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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3 (수)

獨기사당, 바이에른주 선거 대참패…메르켈도 '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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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년 바이에른주 집권당 기독사회당, 과반 확보 실패

반이민정책에 메르켈과 불협화음…두 마리 토끼 모두 놓쳐

28일 헤센 의회선거…사민당 집권당 지위 유지할까

이데일리

△독일 기독사회당의 당수인 호르스트 제호퍼 내무장관이 14일 바이에른에서 열린 총의회 선거 결과를 굳은 얼굴로 바라보고 있다.[사진=AFP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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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독일 앙겔라 메르켈 총리의 오랜 집권연정 파트너인 독일 기독사회당(CSU)이 14일(현지시간) 치러진 남부 바이에른 주의회선거에서 역사적인 참패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총선에서 가까스로 4연임에 성공한 메르켈 총리 역시 큰 타격을 받을 것을 보인다. .

공공방송ARD·ZDF 등 영국 언론에 따르면 기사당의 득표율은 37%에 그쳐 과반 수의 의석을 확보하는 데 실패했다. 지난 2013년 선거 당시 득표율(47.7%)과 비교해도 무려 12.2%포인트 낮아진 수치다. 1위당은 지켰지만 52년 텃밭에서 최악의 성적을 기록했다.

호르스트 제호퍼 내무장관이 이끄는 기사당은 바이에른주에서만 후보를 내는 ‘바이에른 지역 정당’이다. 당 정식 명칭도 ‘바이에른의 기사당’이다. 바이에른은 독일 동남부에서 오스트리아와 국경을 접하고 있어 난민이 들어오는 통로다. 반난민 정서가 강할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기사당은 난민에 유화적인 메르켈과 부닥치면서까지 반(反)이민정책을 추진하려고 했다.

그러나 이는 결과적으로 좌파나 우파 지지자 모두로부터 지지를 잃는 결과를 낳은 것으로 보인다. 난민 유입에 반대하는 이들은 더욱 강경한 입장을 나타내는 극우성향 ‘독일을 위한 정당’(AfD)로, 난민 정책에 유화적인 입장인 이들은 연합정부의 불협화음에 실망하며 녹색당으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환경 문제나 난민 문제에 적극적인 녹색당은 지난 선거보다 9.9%포인트 오른 18.5%를 기록해 제 2당이 됐다. 반면 반(反)이슬람과 난민 문제에 강경한 입장을 보이는 AfD는 지지율 11%를 기록해 처음으로 원내 진입에 성공했다.

반면 메르켈 정권의 또다른 대연정 파트너인 사회민주당(SPD)은 10% 득표율도 확보하지 못하면서 5위에 그쳤다. 5년 전 사민당의 득표율은 20.6%였다. 연립정부를 구성했지만 충분한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는 불만이 지지층 축소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메르켈이 소속된 기독민주당(CDU)는 관례에 따라 이번 선거에서 후보자를 내지 않고 기사당을 지원했다.

전문가들은 바이에른 선거의 참패의 후폭풍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먼저 기사당은 이번 선거의 참패로 메르사민당과 연정을 구성한다고 해도 과반 의석에 못 미치게 돼 연립정부 구성이 불가피하게 됐다. 이번 선거 결과에 대한 책임론이 제호퍼뿐만 아니라 메르켈까지 파급될 가능성도 있다. 제호페는 ZDF 텔레비전과의 인터뷰에서 “나는 당 지도자로서 이번 결과에 대한 책임을 지겠다”면서도 이번 선거 결과의 원인이 주정부와 지방정부 모두에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 이런 경향은 바이에른주뿐만 아니라 독일 전역에서 나타나고 있다. 여론조사에서는 독일 전역에서 기민당과 기사당의 지지율이 모두 떨어지고 있다. 각 정당이 살아남기 위해 목소리를 높일 수록 불협화음이 발생해 지지율이 떨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는 평가다.

당장 28일 헤센주에서 의회선거가 있다. 금융도시인 프랑크푸르트가 있는 독일 서부지역의 헤센은 CDU가 1당을 차지하고 있으나 각종 여론조사에서는 고전이 예상된다. 주의회선거에서 연패할 경우 12월 있을 기민당 전당대회에서 당수 재선을 노리는 메르켈의 입장도 흔들릴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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