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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3 (수)

[한국경제 ‘외톨이’]세계경제 회복에 한국만 ‘소외’…성장 뒷걸음에 후유증 ‘심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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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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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우리 성장률 상회…총체적 혁신과 정책 전환 시급

[헤럴드경제=이해준 기자]세계경제가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으나 우리 경제는 나홀로 ‘역주행’하며 그 흐름에서 소외되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2년 전만 해도 우리 경제와 세계경제가 비슷한 성장률을 기록했으나 올해는 우리의 부진이 심화하면서 1%포인트 정도 뒤쳐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미국과 비교하면 2년 전 우리경제가 2배 빠르게 성장했지만 올해는 역전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더욱이 세계경제 회복기에 나타나는 국제유가 급등 및 미국의 금리인상과 신흥국 불안 등 그 후유증을 우리가 가장 심하게 겪을 가능성이 많다. 우리만이 세계경제 개선의 혜택을 누리지 못하고 후유증에 시달리다 다시 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큰 셈이다.

이는 우리경제가 반도체 등 일부 품목을 중심으로 한 수출 증가에 의존하는 구조적 한계와, 투자ㆍ고용을 끌어내지 못한 정부의 정책 실패, 기업들의 미흡한 대응 등이 복합됐기 때문이다. 총체적인 경제혁신과 정책 전환, 민관 공동 대응이 절실한 상태다.

15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OECD 회원국들은 지난 2016년 1.8%의 낮은 성장률에서 빠르게 회복돼 지난해와 올해 2.6%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 반면, 한국은 2016년 2.9%에서 지난해 3.1%로 반짝 반등한 이후 올해 2.7%로 낮아질 것으로 전망됐다. 한국이 2016년 OECD 평균보다 1.1%포인트 빠르게 성장했으나 올해는 OECD 평균과 비슷한 수준에 머물 것이란 전망이다.

특히 지난해 이후 세계경제 회복의 양대 기관차 역할을 하고 있는 미국ㆍ독일과는 극적인 대조를 보이고 있다. 미국은 2016년 1.5% 성장에 머물며 성장률이 한국의 절반에 불과했으나, 이후 빠르게 회복돼 지난해엔 2.2%를, 올해는 한국보다 0.2%포인트 높은 2.9%에 달할 것으로 예상됐다. 미국이 한국의 성장률을 웃도는 것은 1990년대말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이후 처음이다.

독일도 2016년 1.9% 성장하면서 한국보다 1.0%포인트 낮았으나, 올해와 내년엔 2.7~2.8%를 기록하며 한국과 거의 비슷한 속도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한마디로 최근 1~2년 사이 세계경제가 성큼성큼 앞으로 나가는 사이에 한국은 비실비실 제자리 걸음하며 뒤쳐지고 있는 것이다. 세계경제 성장률과의 격차도 2016년 0.2%에서 올해는 1%포인트로 더욱 벌어질 전망이다.

문제는 이런 양상이 더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OECD 경기선행지수에서 한국은 최근 1년 동안(8월 기준) 1.52% 급락해 OECD 평균(-0.66%)의 2배를 웃돌았다. 선진 7개국(G7, -0.29%)에 비해선 5배 빠른 속도로 경기가 둔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외 의존도가 높은 한국이 무역분쟁의 파장을 다른 나라보다 크게 받고 있는데다 세계경제 회복으로 인한 유가 급등과 미 금리인상의 파장 등에 많이 노출돼 있기 때문이다. 특히 반도체 등 일부 품목의 호황이 마무리될 경우 한국경제가 급격한 침체국면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 세계경제 변화에 정부와 기업이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것도 한국의 ‘소외’를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다.

10여년 전까지만 해도 세계경제 성장률을 크게 웃돌며 추격 성장에 성공한 한국경제가 이제는 세계경제에 뒤쳐지는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것이다. 새로운 성장동력 창출을 위한 총체적인 혁신, 투자~성장~고용~소득의 선순환을 위한 개혁이 시급한 셈이다.

hj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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