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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5 (화)

美중간선거 앞두고 '폭발물 소포' 파장 확산…발송지는 플로리다(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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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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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 11·6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민주당 유력인사 등 반(反) 트럼프 진영에 폭발물 소포가 연이어 배송되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아직까지 이렇다할 단서가 나오지 않은 가운데 미 수사당국은 소포의 상당수가 플로리다에서 발송됐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미 CNN방송을 비롯한 현지언론에 따르면 수사당국은 25일(현지시간) 바이든 부통령 앞으로 보내진 소포 안에 파이프 폭탄이 들어 있었던 것으로 확인했다. 또한 공식석상에서 '망할 트럼프'라고 발언했던 로버트 드니로의 뉴욕 사무실에도 동일한 형태의 폭발물 소포가 배달됐다.

이에 따라 지난 22일부터 현재까지 확인된 폭발물 소포 수신처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바이든 전 부통령, 존 브레넌 전 중앙정보국(CIA) 국장, 에릭 홀더 전 법무장관, 조지 소로스, 맥신 워터스ㆍ데비 와서만 슐츠 하원의원, 로버트 드니로 등이다. 수신자가 브레넌 전 국장으로 적힌 소포는 CNN뉴욕지국이 위치한 빌딩으로 배달돼 사실상 CNN을 노린 것으로 보인다.

모두 민주당에 몸담았거나 트럼프 대통령에게 비판적인 정치인과 유력인사, 언론사라는 점에서 '정치적 테러' 가능성이 제기되는데다, 중간선거를 불과 열흘가량 앞두고 있다는 점에서 갈수록 논란은 커지는 모습이다. 처음 조지 소로스의 뉴욕 자택 우편함에서 수상한 소포가 발견됐을 당시만해도 개인적 협박 등을 위한 단발성 사건이라는 관측이 대체적이었다. AP통신은 "선거를 2주 앞두고 두려움을 뿌렸다"며 "전례가 없는 무서운 위협"이라고 전했다.

현재 수사당국은 발송된 소포가 모두 비슷한 형태라는 점에서 용의자가 동일인물 또는 단체일 것으로 보고 있다. 더 많은 폭발물 소포가 있을 수 있다고도 경고했다. 지금까지 확인된 폭발물에는 6인치 길이의 PVC 파이프에 화약과 유리조각 등이 담겼으며 실제로 폭발물이 터진 경우는 아직 없다. 이에 따라 당국은 폭발 의도 없이 공포감을 심어주려고 했을 가능성도 놓고 조사를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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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로리다 오파로카 지역의 우편처리시설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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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현재로선 발송지역 외에는 범인을 특정할 단서가 없어 수사는 난항을 겪고 있다. 당국은 우편 데이터베이스 조사를 통해 일부가 플로리다 오파로카 지역의 우편처리시스템을 통해 발송된 사실을 확인했다. 커스텐 닐슨 미 국토안보장관 역시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

익명을 요구한 또 다른 관계자는 CNN에 "아직 수사 초기단계로, 모든 게 단서"라면서도 "플로리다주 오파로카 지역에서 다수가 발송됐다"며 플로리다주를 중심으로 수사에 초점을 모으고 있음을 시사했다.

책임공방도 확산되고 있다. 민주당뿐 아니라 공화당과 백악관도 이번 사건을 규탄하는 목소리를 한층 높이고 있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사태의 책임을 일부 언론에 떠넘기는 모습이다. 그는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서 "오늘날 우리 사회에서 보이는 분노의 가장 큰 부분은 내가 '가짜 뉴스'라고 부르는 주류 언론의 고의적인 거짓과 부정확한 보도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건 너무 나쁘고 혐오스러워서 말로 표현할 수가 없다. 주류 언론은 그들의 행동을 빨리 정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소포가 보내진 CNN 등을 가짜 뉴스라고 비난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브레넌 전 국장은 "다른 사람들을 비난하지 말고 거울을 보라"며 "당신의 선동적인 수사학과 모욕, 거짓말, 폭력을 장려하는 행동은 수치스러운 일"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행동을 깨끗이 하고 대통령처럼 행동하라"며 "미국민은 훨씬 더 나은 대우를 받을 자격이 있다"고 주장했다.

미 공화당 소속인 존 케이식 오하이오 주지사 역시 같은 날 CNN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개인적인 책임을 질 줄 모르고, 항상 비난대상을 찾는다"며 "사람들을 자극하면 어떻게 되느냐. 불안정한 누군가는 미친 짓을 한다"고 트럼프 대통령의 대응을 비판했다. 케이식 주지사는 11ㆍ6 중간선거에는 출마하지 않는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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