만 비용은 전부 가맹점주에게 전가돼 부담을 가중시킨다는 지적이 나온다.
3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디야, 투썸플레이스, 엔제리너스커피, 탐앤탐스, 할리스커피, 배스킨라빈스, 던킨도너츠 등 국내 커피전문점들은 고객이 텀블러 등 다회용컵에 음료를 주문할 시 100~400원 가량 할인해주는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이들 업체는 지난 6월 환경부와 환경보호를 위한 자발적 협약을 맺었다. 환경부는 지난 8월부터 커피전문점 매장 내 일회용 플라스티컵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매장 내에서 일회용컵 사용이 적발될 시 사업자에게는 5만~2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커피전문점들은 고객들의 환경보호 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해 '텀블러 할인' 정책을 새로 만들거나 혜택을 늘렸다. 배스킨라빈스와 던킨도너츠는 올해 6월부터 다회용컵 사용 시 300원 할인 제도를 도입했고, 엔제리너스커피는 할인 금액을 기존 300원에서 400원으로 늘렸다.
문제는 할인 비용이 모두 가맹점주에게 전가된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커피전문점 가맹점주들 사이에선 사실상 '가맹점 쥐어짜기'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한 가맹점주는 "정부와 자발적 협약을 맺은 생색은 본사가 내는데 정작 비용 부담은 가맹점에게 떠넘기고 있다"고 꼬집었다.
한 탐앤탐스 가맹점주는 "본사로부터 일방적인 통보를 받았다"며 "거부할수도 없는 노릇"이라고 토로했다. 탐앤탐스는 다회용컵 할인을 기존 직영점에만 적용하다가 지난 6월부터 가맹점으로 확대했다. 할리스커피 가맹점주 역시 "본사와 관련 회의를 해본 일이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가맹본사 측 관계자는 "가맹점주협의회와 협의를 거쳐 결정한 일"이라고 항변했다.
배스킨라빈스와 던킨도너츠의 경우 텀블러 할인 비용의 일정 부분을 본사에서 부담하고 있다고 답했으나 구체적인 비중은 공개하지 않았다.
현재 국내 대규모 커피전문점 중 텀블러 할인 비용을 본사가 부담하는 곳은 스타벅스가 유일하다. 스타벅스의 경우 전 매장 직영체제로 운영되기 때문이다. 스타벅스는 텀블러나 머그컵 등 개인컵 이용 고객에게 300원의 할인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수혜 고객은 지난 3월 33만건에서 지난달 90만건으로 3배 이상 증가했다.
프랜차이즈업계 관계자는 "일회용컵 규제 정책이 빠르게 시행되면서 가맹본사들도 황급히 관련 혜택을 만들었을 것"이라며 "환경보호를 위한 정책만큼 가맹점을 돕기 위한 장치들도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신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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