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12월·올해 8월 세차례 만나
공정위 "예외적 대면설명 없어"..방문기록엔 있어
최운열 의원 "공식적 의견청취 절차 이용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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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이데일리 조진영 기자] 공정거래사건의 ‘1심 판사 역할’을 하는 공정거래위원회 상임위원들이 삼성생명(032830) 직원들과 비공식적으로 만난 것으로 확인됐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삼성생명의 삼성전자(005930) 의결권 행사에 대해 “스스로 답을 내놓아야한다”고 언급한 것과 맞물리면서 면담이 부적절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운열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5일 공정위 출입기록을 전수조사한 결과 삼성생명 소속 직원은 지난해 11월과 12월, 올해 8월 등 총 세차례 걸쳐 공정위를 방문, 상임위원들과 만났다. 공정위 상임위원들은 과징금 부과 등 기업 제재 결정 권한을 가지고 있다. 특히 세차례의 면담은 비공식적으로 이뤄졌다. 해당 일자는 전원회의나 의견청취 등 공식 절차가 없거나 방문 부서나 출입 시간이 공식 절차와 차이가 났다.
공정위는 2016년 피심인인 대기업과 이들의 법률대리인이 위원들과 만나는 비공식 개별 면담을 원칙적으로 금지했다. 예외적으로 대면설명이 필요한 경우에는 담당자가 배석하고 회의록(녹화, 녹음, 속기)을 작성하는 등 일정한 조건에서만 허용하도록 했다. 특히 이러한 방안은 김상조 위원장 취임 이후인 2017년 11월부터 본격 시행됐다. 이러한 방문 기록에도 공정위는 “(면담 기록) 제도 시행 이후 예외적인 대면 설명은 한 건도 없었다”고 답했다.
공정위 상임위원과 삼성생명 직원의 비공식 면담이 문제가 되는 또다른 이유는 삼성그룹 지배구조 문제 때문이다. 삼성은 총수 일가가 아닌 고객의 돈으로 굴러가는 삼성생명이 삼성전자 지분을 보유하고 의결권을 행사하는 방식으로 삼성그룹 전체를 지배하고 있다. 금산분리의 원칙과도 어긋난다는 지적이 계속돼왔다. 김상조 위원장은 지난 4월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적어도 삼성이 삼성생명 문제에 대해 인지하고 해결을 모색하고 있다는 암묵적인 신호를 보내야 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공정위 상임위원들은 삼성생명 이외에도 KT(030200)와도 비공식적으로 만났다. KT는 지난 3월 통신3사 입찰 담합 혐의로 현장조사를 받은 이후 5월 28일 상임위원들과 비공식 면담을 진행했다. 상임위원들은 주요 기업 법률대리인인 김앤장 관계자들과도 만난 것으로 확인됐다.
최 의원은 “사건 설명은 지난해 도입된 공식적인 의견청취절차를 이용하게 하고 예외적인 대면 설명은 하루속히 없애야 한다”며 “퇴직자 재취업 문제로 공정위 독립성에 대한 신뢰가 땅에 떨어진 상황에서, 공정위는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절차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뼈를 깎는 노력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정위는 “인사차 방문이거나 보험 건이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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