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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2 (토)

'문재인 공산주의자' 고영주 2심서도 배상 판결…법원 "위자료 천만원 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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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흥적 발언 판단 위자료 감액

같은 사안 형사 재판에서는 무죄

아시아투데이

허위사실을 주장해 문재인 대통령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된 고영주 전 방송문화진흥위원회 이사장이 23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1심 선고 공판에서 무죄를 선고받고 법원 청사를 나서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연합



아시아투데이 황의중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을 ‘공산주의자’라고 공개 석상에서 비판한 고영주 전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이 민사소송의 항소심에서도 위자료를 물어주라는 판결을 받았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항소7부(김은성 부장판사)는 16일 문 대통령이 2015년 고 전 이사장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 소송의 항소심에서 고 전 이사장에게 “1000만원의 위자료를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고 전 이사장이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형사 사건의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것과 달리 민사소송에서는 배상책임이 인정됐다.

재판부는 “우리 현실에서 ‘공산주의’ 표현이 갖는 부정적 의미에 비춰 볼 때 원고가 아무리 공적 존재라 하더라도 지나치게 감정적·모멸적인 언사까지 표현의 자유로 인정할 순 없다”며 “피고가 그런 모멸적인 언사로 원고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한 점에 대해선 손해배상책임을 진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위자료 산정 근거에 대해선 “피고가 원고에게 그 어떤 미안하다는 표현도 하지 않지만, 제대로 정리 안 된 생각을 즉흥적으로 말로 전달하는 과정에서 나왔다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2심에서 인정된 1000만원은 1심이 인정한 3000만원보다 대폭 줄어든 금액이다.

고 전 이사장은 2013년 1월 보수 진영 시민단체의 신년하례회에서 전 민주통합당 18대 대선 후보였던 문 대통령을 가리켜 “문 후보는 공산주의자이고, 이 사람이 대통령이 되면 우리나라가 적화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확신하고 있었다”고 발언했다.

문 대통령은 이에 “합리적 근거 없는 발언으로 사회적 평가가 심각히 침해됐다”며 2015년 1억원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고 전 이사장은 문 대통령의 명예훼손 혐의로도 기소됐지만 지난 8월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당시 재판부는 “사회적으로 이론의 여지 없이 받아들일 만한 자유민주주의나 공산주의 개념이 있는지 의문”이라며 “‘공산주의자’라는 표현이 부정적 의미를 갖는 ‘사실 적시’였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처럼 동일한 사실관계를 두고 형사와 민사 사건의 결론이 다른 것은 규율의 근거가 되는 법률의 이념과 목적, 재판의 쟁점과 법리가 다르기 때문이다.

형사재판은 고의범 처벌을, 민사재판 손해배상 소송은 피해 회복 등을 중점으로 추구한다는 점에서 각각 법리 적용·판단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 법조계의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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