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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고용위기와 한국경제

3~6개월짜리 일자리 5만9천개, 고용쇼크에 ‘응급처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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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청년 인턴·취약층 희망근로 등

추가 재정투입 시기 놓쳐

남는 예산·공공기관 투자에 의존

일자리기금 1명당 13만원→15만원

전문가 “더 과감한 대책 내놨어야”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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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고용쇼크’에 대한 응급처방으로 청년과 취업 취약계층을 위한 단기 일자리 5만9천개를 만들기로 했다. “(고용통계 부풀리기) 논란을 일으켰던 불필요한 일자리는 최대한 덜어냈다”는 게 정부 설명이지만, 예산 편성 등 재정 투입 시기를 놓쳐 의미있는 수준의 공공 일자리 창출 방안을 내놓지 못했다는 비판은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24일 정부가 발표한 ‘최근 고용·경제 상황에 따른 혁신성장과 일자리 창출 지원방안’에는 대부분 단기 일자리들로 구성된 ‘맞춤형 일자리 지원 계획’이 담겼다. 고형권 기획재정부 1차관은 “지속적인 일자리를 기업에서 만든다면 좋겠지만 지금처럼 급한 경우에는 공공기관과 정부가 여력을 활용해 지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단기 일자리 대책을 꺼내든 배경을 설명했다.

앞서 이번 단기 일자리 대책에 대해 야당을 중심으로 고용통계상의 취업자 수를 부풀리기 위한 궁여지책이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공공기관 일자리 수요조사 과정에서 ‘짐 들어주기 업무’와 같은 의미없는 일자리 사업이 포함돼 있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도규상 기재부 경제정책국장은 “일자리 사업 가운데 필요없는 것은 덜어내고 꼭 필요한 업무들만 추려내 실시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정부가 밝힌 5만9천개 일자리 가운데는 홀몸노인 전수조사(2500명), 교통안전시설물 실태조사(2000명), 자영업 상권분석 전문가(540명) 등 복지나 안전관리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단기 일자리도 일부 담겨 있다. 고용·산업 위기지역 희망근로사업(1만1천명) 등은 실업자나 노인처럼 당장 고용시장에서 밀려난 이들의 소득 지원을 위한 복지 성격이 강하다. 청년의 경우, 청년추가고용장려금 가입 대상자를 1만명 늘리는 일자리 창출 지원 방안이 포함됐다. 올해 추가경정예산 편성 당시 예상한 지원인원이 다음달 말에 모두 찰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정부는 이와 함께 올해 안에 최저임금 인상분 일부를 지원하는 일자리안정자금 액수를 5인 미만 영세 자영업자에 한해 노동자 한명당 13만원에서 15만원으로 늘리기로 했다. 5인 미만 자영업자는 지난 7월부터 올해 말까지 반년치 지원금을 15만원으로 계산해 오는 12월 몰아 받는다. 애초 내년부터 지원금을 올릴 계획이었지만 올해 하반기로 시행 시점을 앞당긴 것이다. 올해 예산 편성 당시 일자리안정자금 수요 예측 실패로 남게 된 불용액을 재원으로 삼았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단기 일자리 창출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대규모 재정 투입 대책이 수반되지 못해 일자리의 질과 규모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를 내놓았다. 정부가 창출하기로 한 일자리 대부분은 3~6개월 미만 단기 일자리로, 규모 역시 지난해 일자리 추가경정예산에서 11만개 일자리 창출을 내세웠던 데 견줘보면 한참 적은 수준이다. 이미 올해가 두달 남짓밖에 남지 않은 상황인 만큼 새로 추경을 편성할 수도 없고, 국회에 제출한 내년 예산안을 크게 변경하기도 쉽지 않은 탓이다. 결국 정부는 올해 쓰고 남는 예산 불용액, 공공기관 투자, 기금 변경 등을 중심으로 재원을 마련했다. 이번 대책이 전반적으로 ‘공공보다는 민간 투자를 통한 일자리 창출’에 초점을 맞춘 것도 이러한 재정 투입의 한계 때문으로 풀이된다. 정세은 충남대 교수(경제학)는 “단기 일자리라도 필요할 정도로 고용 상황은 심각하고 정부 역시 이를 강조하며 대책 마련에 나선 것은 의미 있다. 하지만 예산편성이나 추경 등 대규모 재정을 활용할 시기를 놓쳐 문제인식에 비해 의미 있는 수준의 공공 일자리를 창출하지 못한 것은 아쉬운 대목”이라고 말했다.

방준호 기자 whor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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