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지지율 첫 10%대]
TK 8%P 빠져… 전국 평균보다 낮아
개헌저지선 지켜준 PK서도 22%
與 “한자릿수도 각오해야할 상황”… 국힘 지지율은 2%P 올라 32%
윤석열 대통령이 31일 경기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2024 대한민국 소상공인대회 개막식에 참석해 축사를 위해 단상으로 이동하고 있다. 2024.10.31.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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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적 보수 지지층마저 사실상 윤석열 대통령을 손절한 것으로밖에 해석이 안 된다.”
1일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직무수행 긍정 평가가 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20%대가 붕괴된 19%로 나타나자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의 공천 개입 의혹 육성 녹취 공개 후폭풍 속에 보수 핵심 지지 기반이 통째로 흔들리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대구·경북(TK)과 부산·울산·경남(PK) 등 영남, 국민의힘 지지층, 60대 이상 등 윤 대통령의 지지율을 뒷받침했던 보수 핵심 지지층의 민심 이반 현상이 심각해지는 것으로 확인되면서 이후 지지율 하락세가 더 가팔라질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 보수 핵심 지지층 이탈 뚜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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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의 국정 지지도는 4월 3주 이후 줄곧 20%대의 낮은 수치를 보여 왔지만 10%대로 집계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윤 대통령의 직무수행에 부정 평가를 내린 응답자들은 첫 번째 이유로 김건희 여사 문제(17%)를 꼽았다. 체감 경기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경제·민생·물가(14%)보다 김 여사 문제를 윤 대통령의 부정 평가 핵심으로 본 것이다. 김 여사 문제는 직전 주(15%) 조사부터 부정 평가 첫 번째 이유에 올랐다.
특히 이날 여당 의원들은 보수 지지의 최후 보루로 꼽히던 TK, PK 등 영남지역의 지지율마저 붕괴된 것에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TK의 윤 대통령 긍정 평가는 18%로 전국 평균 19%보다도 낮았다. 직전 주(26%)와 비교하면 8%포인트 하락했다. TK에서 10%대 지지율을 나타낸 것도 윤 대통령 취임 이후 처음이다. 여당의 총선 참패 뒤 조사(4월 26일) 때 지지율인 25%보다도 낮다. 지난 총선 여당의 참패 속에서도 그나마 108석을 확보하며 개헌 저지선을 유지하는 핵심 기반이 돼 줬던 PK의 긍정 평가 역시 전주보다 5%포인트 하락한 22%로 서울(22%)과 같은 수준이었다.
60대의 윤 대통령 긍정 평가는 24%, 보수층의 긍정 평가는 33%로 여당 핵심 지지 기반이 전방위적으로 이탈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도 윤 대통령 국정수행 긍정 평가가 2주 전 56%에서 지난주 48%로 하락한 뒤 이번 주 44%까지 내려앉았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추세로 봤을 땐 한 자릿수 지지율도 각오해야 하는 상황이다. 심리적 탄핵 수준으로 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40대의 경우 긍정 평가가 9%로 전주(6%)에 이어 여전히 한 자릿수를 기록했다.
이번 여론조사에는 윤 대통령과 명 씨의 육성 녹취 여파가 일부만 반영됐다. 조사는 10월 29∼31일 진행됐고, 녹취는 31일에 공개됐기 때문이다. 갤럽은 “음성 녹음파일 공개 반향은 차후 드러날 것”이라고 했다.
● 여당 의원들 “체감 지지율 더 낮아”
여당 의원들은 “체감 지지율은 더 낮다”고 목소리를 모으고 있다. 대구의 한 여당 의원은 “대통령실의 해명이 국민들이 납득할 수준이 되지 않는다는 게 지역 여론”이라고 말했다. 부산의 여당 의원도 “지역구에 가면 ‘너네 정말 김 여사 때문에 이재명 대표에게 정권을 바칠 거냐’고 하는데, 용산 입만 바라보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토로했다.
윤 대통령 지지율 하락세와 달리 국민의힘 정당 지지도는 32%로 직전 주(30%)보다 2%포인트 올랐다. 대구·경북(53%)과 보수층(69%)은 국민의힘 지지율이 윤 대통령의 국정수행 긍정 평가 비율보다 크게 높았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용산과 여당을 향한 대중적 판단이 이미 선 것 같다”고 해석했다. 쇄신을 요구하는 여당 지도부에 힘을 실었다는 취지다. 반면 친윤(친윤석열) 진영의 한 의원은 “이재명 대표가 싫은 사람들이 국민의힘을 지지한 것이지, 한동훈 대표 때문만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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