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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5 (화)

[美 중간선거 D-11] 트럼프 이겨도 ‘걱정’ 지면 ‘더 걱정’…한반도정책 변화여부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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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패 면한다면 북미협상 궤도 유지 가능성

이기거나 선방땐 북핵문제 후순위 밀릴수도

긍정·부정의 가능성 모두 존재 속단은 일러

일부선 “민주당도 북핵문제 기조 차이 없어”

미국 중간선거가 열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선거 결과가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프로세스에 미칠 영향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미국의 중간선거는 현직 대통령에 대한 중간평가 성격으로 국내정치적 의미가 크고, 워싱턴에서 차지하는 한반도 이슈의 비중도 우리 생각만큼 크진 않지만, 선거 결과는 어떤 식으로든 한반도정세에 파장을 미칠 수밖에 없다.

당장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4차 방북 이후 급진전 될 것으로 점쳐졌던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간 2차 북미정상회담이 늦춰진 1차적 원인도 중간선거 일정 때문이었다.

미 중간선거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는 이유는 선거 결과가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ㆍ외교적 입지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작년 한해 위기설이 상시화될 정도로 벼랑 끝으로 내몰렸던 한반도정세가 올해 들어 화해와 대화 국면으로 급전환한 데에는 문재인 대통령과 김 위원장, 그리고 트럼프 대통령의 ‘톱다운’식 협상과 결단이 있었다는 점은 부정하기 어렵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ㆍ외교적 입지에 변화가 생긴다면 기존의 한반도 비핵화와 종전선언을 비롯한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도 영향을 받을 게 자명하다.

통상적으로 중간선거 결과 트럼프 대통령이 승리까지는 아니더라도 참패 수준을 면한다면 북미협상에서도 기존의 흐름이 지속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이 참패에 가까운 성적표를 받아들게 되면 미국의 대북ㆍ대한반도정책에서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미 중간선거와 한반도정세의 상관관계에 대해 이처럼 이분법적으로 단순화할 수 없다고 진단한다.

박원곤 한동대 교수는 26일 “미 중간선거 결과가 어느 정도 한반도정세에 영향을 주기는 할텐데 현재로선 긍정적일지 부정적일지 다 열려있다고 봐야 한다”며 “또 어느 정도 차이가 나느냐에 따라 영향도 달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 교수는 “만약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결과 큰 차이로 진다면 공화당 내 입지가 약해질 것이고 북핵문제에 있어서도 공화당 주류 측 입장을 보다 더 반영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만나서 대화하기보다는 현재처럼 좀더 신중하게 실무회담 등을 통해 북한의 입장을 확인하면서 북미협상을 전개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또 “반면 트럼프 대통령이 중간선거에서 이기거나 나름 선방했다고 판단되면 오히려 북한문제에 관심이 없어질 수도 있다”며 “북핵문제는 폼페이오 장관이나 실무진에 맡겨 분위기를 끌어가는 정도에서 관리하고, 자신은 선거결과를 바탕으로 조금 더 업적을 낼 수 있는 분야에 관심을 집중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협상을 통해 성과를 내고 업적으로 포장하는데 탁월한 트럼프 대통령의 스타일상 중간선거 승리는 북핵문제를 후순위로 돌리고 새로운 업적을 찾게 만드는 동력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일반적인 기대와 달리 트럼프 대통령이 중간선거에서 이기든, 지든 한반도정세에 안좋은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셈이다.

미 중간선거 결과가 한반도정세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이성우 제주평화연구원 실장은 “현재 북한 비핵화의 핵심은 북한이 얼마나 성실하게 검증과정에서 믿을만한 조치를 취하는지와 그에 따라 미국의 상응조치를 언제 어떻게 하느냐 접점을 찾는 것”이라며 “미 선거결과는 그다지 큰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이 실장은 이어 “우리 사회가 한반도문제를 너무 우리 중심적으로 보는 경향이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중간선거에 ‘올인’하고 있는 것은 탄핵 등 정치적 위기에서 벗어나 재선 발판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지 북한 핵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외교부 당국자 역시 “민주당이 하원 다수당을 탈환하더라도 전반적 기조, 북한과 대화를 통해 핵문제를 풀어나간다는 기조나 한미동맹을 강력하게 유지해야 한다는 기조는 큰 차이가 없기 때문에 놀랄 만한 상황변화를 전망하고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신대원 기자/shind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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