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심적 병역거부’ 백종건 변호사, 올해도 ‘변호사 등록’ 거부돼

양심적 병역거부 관련 경향신문 자료사진.

종교 및 평화적 신념 등에 따른 양심적 병역거부로 수감 생활을 한 백종건 변호사(34)의 변호사 등록신청이 또 다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지난해와 달리 헌법재판소가 양심적 병역거부자의 대체복무를 두지 않은 병역법 조항이 헌법에 어긋난다고 결정했지만, 대한변호사협회는 변호사법 조항을 근거로 등록신청을 거부했다.

대한변협은 16일 “등록심사위원회는 변호사법에 따라 병역법 위반으로 실형을 선고 받은 백 변호사의 변호사 등록신청을 다시 한 번 거부했다”고 밝혔다.

‘여호와의 증인’ 신도인 백 변호사는 종교적인 신념에 따라 입영을 거부해 병역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고, 2016년 3월 대법원에서 징역 1년6월의 실형을 확정 받았다. 변호사 등록이 취소됐던 백 변호사는 지난해 5월 출소한 뒤 재등록을 신청했지만 대한변협은 변호사법에 따라 지난해 10월 재등록을 거부했다. 변호사법은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 받고 5년이 지나지 않으면 ‘변호사 결격사유’로 보고 등록을 제한할 수 있도록 규정한다.

백 변호사는 지난 6월 헌재가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의 대체복무제를 규정하지 않은 병역법 조항을 헌법불합치로 결정한 뒤 대한변협에 재등록 신청을 다시 했다. 이에 대해 대한변협은 “등록심사위원 9명 중 5명이 격론 끝에 실정법인 변호사법을 준수해야 한다는 점을 들어 등록거부의견을 냈고, 이에 따라 등록거부결정을 한 것”이라고 했다.

대한변협은 이러한 등록거부 결정의 배경이 된 변호사법 개정을 국회에 요구했다. 대한변협은 “헌재의 헌법불합치 결정 이후 대체복무제 도입을 위한 논의를 조속히 시작하도록 촉구한 바 있다”면서 “이번 백 변호사에 대한 등록거부결정 같은 사례가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국회의 조속한 법 개정을 다시 한 번 촉구한다”고 밝혔다.

박광연 기자 lightyea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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