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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9 (일)

"신뢰 만으론 부족" 직장인에게 필요한 설득의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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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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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사하고 싶으세요? : 유재천 코치의 직장인을 위한 전 상서-21] "늘 저런 식이야.", "말이 안 통해." 상사 설득에 몇 번이나 실패했을 때 한숨과 함께 입에서 터져나오는 익숙한 소리다. 나름대로 열심히 준비했는데 부족하다는 핀잔을 듣고 설득에 실패한다. 처음에는 실패할 수 있다. 그러나 실패가 몇 번 반복되면 설득의 과정보다는 상사 탓을 하게 된다. 여러 번 마주했을 법한 이 상황에는 무엇이 좋은 해결책일까.

과거에는 상사의 스타일을 세심하게 파악하고 취향을 만족시키면서 설득하는 방법을 많이 사용했다. 하지만 이 방법은 성공 확률이 높지 않다. 시간이 오래 걸리고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다. 대상자가 바뀌면 다시 시간이라는 중요한 자원이 요구된다. 자신이 소모해야 하는 에너지도 더 많고 스트레스를 동반하기도 한다. 때로는 다른 동료들의 시기를 감당해야 한다.

누군가를 설득하는 좋은 방법은 무엇일까. 여러 가지 방법을 시도하는 것보다 우선 설득의 과정 자체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사실 직장생활에서 설득은 입사부터 계속 이어지는 중요한 과정이다. 직무에 적임자임을 설득해야 입사할 수 있고, 업무를 추진하기 위해서 내외부 이해관계자들을 설득해야 한다. 그런데 우리는 보통 설득할 때 매우 간단히 준비하고 설득의 과정에 참여한다. 운 좋게 설득에 성공했다면 시도했던 단순한 과정을 반복한다. 실패의 경우를 마주하면 따르지 않은 운을 원망하거나 다른 몇몇 요소들을 찾는 데 그친다.

설득을 잘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상대와 충분한 신뢰를 형성하는 것이 기본이지만 신뢰만으로 설득하긴 어렵다. 신뢰는 소통을 잘하기 위한 기본적인 바탕이고 설득은 더 구체적인 무언가를 필요로 한다. 추진하는 업무만 떠올리더라도 설득을 위해 당장 필요한 것들은 데이터, 정보, 이력 등의 근거다. 이처럼 설득에는 다양한 요소들이 필요한데 상위 개념으로 설득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논리(Logic)'다. 먼저 논리가 있어야 하고 하위 개념으로 논리를 뒷받침할 수 있는 요소들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여러 가지 요소들만으로 논리가 만들어질까. 요소들만 있다고 논리가 만들어지지는 않는다. 논리를 위해서는 '구조(Structure)'가 필요하다. 구조가 있어야 큰 그림을 이해하고 연결고리를 통해 논리를 만들 수 있다. 집을 지을 때 구조를 보면 어느 정도는 결과물을 예상할 수 있는 것과 마찬가지다. 직장생활에서의 대표적인 구조의 예는 보고서의 목차다. 목차를 잘 만든 보고서는 구조가 튼튼한 집과 같다. 또 다른 예로 누군가를 설득하기 위한 말하기 구조로 첫째, 둘째, 셋째와 같은 표현이나 주장, 근거, 예시, 정리의 방법이 있다. 내가 만든 또는 만들 무언가를 누군가에게 설명하는 과정에서 구조를 통해 논리를 만들면 설득의 성공률을 높일 수 있다.

구조를 탄탄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준비한 구조의 요소들이 과연 적절한지 검토해야 한다. 업무의 시작점을 떠올려보고 일의 맥락적 이해를 통해서 연결이 매끄러운지 확인한다. 스스로 느끼기에 매끄럽지 못하다면 상대 역시 마찬가지다. 또 구조에서 누락되거나 중복된 것이 없는지 파악해야 한다. 준비한 내용물과 결과물을 전달받는 사람이 자신보다 경력이나 경험이 많은 사람이라면 더욱 신경 써야 한다. 찾아보는 과정에서 상대를 만족시킬 만한 추가 요소가 나올 수도 있다.

설득 성공을 위한 마지막 단계에서 필요한 것은 어떻게 전달할 지에 대한 준비다. 추진하는 업무를 어느 시점에 어떤 방법으로 전달할지, 중간에 공유는 어떻게 할지 생각해야 실제 전달에서 매끄럽다. 생각하는 과정에서 보완해야 할 부분을 떠올리거나 더 좋은 방법을 찾기도 한다.

설득의 기술은 직장생활에 매우 유용하다. 일하는 과정인 소통, 문제 해결, 의사결정의 노력에 설득이 포함돼 있다. 설득의 기술을 갖추고 있다면 조금 더 수월하게 일할 수 있고 설득하기 위해 고민하는 것들은 좋은 태도로 인정받을 것이다.

[유재천 인생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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