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경제-규제혁신 등 원론적 방침에 머물러…최저임금 등 혼란
대외 리스크 ‘쓰나미’…민간 투자 유인책 미흡, 단기 일자리 대부분
[헤럴드경제=이해준 기자]정부가 24일 경제관계장관회의를 통해 확정ㆍ발표한 ‘최근 고용ㆍ경제상황에 따른 혁신성장과 일자리 창출 지원방안’은 갈수록 저하되는 경제활력을 되살리고 ‘재난’ 수준의 일자리 위기를 돌파하기 위한 긴급대책으로 풀이된다. 여기에는 최근 경기부진의 핵심요소인 기업 투자를 확성화하고, 약 6만개의 공공부문 단기일자리를 창출하는 방안 등이 포함됐다.
하지만 경제심리 악화의 주요 요인으로 꼽히는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의 후유증을 최소화하고 이를 연착륙시키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이 포함되지 않아 정책 불확실성을 해소하기엔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경제활력과 고용 창출의 핵심 원동력인 기업의 투자를 끌어낼만한 유인책이 미흡하고, 규제혁신이나 공유경제 활성화와 관련해서도 원론적인 방침에 머물렀다는 평가다. 특히 단기적으로 공공부문 일자리 5만9000개를 만드는 것으로 현재의 일자리 위기를 완화하거나 극복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다.
정부가 ‘10ㆍ24 경기ㆍ고용 대책’을 내놓은 것은 현재의 경기부진과 고용위기가 당분간 해소되기 어렵고 장기화할 가능성이 많아 이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수출과 소비는 상대적으로 선방하고 있지만, 투자와 고용이 당초 예상보다 급속히 위축되면서 경제심리가 바닥으로 추락하고 있다. 고용은 과거 경제위기 당시 수준으로 악화된 상태다.
게다가 미중 무역전쟁과 미국의 금리인상에 따른 신흥국 불안, 국제유가 상승, 중국 경제 둔화 등 대외 리스크가 ‘쓰나미’처럼 몰려오면서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 대외 리스크가 수출과 내수에 영향을 미칠 경우 우리경제의 침체는 가속화할 수밖에 없다.
고형권 기획재정부 차관은 “9월부터 경제상황의 반전을 위해 당정청 회의와 관계부처 합동 혁신성장 대책회의 등을 열어 근로시간 단축 보완책 등 시장에서 제기된 이슈에 대한 대응방안과 일자리 창출방안을 마련해왔다”며 이번 대책의 배경을 설명했다.
하지만 이번에 정부가 내놓은 대책은 시장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무엇보다 민간의 투자를 끌어낼 획기적인 유인책이 미흡하고, 정책 불확실성을 해소할 구체적인 대안도 제시되지 못했다. 일자리는 공공부문의 단기일자리가 대부분이다.
특히 우리경제의 ‘뜨거운 감자’인 근로시간 단축의 연착륙 방안 등 정책 불확실성을 해소할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하지 못했다. 정부는 이번 대책을 통해 “사회적 대화를 통해 현행 최대 3개월인 탄력근로 단위기간 확대 등 근로시간 단축의 연착륙 방안을 연내 구체화할 것”이라며 “기업의 근로시간 활용 유연성과 근로자 권익 보호가 조화되도록 단위시간 확대 및 임금보전 방안 등 제도를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사용자와 근로자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사안에 대해 기존의 원론적 방침을 재확인한 셈이다.
최근 ‘카카오택시’에 맞서 기존 택시업계가 파업에 나는 등 사회적 갈등이 표면화된 공유경제에 대해서도 연내 활성화 방안을 마련해 발표하겠다는 시간표를 제시하는 데 머물렀다. 확실한 결론을 내지 못하고 “소비자 선택권 제고를 위해 신(新)교통서비스를 활성화하되 기존 운수업계 경쟁력 강화 등 상생방안 마련을 병행하겠다”는 어정쩡한 입장을 내놓았다. 숙박공유와 관련해서도 “허용범위 확대와 투숙객 안전 확보 등 제도정비를 병행할 것”이라는 원론적 방침에 머물러 신산업 창출과는 거리가 멀다는 평가다.
민간투자 활성화와 관련해 이전 정부가 추진했던 ‘대기 투자프로젝트’ 지원 사업 이외에 새로운 투자 촉진 방안이 눈에 띄지 않는다는 점도 한계다. 스마트ㆍ원격 의료 등 새로운 의료서비스를 통한 사업 활성화 방안도 기존 입장을 확인하는 수준에 머물렀다.
핵심 현안과 관련한 정책 불확실성 해소와 경제심리 개선을 기대하려면 정부의 추가 발표를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 된 셈이다.
hj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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