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서울 중구 시청역 인근에서 치과를 운영하며 국제구호활동을 해오던 치과의사가 저소득국가의 지속적인 소득창출 방안을 고민하던 중 전통제조업 분야에서 아이디어를 내 스타트업(Start-up)를 차렸다. 공정과정을 줄이는 동시에 제품 품질 향상을 고민하다 최근에는 혁신설계, 무인자동화 등을 전공한 공학박사와 연이 닿아 꾸준한 구애(?)끝에 영입하기에 이른다. '닥터노아'의 이야기다.
◆사회적 기업으로 시작한 '대나무 칫솔' 프로젝트
2015년 10월 고용노동부가 주최한 소셜벤처 경연대회에서 글로벌 부문 대상 및 KOICA 개발벤처상으로 존재감을 드러내기 시작한 닥터노아(프로젝트 노아)의 메인 아이템은 대나무 칫솔이다.
단기 의료봉사활동만으로는 근본적인 도움을 줄 수 없다는 판단에 다른 방법을 찾던 박근우 닥터노아 대표는 봉사활동을 갔던 아프리카 북동부 에티오피아 훌라 마을에서 가능성을 발견했다. 주인공은 '대나무'였고, 자신의 전공인 '예방치학'을 더했다.
박 대표는 "전세계 대나무 생장분포도를 보면 세계빈곤지역과 거의 일치하는 그래프가 나온다. 아프리카 대부분의 나라가 들어간다"며 "이들 지역의 대나무 생산량은 많지만 활용도가 낮은 편이다. 부가가치 높은 상품으로 만들어 판다면 (해당 지역의) 소득 작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때마침 진행 중이던 소셜벤처 경연대회에서 사업가능성을 인정받았다. 이후 ▲JP Morgan&열매나눔재단 글로벌 사회적 기업 엑셀러레이팅 프로그램(2016년 5월) ▲아시아 소셜벤처대회(SVCA) 대상(2016년 10월) ▲AVPN(Asian Venture Philanthropy Network)에서 '지속가능한 개발(sustainable development)' 사례 발표(2017년 6월) 등을 통해 사업을 알리며 지원을 받았다. 대나무 칫솔 전용 자동 식모기를 개발하며 환경친화적인 제품 생산을 주제로 한 다음·네이버 펀딩 등을 통해 사회적 주목도 받았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저소득국가 대나무로 만든 칫솔 사업, 배우 박진희씨도 응원
대나무 칫솔 1개에 3800원, 유해성분을 최대한 줄이고 가능한한 천연유래성분으로 만든 치약 2500원. 닥터노아의 제품은 현재 오프라인에서는 롭스(LOHB)매장에서 살 수 있고, 온라인에서는 닥터노아 칫솔 홈페이지에서 구입할 수 있다.
구독형 상품도 있다. 칫솔 사용기간이 2달을 넘기지 않는 것이 좋다는 점에 착안, 2달에 한번 칫솔 1개와 치약 4개(30g)를 보내주는 일명 '정기배송' 서비스다. 노숙자들의 경제적 자립을 돕는 잡지인 <빅이슈>도 함께 배송된다.
최근 환경보호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면서, 썩지 않는 플라스틱이 아닌 대나무 칫솔에 대한 응원도 이어졌다. 네이버 해피빈 펀드레이징 중 배우 박진희씨가 자발적으로 힘을 보탠 것.
지난해 4월 박진희 씨는 자신의 SNS계정에 "빈곤지역의 풍부한 자원인 대나무를 이용해 친환경 칫솔을 만들고 칫솔공장을 세워 일자리를 주는 착한 일"이라는 멘트와 함께 닥터노아 브로셔와 칫솔을 들고 찍은 사진을 올렸다. 덕분인지 10월 현재 정기배송을 신청한 이들은 1000명이 넘었다.
닥터노아 박근우 대표와 이경태 CTO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무인자동화 전공한 공학박사 합류로 생산공정 기술 개발
지난 5월에는 믿음직한 지원군이 합류했다. 박 대표가 2016년 JP Morgan 프로그램에서 만난 공학박사에게 꾸준히 러브콜을 보낸 것이다. 서울대에서 혁신설계, 무인자동화 등을 연구해온 이경태 CTO는 IOT나 로봇 등을 개발하는 대기업이나 연구소 등이 아닌 대나무 칫솔 스타트업을 선택했다.
그가 합류한 뒤 원가 절감과 제조공정을 단순화해 대량생산이 가능한 규격화, 자동화 기술을 확보했고 현재 특허출원을 준비 중이다. 생산량이 늘어난다면 유통망을 더욱 많이 확보할 수 있는데다가 저소득국가에 공장을 세워 지역 자립도를 높인다는 설립취지에도 한 발짝 더 가까워질 수 있게 된다.
이경태 CTO는 "기존 21단계 공정을 11단계로 대폭 줄일 수 있는 기술로 원가도 줄일 수 있는데다가 대량 생산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있다"며 "오동나무 오일 코팅을 대체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 향에 민감한 소비자도 거부감이 없도록 개선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코이카의 개발도상국 기여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인 '혁신적 기술 프로그램(CTS)'에도 참여, 베트남에서 가장 빈곤한 탕호아(Thanh Hoa) 지역에 칫솔 공장을 세울 계획을 세웠다.
박 대표는 "이미 탕호아 지방정부와 20헥타아르(20만㎡)에 달하는 토지의 50년 무상사용 및 전기, 수도 등의 인프라 구축에 관한 MOU도 체결했다"며 "대나무 칫솔 제조공장을 설립해 지역 여성 일자리 창출과 방치 수준의 대나무 숲을 관리하면 지역 수익과 관광소득 창출도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디지털뉴스국 이미연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