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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2 (토)

靑 게시판에 ‘김포맘카페 사건’ 신상 유포자들 처벌 촉구 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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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사진=김포 맘카페


동아일보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및 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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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 학대 의심을 받고 인터넷에 신상이 유포된 30대 어린이집 교사의 투신 사건과 관련, ‘김포 맘카페’를 통해 신성털기에 나섰던 사람들을 처벌해달라는 목소리가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 빗발치고 있다.

15일 경기 김포경찰서에 따르면, 어린이집 보육교사 A 씨(38)는 13일 오전 2시 50분경 김포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내가 짊어지고 갈 테니 여기서 마무리됐으면 좋겠다. 어린이집과 교사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해 달라. 미안하다’라고 적힌 유서 등을 토대로 A 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A 씨는 최근 아동 학대 의심을 받았다. A 씨가 일했던 어린이집 원생의 이모라고 주장한 B 씨는 지난 11일 김포 지역 맘카페에 “10명의 사람들에게 들었다”면서 A 씨가 자신의 조카를 밀어 나뒹구러졌음에도 돗자리 흙 털기에만 신경을 썼다는 주장을 썼다. B 씨는 어린이집의 실명을 공개했고, 이후 온라인에는 A 씨의 신상명세가 공개되고, 어린이집에 항의전화가 빗발쳤다.

같은 날 인천 서부경찰서는 인천의 한 어린이집 행사에서 A 씨가 원생 1명을 밀쳤다는 내용의 신고를 접수했으나, 당시 조사가 시작되지 않아 학대 여부는 확인되지 않은 상태였다.

그러나 김포맘 카페에서는 A 씨에 대한 신상털기가 시작됐고, A 씨는 이틀 후 유서를 남기고 숨진 채 발견됐다.

많은 시민들은 ‘김포 맘카페’ 일부 회원들이 도 넘은 신상털기와 마녀사냥을 저질렀다고 분노했다. 15일과 16일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청원 및 제안’ 게시판에는 이들에 대한 처벌을 촉구하는 글들이 올라왔다.

한 청원인은 ‘김포 어린이집 교사를 숨지게 한 맘카페 당사자들 처벌해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어린이집에 아이를 보내는 학부모로서 사건의 소식을 접하고 안타까움을 금할 길이 없다. 직접 당사자가 눈으로 목격한 것도 아니고 ‘카더라’에 근거해 확실하지 않은 게시글로 한 사람의 생명이 졌다. 여론으로 인한 인격 살인이 실제 살인으로 이어진 대표적인 범죄다. 힘든 교사에게 심적으로 부담을 줘서 죽음으로 내몬 맘 카페 당사자들 사과로 끝날 일이 아니다. 철저하게 조사하여 엄벌해달라”라고 주문했다.

또 다른 청원인은 ‘아동학대로 오해받던 보육교사가 자살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그는 “견학지에서 아동학대로 오해받던 교사가 지역 맘카페의 마녀사냥을 견디지 못하고 자살했다. 사실상 아동학대도 아니였고 부모님과 오해도 풀었으나 신상털기 악성댓글로 인해 목숨을 버렸다. 정작 해당카페는 고인에 대한 사과나 사건에 대한 반성 없이 관련글이 올라오면 삭제하기 바쁘고 글 작성자를 강퇴하고 있다. 억울하게 생을 마감한 보육교사의 억울함을 풀어달라”라고 호소했다. 15일 게재된 해당 청원글은 16일 오후 3시 54분 기준, 5만3436명의 동의를 받았다.

이밖에도 ‘김포 맘카페 사건을 수사해달라’, ‘카페 폐쇄 및 처벌을 요구한다’ 등의 청원글이 게재됐다.

이에 해당 맘카페 매니저는 15일 공지사항을 통해 “이번 사건의 이모님이 글을 올렸을 때 저희는 그 글을 불량 게시글로 처리했다. 어린이집 이름을 드러내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했고, 3자이기에 확인된 경우 아이의 엄마가 글을 올리는 것은 허용하겠다 했다. 그랬더니 저희는 아동학대를 방치하는 어린이집과 내통한 파렴치한 사람들이라고 비난 받았다”라고 말했다.

이어 “선생님께서 그만 돌이킬 수 없는 선택을 하셨다. 그리고 지역맘카페는 맘충들의 모임이 되고 급기야 이모분에 대한 신상털기가 진행되고 있다. 우리 회원들의 프로필 사진이 공개되고 댓글들이 공개되고. 어찌해야 할까. 아이가 아픈게 싫었고 누군가 살인자로 몰리는 걸 모른 채 할 수도 없는 저희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저는 그 이모님마저도 극단적인 방법을 택하실까 두려웠다”라며 추모 글을 삭제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추모 글은 막지 않겠다. 다만 비난과 원망과 분노가 아닌 추모로만 가득차길 바란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고 했다.

김은향 동아닷컴 기자 eunhy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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