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남중국해를 둘러싼 미-중의 군사적 긴장이 고조돼온 가운데,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과 웨이펑허 중국 국방부장이 18일 만나 회담했다.
매티스 장관과 웨이 부장은 아세안 확대 국방장관 회의 참석차 방문한 싱가포르에서 만나 예정시간(30분)을 훌쩍 넘겨 90분 가까이 논의를 진행했다. 매티스 장관은 이번 회담을 “솔직했다”고 평가해, 이날 회담에서 서로 다른 입장을 확인했음을 시사했다. 두 장관은 회담 시작에 앞서 악수하는 장면을 언론에 공개했지만, 처음에 마주 보며 가벼운 웃음을 나눈 뒤로는 시종 굳은 표정으로 손을 잡은 채 카메라를 보면서 아무런 발언을 내놓지 않았다. 이날 양쪽은 새로운 합의를 도출하는 데도 실패했다.
다만, 미국 쪽에서는 최근 남중국해 군함 대치 등으로 고조됐던 미-중의 군사적 긴장이 이번 회담으로 관리 국면으로 접어들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랜들 슈라이버 미 국방부 아태 담당 차관보는 기자들에게 “이번 회담은 중국 쪽이 제안한 것이며, 이번 회담이 성사된 것은 중국이 안정적이고 정상적인 관계에 관심이 있다는 증거”라며 “우리가 바라는 것은 고위급 교류가 정상적으로 이뤄져, 서로의 의도를 잘 이해하고 의도하지 않은 사건을 막을 수 있도록 신뢰를 구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쪽 전문가들도 중국이 긴장을 억제하고 대화 체계를 작동시키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풀이했다. 웨이쭝유 푸단대 교수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중국도 중-미 관계가 충돌로 이어지거나 소통 채널이 사라지는 것을 원치 않는다”며 “동시에 중국은 미국과의 소통을 통해 중국에 대한 군사 제재와 남중국해에서 미국이 진행하는 ‘항행의 자유’ 훈련에 대한 우려와 불만을 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매티스 장관은 애초 이달 중순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는 2차 미-중 외교·안보 대화에 참석해 웨이 부장을 만날 예정이었으나 불발됐다. 이와 관련해, 미국 쪽은 “중국이 ‘중국 관료는 매티스 장관을 만나지 않을 것’이라고 통보했기 때문”이라고 밝혔지만, 중국 쪽은 “미국이 연기를 희망했다”며 엇갈리는 해명을 내놓은 바 있다.
베이징/김외현 특파원 osca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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