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오후, 1년 전 허리 수술을 해 거동이 불편한 김희연(오른쪽) 할머니가 군위군 배달도우미 김순자씨의 도움을 받아 장을 보고 있다. 권성우기자 ksw1617@hankookilbo.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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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전에 허리 수술을 해서 장보기는 엄두도 못 냈는데, 배달도우미 덕분에 장날이 기다려집니다. 너무 고맙습니데이!”
15일 오후, 군위군 의흥면에 있는 의흥 시장에서 만난 김희연(80) 할머니. 그의 곁에는 노란 조끼를 입은 배달도우미 김순자(66)씨가 카트를 끌고 장보기를 돕고 있었다. 김 할머니는 “배달도우미들이 집까지 배달해준다는 이야기에 장을 보러 나왔다”면서 “군에서 노인들을 위해서 정말 좋은 아이디어를 낸 것 같다”면서 엄지를 치켜들었다. 배달을 돕던 김 씨는 “보통 어르신들도 시장에서 500미터 떨어진 버스정류장까지 가는데도 짐이 무거워 5~6번씩을 쉰다”면서 “어르신들이 고맙다면서 두 손을 꼭 잡아주면 피로가 싹 달아난다”면서 환하게 웃었다.
경북 군위군에서는 군위전통시장과 의흥시장에 각각 5월과 9월부터 배달도우미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5명의 배달도우미가 시장에 자리 잡은 직소민원실에 대기하고 있다가 도우미 전용 카트기를 끌고 장을 보러 나온 어르신들의 시장 쇼핑을 돕는다. 의흥시장에서 종묘상을 운영하고 있는 이경숙(67)씨는 “장을 보는 어르신들은 물론이고 상인들도 너무 좋아한다”면서 “한 마디로 인기폭발이다”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야채상을 하고 있는 이분이(62)씨는 “배추나, 알타리, 무 같은 무거운 채소를 사는 어르신들이 있으면 곧장 배달도우미에게 도움을 청한다”면서 “배달도우미 덕에 시장에 훨씬 더 활기가 돈다”고 말했다.
배달도우미는 어르신뿐 아니라 인근 상인들에게도 인기다. 의흥 면사무소 앞에서 식당을 운용하는 성순애(60)씨는 배달도우미 덕분에 채소를 시장에서 구입하게 됐다. 성씨는 “예전엔 차량을 이용해 읍까지 나가서 식자재 마트를 이용했는데, 지금은 도우미분들 덕분에 의흥 시장에서 채소를 사온다”고 말했다.
김장철이 닥치면 배달도우미들이 더 바빠질 전망이다. 배달도우미 이대자(67)씨는 “장날에는 오전에만 1만보 이상 걷는데, 김장철에는 훨씬 더 많이 걸을 것 같다”면서 “힘들겠지만 어떤 일보다 보람이 크기 때문에 잘해낼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군위군에서는 오는 12월에 군위전통시장과 의흥시장에서 활동할 배달도우미를 뽑는다. 활동 기간은 1년이며 근무시간은 오전8시부터 오후 5시까지다. 김동권 군위군 경제과장은 “어르신들이 많은 지역이라 배달도우미가 시장 경제 활성화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면서 “향후 다양한 분야에서 어르신들이 바깥출입과 경제활동을 돕는 참신한 아이디어를 낼 것”이라고 밝혔다.
권성우기자 ksw161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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