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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1 (금)

유치원 비리에 고개 숙인 한유총 "죄송...정부도 문제" 일각선 탈퇴 움직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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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이사장 사임, 비대위 구성


ㆍ“정부가 건의 묵살” 불만도
ㆍ일부 유치원 “연합회 탈퇴”



경향신문

16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에서 열린 한국유치원총연합회 비상대책위원회 기자회견에서 이덕선 비대위원장이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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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립유치원 모임인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이 결국 고개를 숙였다. 16일 기자회견을 열고 “깊이 반성하겠다”고 사과한 것이다. 비리유치원 명단 공개로 여론이 갈수록 나빠지자 ‘무대응’으로 일관하던 태도를 바꿨지만 유치원들이 비리집단으로 몰리는 것에 대해서는 불만을 숨기지 않았고, ‘정부탓’이라는 시각도 여전했다.

한유총 비상대책위원회는 16일 수원시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에서 전국 사립유치원 원장 200여명이 모인 가운데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이유를 막론하고 학부모님들께 큰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고 밝혔다. 한유총은 이날 오전 최정혜 이사장이 사임하면서 이사회를 열고 비대위를 구성했다. 이덕선 비대위원장(한국유아정책포럼 회장)은 “이번 일을 계기로 깊이 반성하면서 유아교육을 한 단계 발전시키겠다”며 사과했다. 지난 5일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이 개최한 사립유치원 비리 근절 대책 토론회에서 ‘실력행사’로 행사 진행을 막던 모습과는 정반대였다.

하지만 한유총 측은 ‘모든 사립유치원이 비리 집단으로 매도되는 것은 억울하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이 위원장은 “누리과정비는 유아교육법에 따라 학부모에게 직접 지원되는 것인데, 학부모에게 직접 주도록 교육부에 요청했지만 아직 시행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위원장은 “재무회계규칙과 관련해서는 10여 년간 사립유치원에 맞게 개정해달라고 정부와 정치권에 수차례 건의했지만 이뤄지지 않았다”고 했다.

비대위는 “이번 사태에 우리 운영자들의 책임도 있다”고 인정했다. 그러면서도 비리 유치원 명단을 공개한 박 의원을 상대로 법적 대응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한유총에는 여론과 정부에 불만을 품은 ‘강경파’들이 여전히 많으며, 당초 청와대 부근에서 항의성 집회를 열려다가 취소하고 오후에 사과 기자회견을 하기까지 내부에서 격론이 오갔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유총 관계자는 “일을 추진하는 속도나 방식에서 회원들의 불만이 있었다. 최정혜 이사장이 수용해 사퇴하신 것”이라며 “명단에 없다고 강 건너 불 구경할 일이 아닌만큼 한유총이 문제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한유총이 오히려 악화된 여론에 기름을 붓자 일선 유치원들 사이에서 탈퇴 움직임도 일고 있다. 경기도의 한 사립유치원은 이날 오후 “연합회를 탈퇴한다”는 안내문을 냈다. 박 의원이 공개한 비리 유치원 명단에 이름이 올라 있었던 곳이다. 유치원 측은 “회계질서를 문란하게 한 점에 대해 진심으로 죄송합니다”라면서 한유총에서 탈퇴한다고 알렸다.

노도현 기자 hyun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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