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9.29 (일)

[2018국감]환경부 산하기관 직원, 학원강사 ‘투잡’으로 수천만원 수입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경향신문

외부 학원 강의에 나선 환경부 산하기관 직원의 프로필이 실려있는 관세사 자격증 대비 학원의 홈페이지 화면. | 송옥주 의원실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환경부 산하기관 직원이 학원 강사로 ‘투잡’을 하며 수천만원의 강의료를 받는 등 공공기관 직원들의 무분별한 외부 활동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22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환경부 산하기관 대상 국정감사에서 송옥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환경부 산하기관 직원들의 외부 활동 실태 자료를 공개했다.

한국환경산업기술원 직원들은 최근 10년간 평균 29회의 외부강의를 했으며, 평균 수수액은 615만원으로 조사됐다. 제일 많이 외부강의를 나간 직원은 256회의 강의를 나갔는데, 외부강의로 5944만원의 수입을 올렸다. 강의를 나간 곳들은 동남행정고시학원, 하우패스 등 관세사 자격증 대비 강의를 하는 학원이었다. 3170만원의 수입을 올린 FTA관세무역연구원이라는 곳도 기관명과는 달리 관세사 무역실무를 가르치는 사설 학원이었다. 송옥주 의원은 “네이버에서 이 분을 검색하면 강의 동영상이 나오며, 수험생을 대상으로 한 수험서도 판매한다”면서 “이중 취업”이라고 지적했다.

산하기관 직원들은 대학으로 출강을 하는 경우도 많았다. 환경산업기술원 직원들은 서울대, 한양대 등 14개 대학에 출강하면서 적게는 91만원 많게는 1150만원의 강의료를 받았으며, 일을 해야 할 평일 낮에도 강의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립생태원 직원들도 전국 51개 대학에 출강을 했는데, 총 수수액이 500만원을 넘은 직원이 23명이나 됐다. 송옥주 의원은 “환경산업기술원의 경우 환경성적표지 교육 등 본연의 업무를 하면서도 강의료를 받는 등 잘못된 관행이 이어져 왔다”고 비판했다.

한국환경공단의 경우에도 지난 10년 동안 직원들이 평균 20회 외부 강의을 나가서 527만원의 강의료를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공단에서 출강 횟수가 가장 많았던 3급 직원 주모씨는 2012년부터 2018년까지 161회에 걸쳐 2441만원을 받았는데 평일 낮 시간 강의를 2013년부터 하고 있었다. 가장 많은 강의료를 받은 2급 직원 유모씨는 2013년부터 2018년까지 105회에 걸쳐 8037만원을 각종 보고서 검토 명목으로 받았다.

외부강의를 나가려면 소속기관에 알리고 승인을 얻은 뒤 외부 강의를 해야하는데 사전 신고도 하지 않았다. 지난 4월 발표된 감사원 감사에서는 공단에서 직원 132명이 673회에 걸쳐 사전 신고도 하지 않고 외부강의에서 2억6000만원을 수령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산하기관장들은 “보고와 다르게 외부 활동을 한 사례들이 있었다”면서 “정확한 실태 파악을 해서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송옥주 의원은 “직원 한 사람이 외부강의로 수천만원씩 받은 것은 ‘투잡’을 뛰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면서 “업무 유관 기관에서 자문이나 강의를 하고 외부강의료를 받거나, 외부강의를 하면서 업무를 소홀히 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배문규 기자 sobbell@kyunghyang.com

▶ 경향신문 SNS [트위터] [페이스북]
[인기 무료만화 보기]
[카카오 친구맺기]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