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9.27 (금)

함정 39척 해상사열 받은 文…"평화로 가는 길, 끝끝내 갈것"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매일경제

문재인 대통령이 11일 2018 해군 국제관함식에 참석해 `일출봉함` 함상에서 심승섭 해군참모총장과 함께 해상 사열을 하고 있다. [김재훈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2018 대한민국 해군 국제관함식'의 하이라이트인 해상 사열이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11일 제주 서귀포 앞바다에서 펼쳐졌다.

문 대통령은 해상 사열에 앞서 좌승함(座乘艦)인 일출봉함에서 연설을 통해 "남과 북은 이제 군사적 대결을 끝내기로 선언했고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를 위한 여정을 시작했다"며 "평화로 가는 길은 결코 순탄하지 않겠지만 대한민국은 그 길을 끝끝내 갈 것"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에 대한 기대와 함께 강한 국방을 주문했다. 특히 해양강국이 대한민국의 미래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평화와 번영이라는 목적지에 도달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이 강한 국방력"이라며 "그중에서도 해군력은 개방·통상 국가의 국력을 상징한다"고 말했다. 이어 "대한민국 해군이 한반도의 평화를 넘어 동북아와 세계 평화에 기여할 수 있도록 더욱 강하게 만들어나갈 것"이라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강한 국방력은 국민의 신뢰 속에서 나온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제주의 바다가 평화의 바다를 위한 협력의 장이 되었다"며 "저는 이곳 해군기지를 전쟁의 거점이 아니라 평화의 거점으로 만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해상 사열은 일종의 군사 퍼레이드를 바다에서 해군 함정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다. 해군력을 과시하는 차원에서 이뤄지지만 군사 교류의 장으로 활용되기도 한다. 이날 열린 해군 국제관함식은 우리나라에서 세 번째 열린 것이다. 1998년에 국군 창설 50주년과 이순신 제독 순국 400주년을 맞아 처음으로 개최됐다. 이후 국제관함식은 10년 주기로 개최되고 있다. 2008년에는 부산 앞바다에서 건군 60주년과 이지스함 도입을 축하하기 위해 열렸다. 두 번째 열렸던 국제관함식에는 일본 해상자위대 함정이 참가했다. 하지만 올해 일본은 욱일기 논란 속에 이번 관함식에 함정을 보내지 않는 대신 12일 열리는 제16회 서태평양해군심포지엄에 해상자위대 막료장(우리의 해군참모총장)인 무라카와 유타카 대장을 비롯해 대표단 6명을 파견하기로 했다. 중국도 함정을 보내진 않지만, 대표단은 파견하기로 했다.

이날 실시된 해상 사열에는 문 대통령을 비롯해 안규백 국방위원장과 국회 국방위원, 최재형 감사원장, 정경두 국방부 장관, 심승섭 해군참모총장 등 정부와 군 주요 인사, 국민사열단과 보훈단체·전사자유가족회, 역대 해군참모총장 등 초청 내빈 300여 명, 대한해협해전 참전 용사인 최영섭 해양소년단 고문 등 참전 원로, 모범 장병, 사관생도도 자리를 함께했다. '민군 화합과 상생'으로 나아가는 전기를 마련하고자 원희룡 제주도지사를 비롯한 강정마을 주민 등 제주도민도 참가했다.

사열 시작과 동시에 일출봉함에는 '조선수군 대장기'가, 독도함에는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태극기 '데니 태극기'가 각각 게양돼 의미를 더했다. 독도함에서는 충무공 이순신 제독이 신호 체계로 사용했던 전술비연(신호연)을 띄웠다. 국내 함정으로 좌승함인 일출봉함과 함께 국민참여단이 탑승하는 시승함인 독도함(LPH·1만4500t)과 천자봉함(LST-Ⅱ·4900t)을 비롯해 214급 잠수함인 홍범도함(SS-Ⅱ·1800t)과 209급 잠수함인 이천함(SS-Ⅰ·1200t) 등 24척이 참여했다. 미국 항공모함인 로널드레이건호(CVN-76·10만4000t)를 비롯해 10개국의 외국 함정 15척도 해상 사열에 참가해 위용을 보여줬다.

문 대통령은 국제관함식을 마치고 일출봉함 함교를 순시하면서 장병들에게 격려방송을 보냈다. 문 대통령은 "장병 여러분의 늠름하고 패기 넘치는 모습과 우리 최신 군함과 항공기들의 위용을 직접 보니 국군통수권자로서 참으로 자랑스럽고 든든하다"며 "여러분이 있기 때문에 우리 국민은 마음 놓고 각자 삶을 살 수 있고, 장병 여러분이 바로 대한민국"이라며 노고를 치하했다.

한편 이날 오전 제주도에서는 관함식 개최를 반대하는 시민단체의 반대 집회가 이어졌다. 강정마을 해군기지 반대주민회와 민주노총 등 시민사회단체 등 200여 명은 이날 오전 기지 정문 앞에서 피켓 시위와 인간 띠 만들기 등의 집회를 진행했다.

한편 해군은 이날 미 해군 '로널드레이건호'가 반대 시위 때문에 11일 입항하지 못했다는 일부 언론 보도에 대해 "미 항모 운용 일정상 최초부터 해상 사열 이후 입항할 계획이었다"며 "사실과 다르다"고 일축했다.

[안두원 기자 / 강계만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