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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2 (토)

한글본 '정리의궤' 200여 년만에 수원에서 재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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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수원=김춘성 기자] [수원시, 국내 최초 佛 국립도서관 소장 정리의궤 13책 복제본 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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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국립도서관과 국립동양어대학 언어문명도서관이 소장한 한글본 '정리의궤'(整理儀軌) 13책 복제본이 국내 최초로 제작됐다.

2016년 7월 언론보도로 한글본 '정리의궤'가 알려진 직후부터 활용방안을 모색해온 수원시가 실무진과 전문가의 2차례 방문 등 1년 여 협의 끝에 2년 3개월 만에 국내 최초 복제본 제작이라는 결실을 거둔 것이다.

수원시는 프랑스 국립도서관이 소장한 채색본 1책과 프랑스 국립동양어대학 언어문명도서관이 소장한 12책의 복제를 최근 완료하고 오는 17일 시청에서 결과보고회를 열고 완성품을 공개한다고 16일 밝혔다.

한글본 '정리의궤'(원이름은 ‘뎡니의궤’)는 ‘현륭원 의궤’, ‘원행을묘정리의궤’, ‘화성성역의궤’ 등을 한글로 종합 정리한 의궤로 국내에는 없는 판본이다.

현존 한글의궤 중 가장 이른 연대의 의궤로 추정되며 총 48책 중 13책만 현존하고 12책이 프랑스 국립동양어대학 언어문명도서관에 있다.

프랑스 국립도서관이 소장한 채색본 '정리의궤(성역도) 39'는 화성행궁도 등 수원화성 주요 시설물과 행사 관련 채색 그림 43장, 한글로 적은 축성(築城) 주요일지 12장 등 총 55장으로 구성돼 있다.

'정리의궤(성역도) 39'에는 '화성성역의궤'에는 없는 봉수당도, 당낙당도, 복내당도, 유여택도, 낙남헌도, 동장대시열도 등이 수록돼 있어 가치가 크다.

왕실의 기록문화뿐 아니라 당시 한글 언어생활까지 알아볼 수 있는 활용도 높은 문헌이다.

프랑스가 소장한 한글본 '정리의궤'는 한국의 첫 번째 프랑스 외교관이었던 빅토르 꼴랭 드 쁠랑시의 수집품으로 12책은 국립동양어대학에 기증했지만 채색본은 어느 시점에 경매상을 거쳐 프랑스 국립도서관이 구입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시에 따르면 정조시대 연구와 수원화성 복원 기초자료로 '정리의궤'가 꼭 필요했던 수원시는 정리의궤 활용 기본계획을 세우고 자료 확보에 공을 들였다.

문화재청·국외소재문화재단과 긴밀한 협조체제를 구축해 조심스럽게 접근 2017년 2월 수원시 실무진과 전문가가 프랑스를 방문 한글본 '정리의궤' 활용 방안을 협의했다.

시는 대여를 추진했지만 프랑스 측은 해외 대여는 할 수 없다는 입장이 맞서 대여 대신 사진 촬영을 통한 복제본을 제작하는 것으로 협의 된 것.

이후 시는 1년여 동안 프랑스 국립도서관·국립동양어대학 관계자와 수십 차례 전자우편을 주고 받으며 세부 사항을 조율 마침내 올 5월 13일부터 현지에서 사진 촬영, 색 감수, 실측 등이 이뤄졌다.

수원시는 복제본은 수원화성박물관과 화성사업소에 이관돼 전시되고 수원화성 복원 자료로 활용할 예정이며 촬영 원본은 프랑스 측과 공유 역사 자료로 활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염태영 시장은 “정조 시대와 수원화성 연구에 큰 힘이 될 한글본 정리의궤가 우리 시의 적극적인 노력으로 발견되고 복제돼 기쁘다”면서 “한글본 정리의궤가 문화콘텐츠로 활용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한글본 '정리의궤' 복제본은 오는 18일부터 12월 16일까지 수원화성박물관 특별기획전 '수원의 궁궐, 화성행궁'에 전시된다.

수원화성박물관은 전시 개막에 앞서 18일 오후 2시 영상교육실에서 국립동양어대학 언어문명도서관 학술 총책임자 벤자민 기샤르와 아시아학술담당 솔린느 러쉬세를 초청 강연회를 연다.

수원=김춘성 기자 kesi@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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