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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4 (월)

조부모 떠나보내기까지, 손자 양승욱 5년간의 사진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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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사진가 양승욱(35)의 다섯번째 개인전 ‘홈, 비터스위트 홈(Home, Bittersweet Home)’이 16일 서울 종로구 청운동 갤러리 류가헌에서 개막한다. 2010~2015년 조부모의 삶을 담은 사진 시리즈다.

할머니가 치매로 요양원에 들어가게 된 때부터 작업을 시작했다. 조모의 죽음을 거쳐, 같은 병으로 할아버지가 세상을 떠날 때까지 계속됐다.

5년이 넘는 시간을 80여장의 사진으로 압축한 ‘홈, 비터스위트 홈’ 속에는 병으로 점점 몸이 쇠해가는 조부모의 일상, 일평생의 마지막 시간들이 순차적으로 이어진다. 흑백 결혼사진이 담긴 액자들과 병원의 물품 같은 사물들이 정지해있듯, 어린이처럼 장난감에 마음을 빼앗겨 웃거나 생일케이크 앞에서 촛불을 힘차게 불어 끄는 순간들이 정지된 채 담겨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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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 일을 반드시 기억하고 싶지도, 잊고 싶지도 않다. 다만 기억의 방법과 방향이 다양할 수 있다는 생각은 든다. 가족의 고된 시간을 감동적으로 기록해두고 싶지도 않다. 나는 어쩌면 어찌할 바를 모르고 일단 카메라를 들었을지도 모른다.”

양승욱이 이전에 보여준 사진 시리즈 ‘바이스 버사(Vice Versa)’는 데자뷔적인 이미지들의 수집과 분류를 통해 얻어진 것들이었고, 또 다른 사진 시리즈 ‘세컨드 메모리스’는 어떤 경험에 대해 사실이라 믿고 있는 것이 지극히 주관적이며 때론 허구적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작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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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번째 생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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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일련의 사진 작업들을 들여다보면 그는 기억을 믿지 않는 것이 분명하다. 스스로는 “기억하고 싶지도 잊고 싶지도 기록해두고 싶지도 않았다”지만 기억을 믿지 못하는 사진가가 가족의 죽음이라는 소멸 앞에서 ‘어찌할 바를 모르고’ 카메라를 든 것은 지극히 자연스럽다.

마음을 굳게 먹고 시작한 일이었음에도 작가는 수년 동안 사진을 다시 열어보지 못했다고 한다. 그리고는 마치 기억을 봉인한 듯 선명한 그 기록들을 한 권의 사진집으로 묶어 출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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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가헌의 38번째 사진책 지원전시다. 28일까지 계속되며 개막식은 16일 오후 6시다. 월요일은 휴관.

chocrystal@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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