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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5 (수)

‘고용 참사’ 피했지만…고용률은 8개월째 내리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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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9월 취업자수 올해 들어 세번째로 적은 4만5천명 증가

15살 이상 고용률 61.2%…‘추석 효과’ 제조업은 선방

“정부목표 18만명은 어렵고 10만명 수준 늘 듯”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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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취업자 수가 한해 전보다 4만5천명 늘어나면서 7~8월 두달 연속 1만을 밑돌던 ‘고용 참사’ 수준을 겨우 피했다. 취업자 수 증가폭이 마이너스로 전환될 것이란 우려가 컸지만, 추석 연휴로 일부 제조업와 도·소매업의 취업자 수 감소폭이 둔화하면서 최악의 상황은 면했다. 하지만 경기 둔화 흐름이 이어지고 있고 고용률 또한 8개월째 하락하는 등 일자리 부족이 크게 개선될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정부는 공공부문 단기 일자리 확대를 포함한 ‘맞춤형 일자리 대책’을 이르면 다음주에 발표할 예정이다.

12일 통계청이 발표한 ‘9월 고용동향’을 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4만5천명 증가한 2705만5천명으로 나타났다. 7월과 8월 5천명, 3천명 증가한 것에 견줘보면 고용 상황이 다소 나아졌지만, 올해 들어 세번째로 적은 증가폭을 기록했다. 올 3분기(7~9월) 취업자 수 증가폭은 1만7천명에 그쳐 2009년 4분기 이후 가장 적은 수치였다.

지난달 15살 이상 고용률은 61.2%로 한해 전보다 0.2%포인트 낮아져 지난 2월부터 8개월째 내리막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2008년 1월부터 2010년 3월까지 하락세를 지속한 이후 가장 길다. 15~64살 고용률도 66.8%로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0.1%포인트 감소해 4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생산가능인구(15~64살)가 줄고 있는 ‘인구 효과’를 고려하더라도 절대적인 일자리 부족이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얘기다.

업종별로 도·소매업(-10만명)과 숙박·음식점업(-8만6천명) 등의 취업자 수는 여전히 감소하는 추세다. 특히 인력 공급 회사 등을 포함한 사업시설관리, 사업지원 및 임대서비스업은 13만명이나 줄어들었다. 관련 통계가 작성된 2013년 이후 가장 큰 감소폭이다. 경기가 좋지 않은데다 비정규직이 정규직으로 전환된 영향도 있다고 통계청은 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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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최근 고용악화의 근본적인 원인으로 꼽혔던 제조업의 경우 지난달에 4만2천명 줄어드는 데 그쳤다. 6월 이후 석달 연속 10만명을 웃돌던 취업자 수 감소폭이 꽤 둔화한 것이다. 빈현준 통계청 고용통계과장은 “추석 연휴를 앞두고 식료품, 섬유 등 소비재 관련 제조업에서 취업자가 미세하게 증가하고 소매업 취업자 수 감소폭이 둔화됐다”며 “폭염이 수그러들면서 경제활동이 활발해진 영향도 있어 보인다”고 설명했다.

최근 고용악화의 중심에 서 있는 30~40대의 어려움은 지속됐다. 40대는 취업자 수가 12만3천명 줄고 고용률은 0.4%포인트나 떨어졌다. 30대도 취업자 수 감소폭(10만4천명)이 더 커져 고용률이 지난해 1월 이후 처음 마이너스(0.2%포인트 감소)로 돌아섰다. 반면 20대와 60살 이상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각각 4만5천명, 23만3천명 취업자 수가 늘었다.

정부는 청년층 고용이 확대되고 고용의 질이 개선 추세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은 “일자리 질 측면에서 상용직 근로자 증가 폭이 확대됐고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가 증가하는 등 개선 추세가 지속됐다”며 “청년층 취업자도 증가 추세로 전환해 청년층 고용률이 42.9%로, 9월 기준으로는 2006년(43.0%) 이후 가장 높았다”고 말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정부로서는 양질의 일자리를 늘려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당장 시급하게 일자리가 필요한 국민들에게 가능한 모든 정책적 수단을 동원하는 것도 정부가 해야 할 의무”라고 말했다.

이런 추세라면 정부의 올해 취업자 수 목표치인 ‘18만명 증가’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한요셉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최근 증시 급락이 소비나 내수 침체로 이어지면 고용 상황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여러 악재 탓에 낙관적으로 전망할 수 없는 상황이다. 올해 취업자 수 증가폭은 10만명 안팎이거나 그보다 적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정은주 성연철 기자 eju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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