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양 절차 '까다롭고 깐깐하게'…반려동물 등록률 높여야
경기 남양주시 화도읍 동물자유연대 반려동물복지센터에서 ‘포근하개’ 봉사단원들이 유기견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민영통신사 뉴스1의 반려동물 전문 플랫폼 '해피펫'은 서울 강동구와 함께 초·중·고교생을 대상으로 유기동물 봉사단 '포근하개'를 운영한다. /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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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기림 기자 = 매달 1만마리씩 발생하는 유기·유실동물을 줄이기 위해서는 입양프로세스와 관련규정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3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올 들어 8월까지 버려진 유기·유실동물 수는 8만68마리로, 월평균 1만마리를 훌쩍 뛰어넘었다. 지금 추세가 이어진다면 올해 전체 유기동물 수는 12만마리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에는 사상 처음으로 10만마리를 넘어서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이처럼 유기동물 발생이 계속 늘어나는 이유로 '누구나 손쉽게 반려동물을 입양할 수 있는 현행구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서울연구원의 '서울시 반려동물센터 도입방안'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50% 이상이 지인을 통해, 27%는 펫숍 등 동물판매업소, 7%는 인터넷구입으로 반려동물을 입양한다. 이 과정에서 어떤 허가나 서류도 필요 없다.
반면 유럽 및 북미지역에서는 이런 문제를 막기 위해 입양절차를 까다롭게 하고 있다. 독일의 일부 주는 시험을 치러야 동물을 입양할 수 있고, 키울 때 동물등록세 등 세금을 내야 한다. 미국도 로스앤젤레스, 시카고 등지에서는 유기동물 입양을 통해서만 반려동물을 키울 수 있게 하고 있다. 전문브리더에게 동물을 입양해야 하는 지역도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외국처럼 강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주장은 나온다. 그러나 반려동물 생산업 및 판매업 종사자 등의 입장도 있기 때문에 점진적인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는 데에 힘이 실린다. 우선적으로 동물을 입양하려는 사람들에게 관련교육을 의무적으로 듣게 하는 방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서울연구원에 따르면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들 중 '사육지식을 습득하지 않은 반려동물 보유자' 비율은 24%에 이른다. 반려동물의 소음이나 배변, 물림 등 문제행동을 견디지 못해 반려동물을 유기하는 사례가 많은 실정이다. 교육을 통해 관련정보를 알린다면 이같은 일은 줄어들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현재 유명무실하다는 평가를 받는 동물등록제 역시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 현행법상 월령 3개월 이상이 되면 지방자치단체에 등록해야 한다. 하지만 등록이 의무화된 반려견의 등록률은 33.5%에 불과한 것이 현실이다. 위반할 경우 최대 6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되지만 제대로 된 단속은 기대하기 힘든 실정이다.
등록되지 않은 반려동물은 유기 또는 유실될 경우 주인을 찾을 길이 없다. 설사 등록이 돼 있더라도 목걸이 등 외부인식표만 제거하면 주인을 찾을 방법이 없다. 내장형 마이크로칩을 의무화하자는 말이 나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러나 내장형 마이크로칩의 부작용 등을 우려하는 보호자들이 많아 이 역시 현실적이지 않다.
판매가능한 반려동물 나이가 등록가능 나이보다 낮은 것도 문제다. 이종배 자유한국당 의원은 동물등록 나이를 판매가능 나이인 '월령 2개월'로 통일하는 동물보호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
생산과 판매단계에서도 강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강아지공장 등 동물생산업은 최근 등록제에서 허가제로 변경되긴 했지만 여전히 이곳에서 태어나는 강아지, 고양이들은 셀 수 없이 많다. 동물보호단체들은 동물들이 위생상태나 동물복지 기준을 상당히 위반한 생산시설에서 태어난다고 지적한다.
중성화수술도 유기동물 감소 해결방안 중 하나다. 반려동물을 중성화하면 계획에 없던 새끼동물이 태어나지 않을 수 있고 혹시 유기·유실됐다고 해도 추가적인 번식을 막을 수 있다.
이외에도 동물담당인력을 늘리거나 유기행위에 대해 신고포상제도를 도입하는 방안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전진경 동물권단체 카라 상임이사는 "현행법상 동물을 버리는 것이나 쓰레기를 아무 곳에나 버리는 것과 똑같이 과태료가 부과된다"며 "동물유기를 학대행위로 규정해 처벌해야 하고, 개인의 책임을 강화함과 동시에 동물양육과 관련한 사회적 장치나 제도적 지원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lgir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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