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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2018국감]"국립현대미술관 작품 위작 판명…관리 허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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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이성자 작가 '숨겨진 나무의 기억들'

2012년부터 의혹 제기…올해 초 위작 판명

김재원 의원 "진위여부 확인 위한 전수조사 필요"

이데일리

이성자 작가의 작품 ‘숨겨진 나무의 기억들’(사진=김재원 의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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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국립현대미술관이 소장 중인 이성자(1918~2009) 작가의 그림 ‘숨겨진 나무의 기억들’이 위작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미술관이 뒤늦게 검찰수사를 의뢰했지만 공소시효 만료로 수사도 할 수 없는 상황인 것으로 드러났다.

11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윈회 소속 김재원 자유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국립현대미술관은 2003년 이성자 작가의 작품 ‘숨겨진 나무의 기억들’을 서울옥션의 미술품공개경매를 통해 3770여만 원에 구입했다. 15년이 지난 현 시세로는 5억 원이 넘는 것으로 추정되는 고가의 그림이다.

그러나 해당 작품은 지난해 12월 이성자 작가의 특별전을 준비하던 학예직 공무원으로부터 위작 의혹을 제기 받았다. 미술관은 올해 2월 작품조사전문가회의를 통해 가짜로 최종 판명을 내렸다. 이후 미술관은 사실규명을 위해 검찰 수사를 의뢰했지만 검찰은 공소시효가 지나 수사 실익이 없다며 ‘공소권 없음’ 처분을 통지한 상태다.

해당 작품의 위작 여부는 의외로 쉽게 구별할 수 있었다. 이성자 작가는 자신의 작품 서명을 영문 이니셜 ‘SEUND JA RHEE’를 적지만 해당 작품에는 ‘D’가 빠진 ‘SEUN JA RHEE’로만 적혀 있었다. 다른 진품과 달리 캔버스 뒷면에 이 화백의 친필 서명도 없었다.

미술관은 작품의 위작 여부는 작가의 다른 작품과 비교를 통해 구별해 낼 수 있는데 이성자 작가의 경우 구입 당시 작품 수가 많지 않아 위작을 구별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는 입장이다. 이성자 작가의 유족들은 2012년 초부터 위작 의혹을 제기해왔고 2015년 진품을 구입해 소장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미술관은 ‘사기죄’에 대한 공소시효는 지났지만 ‘사문서 위조’혐의는 적용할 수 있다며 조만간 다시 검찰수사를 의뢰한다는 입장이다.

김 의원은 “위작 의혹이 처음 제기된 2012년과 유족들이 진품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2015년 당시에 적극적으로 작품 진위 여부를 확인했어야 함에도 최근까지 이를 소홀히 한 것은 미술관의 소장품 관리가 얼마나 허술하게 이뤄지는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다”라며 “미술관의 8000여 소장품의 작품 진위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전면적인 전수조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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