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수사 진행돼 감사 실효성 의문…조직 내 소통 단절
문제 유출 |
(무안=연합뉴스) 손상원 기자 = 전남도교육청이 중간고사 시험문제 유출 사건이 발생한 목포 A고등학교에 대한 감사에 들어갔다.
경찰 수사가 이미 진행되고 있는 데다가 언론 등을 통해 경위가 알려진 뒤에야 이뤄진 '뒷북 감사'라는 지적이 나온다.
15일 전남도교육청에 따르면 교육청 교육과정과는 이날 감사관에게 A고에 대한 감사를 요청했다.
지난 7일 학교 측으로부터 문제 유출 사건 발생을 보고받은 지 8일 만이다.
감사관실 관계자들은 A고를 찾아가 문제가 유출된 경위를 파악하고 교사나 학교 측의 보안 관리에 문제가 없는지 살펴볼 예정이다.
그러나 학교 측이 사실관계 확인을 마치고, 경찰까지 수사에 나선 상황에서 감사의 실효성이 있을지는 의문이다.
학교 측은 중간고사 영어 시험이 치러지고 이튿날인 지난 6일 시험문제 일부가 유출됐다는 제보를 받고 한 학생이 교사 연구실에 들어가 컴퓨터에서 일부 문제를 출력한 사실을 파악했다.
컴퓨터에는 11문제가 저장됐으며 실제 시험에도 10문제가 그대로 출제된 것으로 알려졌다.
A고는 16일 영어 과목 재시험을 치른다.
경찰도 지난 10일 첩보를 입수하고 해당 학생의 진술서 등을 토대로 비슷한 내용을 확인했다.
경찰이 관계자 등 소환을 앞둔 상황인 만큼 교육청 감사는 중복 조사 우려를 고려해 지극히 제한적인 범위에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학교나 경찰 조사에서 드러난 내용을 정리하는 수준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전남도교육청은 학교 측으로부터 조사 내용을 보고받고도 수사 의뢰나 감사 요청 없이 '쉬쉬'해왔다는 지적을 받았다.
업무 부서 간 소통이 단절된 난맥상도 여과 없이 드러났다.
감사 부서 관계자는 "실무 부서에서 하다 하다 안 되면 감사를 해달라고 뒤늦게 요청하는 행태가 이어지고 있다"며 "감사 요청이 올 때까지 정보공유가 전혀 되지 않아 언론을 통해 내용을 접할 정도였다"고 개탄했다.
실무 부서 관계자는 이에 대해 "이번 문제 유출 사건은 학교 측 조사에서 학생 진술 등을 통해 경위가 대부분 확인됐다"며 "감사 요청이 늦었다는 지적이 있지만 (경위 파악에 시간이 걸리는) 다른 사건과는 성격이 다르다"고 해명했다.
sangwon7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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