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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5 (화)

SNS 화장품 광고, 분장으로 구매자 우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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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SNS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배우·모델 구인구직 커뮤니티. 화장품 판매업체들이 SNS 광고를 위해 트러블, 홍조 등 피부 화장이 가능한 메이크업 아티스트를 모집하고 있다. 누리꾼들은 분장을 하곤 마치 효과가 있는 것처럼 광고를 하는 건 소비자들을 우롱하는 행위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사진 =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지난 15일 2016년부터 올해 9월까지 소셜미디어에서 허위·과장 광고 적발 사례가 1909건에 이른다고 발표한 가운데 SNS의 화장품 광고가 '짜고 치는 고스톱'이라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모델·배우 구인구직 사이트에서 트러블 분장이 가능한 아티스트를 찾는다는 게시글이 발견됐기 때문.

최근 소비자들이 SNS에서 화장품 광고, 사용 후기 등을 검색한 후에 제품을 구매하는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이와 함께 화장품 기능의 허위·과장 광고에 속아 구매했다가 부작용으로 고통 받는 소비자들도 늘어나고 있다.

일반적으로 SNS 화장품 광고는 셀럽들이 자신의 팔로워들에게 직접 화장품의 효능을 확인했다며 추천하는 개인 체험 방식으로 광고를 한다.

최근에는 형태가 변해 일반인들을 전면에 내세운 광고가 늘어나고 있다. 대부분 '광고를 못 믿으니 내가 직접 체험해봤다', '몇 주간 사용해보니 이런 변화를 경험했다'는 Before/After 형식으로 내용을 구성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소비자들이 자신과 비슷한 위치에 있다고 생각하는 일반인들의 광고를 보고 혹해 구매하는 경우가 많다고 봤다.

이런 가운데 모델·배우 구인구직 사이트에서 SNS광고에 참가할 특수분장사를 모집하는 글이 발견돼 주목된다. 해당 사이트에서 '여드름'이라는 검색어를 치면 "SNS광고, 홍조와 트러블 등 피부 표현해주실 '특수분장사'님을 찾습니다" "트러블 분장이 가능하신 메이크업 아티스트 분을 모십니다" 같은 게시글을 발견할 수 있다.

특히 글은 "SNS 광고 촬영 시 홍조와 진행성 여드름, 여드름 흉터 분장해주실 분장사 스텝분을 찾습니다" "특수 분장으로 얼굴 여드름을 표현해주시면 됩니다"와 같은 내용을 포함하고 있어 소비자들에게 광고가 조작되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불러일으킨다.

한 누리꾼은 "SNS 화장품 광고가 대개 화장품 사용 후 변화 과정을 보여주는데, 이 게시글에 따르면 여드름이 없는 모델들은 있는 것처럼 분장하고 촬영을 하는 것"이라며 "1주차엔 여드름 심각, 2주차엔 여드름 조금 개선, 3주차엔 여드름 거의 개선, 4주차엔 고민 해결이라는 방식으로 광고를 구성하는 것 같은데 이는 명백히 소비자를 우롱하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최근 SNS에서 화장품을 구매한 대학생 이 모씨(25)는 큰 낭패를 봤다고 밝혔다. '트러블을 개선시켜주는 효과가 있다'는 광고를 믿고 샀지만 쓰면 쓸수록 트러블이 더 심각해졌기 때문. 검진 차 방문한 피부과에서는 피부에 치명적인 성분이 들어 있다는 말과 함께 해당 화장품 사용 중단 진단을 받았다. 판매업체 측에 문의했지만 반품·환불 기간이 지났다며 나몰라라 반응을 보였다.

이씨는 "알아봤더니 해당 제품 광고가 임상실험 기준도 애매하고 모집단이 너무 적더라"며 "20명으로 임상실험 통과했다는 문구를 내세우다니 이 정도면 말장난"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런 상황에서 내가 본 화장품 광고 속 일반인이 판매 측이 구인한 사람이라는 걸 알게 되니 답답한 심정"이라고 덧붙였다.

뷰티스토어 관계자는 "사람마다 피부 타입이 달라 반응도 다를 수밖에 없다"며 "판매 측에선 소수가 피해를 입었다고 과대·허위 광고 취급을 해 오명을 쓰는 건 억울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그는 "다만 일부 판매업자들이 광고 속에서 분장으로 사람을 속이는 행위는 분명 소비자들을 기만하는 행위"라고 말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달 인스타그램과 유튜브, 트위터 등 SNS를 통한 허위·과장 광고에 대한 조사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누리꾼들은 "소비자를 상대로 분장 등을 통해 속이는 SNS 화장품 판매업자들을 꼭 잡아달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디지털뉴스국 문성주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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