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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文대통령의 결자해지, 강정마을에 앞세운 '평화의 해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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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최경민 기자] [the300](종합)"제주도민 아픔에 깊은 위로…제주기지가 평화 구심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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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뉴시스】전신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1일 제주민군복합형 관광미항 일대에서 열린 2018 대한민국 해군 국제 관함식에 참석해 좌승함인 일출봉함에서 함상연설하고 있다. 2018.10.11. photo1006@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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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제주 강정마을을 둘러싼 갈등의 원인이었던 민군복합형관광미항(제주기지)을 평화의 상징으로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약 11년 동안 끌어온 강정마을 문제를 봉합하기 위해 '평화의 해군' 개념을 제시하고, 주민들을 직접 만나 위로의 메시지를 전했다.

문 대통령은 11일 오후 제주기지 일대에서 진행된 국제관함식에 참석해 "이곳 해군기지를 전쟁의 거점이 아니라 평화의 거점으로 만들 것"이라며 "제주도에 해군기지가 건설되면서 제주도민들이 겪게 된 아픔을 깊이 위로한다. 강정마을 주민들의 고통과 상처를 치유하는 데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한반도는 정전상태다. 남과 북은 이제 군사적 대결을 끝내기로 선언했고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를 위한 여정을 시작했다"며 "평화로 가는 길은 결코 순탄하지 않겠지만 대한민국은 그 길을 끝끝내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평화와 번영이라는 목적지에 도달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이 강한 국방력"이라며 "그 중에서도 해군력은 개방·통상 국가의 국력을 상징한다. 대한민국 해군이 한반도의 평화를 넘어 동북아와 세계 평화에 기여할 수 있도록 더욱 강하게 만들어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관함식의 슬로건이 '제주의 바다 세계 평화를 품다'였던 만큼, 문 대통령이 언급한 메시지의 초점은 '평화'에 모아졌다. 한반도를 넘어서 동북아의 평화 유지를 위해 활동하는 해군의 비전을 제시하며 제주기지를 둘러싼 갈등을 치유코자 한 것이다.

이같은 콘셉트의 관함식은 문 대통령의 강력한 의지 하에 추진된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과 경남 진해 등도 관함식의 후보지로 거론됐지만, 문 대통령은 "관함식을 강정마을 앞바다에서 하는 게 좋겠다"고 해왔다는 것이다. "설사 제주 관함식에 가다가 (주민의 반대에 막혀) 그냥 돌아오더라도, 꼭 참석하려고 하겠다"고 의지를 보이기도 했다.

결자해지(結者解之)에 가까운 생각으로 해석된다. 제주기지는 문 대통령이 대통령비서실장 시절이었던 2007년부터 추진됐었다. 그 뒤 11년 동안 강정마을의 갈등이 해결되지 않는 것을 보면서 문 대통령은 이 문제를 반드시 치유해야 한다는 일종의 마음의 빚을 가졌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치유의 열쇠로 '평화의 해군'을 앞세운 관함식을 추진한 것이다. 남북 평화 모드에 이어 동북아 새질서를 앞세우고 있는 외교안보 정책 상의 타이밍도 맞아 떨어졌다.

문 대통령은 관함식 후 직접 강정마을 주민들과 만나며 화해를 앞세우기도 했다. 먼저 해군기지 문제로 11년 동안 몸과 마음을 바친 강정마을 주민들에게 위로의 말을 전했다. 이런 고통의 치유에 정부가 앞장서겠다는 뜻을 재차 밝혔다. 문 대통령은 주민들에게 "제주 해군기지가 동북아 평화의 구심점이 돼야 한다"는 취지의 말을 하며 거듭 화해와 치유를 강조했다.

완벽한 봉합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이날 관함식과 관련해서도 원천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주민들이 많았다. 일부 주민들은 제주기지 정문에서 관함식 반대 피켓을 들고 집회를 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과 간담회에 참석하지 않은 주민들도 있었다. 이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주민들의) 아픔과 상처에 대해 공감하고, 앞으로 이 문제의 치유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12일 국내에서 일정을 소화한 뒤 13일 오전 유럽 순방을 위해 프랑스 파리로 출국할 예정이다. 방탄소년단(BTS) 등이 공연하는 한-불 우정콘서트(14일), 파리 개선문 공식환영식 및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정상회담(15일), 바티칸 성베드로성당 한반도평화 미사(17일), 프란치스코 교황 예방(18일), 이후 벨기에 ASEM(아시아-유럽정상회의) 및 덴마크 P4G(녹색글로벌목표를위한연대) 정상회의 등의 일정이 확정됐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평양 초청에 대해 프란치스코 교황이 확답을 줄 지 여부가 관건인 가운데,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김 위원장이 확실한 입장을 표시했기에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 한다"며 "교황이 (답변을) 잘 해줄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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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뉴시스】전신 기자 = 문재인 대통령과 심승섭 해군 참모총장이 11일 제주민군복합형 관광미항 일대에서 열린 2018 대한민국 해군 국제 관함식에 참석해 좌승함인 일출봉함에서 해상사열을 하고 있다. 2018.10.11. photo1006@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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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민 기자 brow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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