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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3년간 반려동물 기내 반입 13만건…여전히 엇갈리는 반응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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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기준 1조8000억원으로 추산된 국내 반려동물시장이 오는 2020년이면 6억원 규모까지 성장할 것으로 농촌경제연구소가 예측한 가운데, 반려동물의 여객기 반입 건수도 최근 3년간 총 13만건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국내외 여행수요와 더불어 반려동물과 여행하는 이들도 늘지만, 이러한 상황을 반기지 않는 승객도 많아 항공사들의 적절한 대책이 요구된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간사 더불어민주당 윤관석 의원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현황에 따르면 2015년부터 올해 7월까지 반려동물 기내 반입은 12만9558건으로 나타났다.

연도별로는 △2015년 2만8182건 △2016년 3만3437건 △2017년 4만1343건으로 매년 증가했다. 올해는 7월말까지 기준 2만6596건이다. 연말이 지나면 지난해와 엇비슷할 것으로 예상된다.

같은 기간 대한항공은 총 5만3546건, 아시아나항공은 총 4만2665건, 이스타항공과 티웨이항공은 각각 1만3303건, 2만44건으로 집계됐다. 자체 집계를 하지 않는 항공사까지 더하면 반려동물의 기내 반입은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세계일보

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상관없음. 관세청 블로그 '행복한 관문'


◆반려동물의 기내 반입 증가 예상…항공사 규정은?

반려동물 기내 반입이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함께 여행하고자 하는 이들이라면 반드시 항공사 규정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항공사들에 따르면 규정상 기내 반입 동물은 반드시 케이지에 넣어 좌석 밑에 보관해야 하며 꺼내는 행위는 엄격히 금지된다.

대한항공은 생후 8주 이상의 개, 고양이, 애완용 새의 동반 탑승을 허용한다. 탑승객 1인당 기내 반입 1마리, 위탁수하물 2마리를 허가한다. 안정제나 수면제를 투여한 경우 체온과 혈압이 떨어져 위험할 수 있어 약물을 사용한 경우 운송이 불가하며, 불안정하고 공격적인 동물, 악취가 심하거나 건강하지 않은 동물, 수태한 암컷은 운송이 불가하다고 밝힌다.

반려동물과 운송용기의 총 무게가 7kg 초과 32kg 이하인 경우에는 위탁수하물로 탑재하게 되어있다.

반려동물이 크게 짖는 등 지속적으로 소음을 발생시켜 주위 승객의 안락한 여행을 방해할 것으로 예상되는 경우 운송이 거절될 수 있다고 공지하고 있다. 비행 중 반려동물이 소음을 발생시킨다면 해당 승객은 주변 사람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한 입마개 착용 등 승무원의 지시에 따라야 한다.

아시아나항공도 대한항공과 마찬가지로 개, 고양이, 애완용 새의 운송만 허락한다. 운송 가능한 동물 수도 똑같다. 케이지와 반려동물의 무게가 총 7kg 이하여야 하며, 안전 운항과 다른 이를 고려해 케이지에서 꺼내서는 안 된다.

◆“데려가고 싶다” vs “태우면 안 돼”

각종 여행 관련 커뮤니티에는 반려동물과의 여행을 고민하는 이들의 게시물도 볼 수 있다. 여행지에 데려가고 싶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다는 글도 올라온다. 반려동물을 남겨두고 가기가 어려운 탓에 가족여행을 가지 못했다는 네티즌도 있다.

지난 1월24일에는 김포를 출발해 제주로 향하던 아시아나 항공편에서 한 승객이 강아지를 안고 타겠다며 승무원과 승강이를 벌이면서 해당 항공편이 2시간 넘게 지연된 바 있다. 규정을 지키지 않아 다른 이들의 불편을 유발한 사례다.

극히 소수지만 상황이 이런 탓에 반려동물과의 동반 비행을 하는 이들을 보는 시선은 곱지만은 않다. 동물 알레르기 등이 있는 승객을 고려해야 하지 않겠냐며 가능하면 반려동물은 태우지 않아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반면, 반려동물과의 여행을 원하는 이들은 정당한 요금을 내고 탑승한 것이라면서, 항공사가 적절한 구역 배치를 해야 한다고 말한다. 일부 반려인들은 수송 부담에 따른 비용을 더 지불할 의향도 있다고 관련 게시물에서 주장했다.

◆“국내 항공사들의 정책 고민 필요” 의견

일각에서는 다른 나라 사례를 들며 국내 항공사의 정책 고민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이미 대한항공은 ‘SKYPETS’라는 반려동물 마일리지 제도를 운영, 적립에 따라 운송요금 할인이나 무료운송 등의 혜택을 주고 있지만 논의가 더 확대되어야 한다는 의미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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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국제공항 출국장에서 승객이 반려동물과 함께 탑승수속을 하고 있는 모습. 대한항공 제공


지난해 일본항공(JAL)은 반려견과 함께 떠나는 여행 상품을 내놓아 큰 호응을 얻었다. 당시 일본항공은 매주 금요일 도쿄 나리타공항을 떠나 가고시마 현으로 향하는 15만엔(약 151만원)짜리 상품을 내놓았는데, 폭발적인 관심으로 출시 한 시간 만에 표가 매진된 바 있다.

소식을 접한 해외의 많은 네티즌들은 “반려동물이 있는 사람들에게 큰 호응을 얻을 것” “홀로 남겨두고 떠나기 어려웠는데 기쁜 소식” “다른 항공사에서도 했으면 좋겠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2016년 5월, 전일본공수(ANA)도 반려견과 함께 떠나는 도쿄 나리타~홋카이도 구시로 노선의 상품을 출시한 바 있다. 성인 2명과 반려견 1마리의 여행비용은 22만엔(약 222만원)이었으며, 이틀 만에 예약이 완료될 만큼 많은 반려인들의 관심이 쏠렸다.

미국 JFK 케네디 공항도 지난해 동물 전용 터미널을 열어 화제가 됐다.

노아의 방주에서 착안해 터미널 이름을 ‘아크(Ark)’라고 붙였으며, 개와 고양이 그리고 말 등 입출국 검역을 기다리는 동물들이 스트레스를 받지 않게 각종 냉난방 장치와 풀장 등을 마련해 눈길을 끌었다. 다만, 예상치의 10% 수준에 불과한 수송량을 기록한 탓에 경영에 큰 어려움을 겪는다는 게 단점으로 전해졌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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