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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9 (일)

英, 동료 여성 수감자 성폭행한 트렌스젠더에 종신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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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교도소에서 ‘트랜스젠더 정체성’을 빌미로 수감자들을 성폭행한 재소자가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영국 법무부는 남자였던 그의 과거 성폭행 전력을 확인하지 않고 그를 여성 교도소로 보낸 실수를 시인하고 사과했다. 그는 과거 20년간 유약한 성인과 어린아이를 상대로 강간과 성폭행을 일삼아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11일(현지 시각)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성전환 수술을 하지 않은 트랜스젠더 카렌 화이트(52)는 영국 웨스트요크셔주(州) 웨이크필드에 있는 여성 교도소 HMP 뉴홀에서 동료 수감자를 성폭행한 사실과 더불어 과거 여성 두명을 강간했던 일이 밝혀져 징역 최소 8년 6개월을 언도받았다. 종신형을 받은 그가 형을 감경받더라도 이 기간은 채워야 한다는 뜻이다. 판사는 화이트가 ‘트렌스젠더 페르소나(정체성 가면)’를 이용해 취약한 여성들에 접촉한 뒤 성범죄를 저질렀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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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웨스트요크셔주 웨이크필드에 있는 HMP 뉴홀 여성 교도소에서 동료 재소자를 성폭행한 트랜스젠더 카렌 화이트(왼쪽)와 과거 그의 모습. /카렌 화이트 페이스북·웨스트요크셔주 경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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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8월 카렌 화이트는 이웃 노인을 칼로 찌른 혐의로 중죄를 선고받아 영국 리즈에 있는 남성 교도소인 HMP 리즈에 입소했다. 이곳에서 화이트는 자신이 ‘성 정체성 혼란’을 느끼고 있다고 주장하며 여성 교도소로 옮겨 달라고 요청했다. 당시 화이트는 "남은 생애는 여성으로 살아가고 싶다"며 "여성에게 결코 성적 흥분을 느끼지 못한다"고 했다. 심지어 그는 자신이 ‘발기부전’이라며 여성 교도소에 가도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법원은 화이트의 요구를 받아들여 그를 여성 교도소 HMP 뉴홀로 보냈다. 여성 재소자들 사이에서 그는 가발을 쓰고 가짜 가슴을 만드는 등 분장에 나섰다. 그러나 화이트의 행동은 수상했다. 동료 수감자의 속옷을 확인하겠다며 가슴을 만지는가 하면, 재소자의 살을 주물럭거리는 등 괴이한 행동을 일삼은 것이다. 시간이 갈수록 화이트에게 강제 키스를 당하거나 유사 강간 행위를 당했다는 수감자도 속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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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웨스트요크셔주 웨이크필드에 있는 HMP 뉴홀 여성 교도소. /영국 교도소 당국


동료 재소자들의 고발을 ‘한낱 풍문’이라 주장하던 화이트는 결국 그의 뻔뻔함으로 범죄 덜미가 잡혔다. 교도소에서 화이트가 과거 ‘스티븐 우드’라는 이름의 건장한 남성으로 살던 시절 강간을 저지른 피해자 여성에게 뻔뻔하게 편지를 보낸 것이다. 이 여성은 교도소에 편지를 반송했고 교도소 당국에 화이트의 전력을 폭로했다. 이에 교도소 당국과 경찰이 수사에 나서자, 화이트는 본인이 아이에 성적 흥미를 갖고 있으며 아이를 학대할 수도 있는 것 아니냐며 태연하게 혐의를 인정하며 "(학대하는 건) 아무렇지 않다"고 했다.

크리스토퍼 배티 판사는 판결문에서 "화이트는 매우 교활한 ‘약탈자’로, 매우 위험한 인물"이라며 "가석방될 가능성은 적다"고 했다. 본인을 트렌스젠더라고 주장하는 화이트가 차후 합법적 여성으로 인정받는다고 해도 그가 다시 여성 교도소에 수감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

영국 내에서는 성전환 수술을 하지 않은 트랜스젠더를 여성 교도소에 수감을 허용한 법원과 교도소를 향해 비난이 쏟아졌다. 영국 교도소 당국 대변인은 "이번 사건에서 드러난 실수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한다"며 "트랜스젠더를 포함한 모든 수감자들을 법에 따라 섬세하게 관리하지만, 재소자들의 안전이 우리의 절대적인 우선 사항이어야 한다는 것을 분명히 알고 있다"고 했다.

[최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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