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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소득주도성장 부작용 충분히 인지"…이 총리의 고백(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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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100분 토론 출연…"대통령도 최저임금 인상에 대해 어려운 고백했다"

"노동 질 높이는 정책이 고용의 양에 타격"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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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이낙연 국무총리는 17일 "소득주도성장의 일부 부작용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고 고백했다. 올해 들어 신규 취업자가 매달 10만명을 밑도는 등 정부 정책이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자 이 총리도 결국 고개를 숙인 셈이다.

이 총리는 이날 새벽 방송된 MBC 100분토론 800회 특집에 출연해 '소득주도성장이 최저임금 인상과 같이 맞물려 훨씬 더 부작용이 커졌다'는 사회자의 지적에 이 같이 답하면서 "최저임금인상의 속도조절은 이미 시작됐다"고 언급했다.

이는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7월 "2020년까지 시급 1만원을 돌파하겠다는 약속을 이행하기 어렵게 됐다"고 밝힌 것과 같은 맥락이다. 이 총리는 "대통령께서 최저임금 인상에 대해 이미 참 어려운 고백을 했다"고 평가하면서 "우리 경제가 얼마나 감당할 수 있을 것이냐, 이런 걸 면밀히 봐 가면서 시장이 받아들일 수 있는 그런 척도로 가고자 한다"고 말해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이 어려워졌음을 인정했다.

특히 경제분야 총평해 달라는 사회자의 요구에 "반도체에 너무 편중돼 있긴 하지만 수출은 여전히 견조하지만 투자와 고용은 부진하다"고 진단하면서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등 노동의 질을 높이려는 정책들이 한꺼번에 취해지다보니 고용의 양에서 타격을 받은 것은 사실"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어 "한계에 놓여져 있는 사람들, 아주 저임금의 알바생들이라든가 최저임금을 직접 지불해야 되는 자영업자나 소상공인들은 분명히 고통이 커지고 있다"고 부연했다.

다만 "최저임금 인상이 만악의 근원인 것처럼 말하는 것은 꼭 정확한 것은 아니다"면서 소득주도성장의 핵심을 폐기할 생각이 없음을 드러냈다. 그는 "상용 근로자가 늘고 있다는 점에서 고용의 질이 좋아지고 있다고 볼 수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근로시간 단축의 문제에 대해서는 "일단 연말까지를 목표로 두고 있지만 노사정 대화를 거치는 것이 더 바람직하기 때문에 조금 더 노사정 대화의 시간이 들어가게 될지는 모르겠다"면서 "우선 예외업종을 특성에 맞게 세밀하게 찾아내고 유연성을 좀 더 늘려 드리는 것, 이른바 탄력근로시간제의 적용기간을 빨리 노사 양측의 동의를 얻어서 입법화하고 시행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저임금과 혹사 위에 경제성장을 이루는 그 시대는 이제 끝나야 되는 것 아니냐"면서 "다만 이 변화의 과정에 고통을 당하시고 또 충격을 받으시는 분들의 고통과 충격은 완화해드리는 게 정부의 책무"라고 말했다. "다음주에 일자리와 관련한 특단의 대책이 나올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총리는 부동산시장이 여전히 불안한 상황에 대해서는 "부동산을 사면 이득이 된다는 믿음을 깨야한다"면서 "할 수만 있다면 그동안 많이 올랐던 데는 좀 내렸으면 좋겠다 생각을 한다"고 의견을 피력했다. 그는 "다수 국민의 상실감을 드릴 만큼의 부동산가격의 급등락은 안정시키는 것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면서 "안정도 상향이 아니라 그동안 많이 오른 곳은 조금 내리는 선에서의 안정이 더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이 총리는 '각종 대책에서 보였듯 정부에 대한 신뢰가 부족하다'는 패널참석자의 발언에 "신뢰가 있어야 미래를 예측할 수 있고 투자를 포함한 기업경영의 계획을 세울 수 있다"면서 "그 점은 정부가 좀 더 훨씬 더 많이 노력해야 될 분야"라고 솔직히 밝혔다.

이 총리는 최근 남북화해무드가 조성되는 상황에서 판문점선언 비준이 난항을 겪는 것과 관련해 "객관적으로 볼때 2차 북미정상회담이 큰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그때 큰 진전이 있다면 비준이 좀 더 용이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의견을 피력했다.

논란이 되고 있는 가짜뉴스 엄단에 대해서는 확실한 실행 의지를 밝혔다. 이 총리는 "가짜뉴스는 뉴스가 아니라 조작된 정보, 조작된 허위 정보"라고 단언했다. 그는 베트남 국가주석 장례식에서 작성한 방명록을 예로 들면서 "호치민 주석 거소에서 저의 감상을 방명록에 썼는데 그때 제가 쓴 '주석님'이 북한의 주석을 말한 것이다 라고 둔갑한 뉴스가 나왔다"며 "그것이 표현의 자유냐. 그것은 엄정하게 구분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총리는 '문재인 정부의 국정운영에 점수를 매겨달라'는 사회자의 질문에는 "정부의 국정운영에 65점 정도 주고 싶다"면서 "대통령님과 비슷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세종=최일권 기자 ig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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