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국정감사 첫날인 10일 오후 9시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법원 국정감사에서 여상규 위원장이 갑자기 고함을 질렀다. 이날 국정감사가 마무리 돼가는 시점이었다.
여 위원장의 고함은 자유한국당 장제원·김도읍 의원과 안철상 법원행정처장이 충돌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김명수 대법원장이 지명한 대법관·헌법재판관 후보자들이 이념적으로 좌편향돼있고 위장전입 및 다운계약서 작성 의혹에 휩싸였다며 이들의 인사 검증 자료를 달라고 요구했지만 안 처장이 “비밀을 요하는 자료라서 안 된다”며 요지부동 자세를 보이면서다.
(서울=연합뉴스) 최재구 기자 = 여상규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이 18일 국회에서 대법원과 법제처의 업무보고를 위해 열린 전체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18.7.18 |
김 의원이 인사 검증을 담당한 김영훈 법원행정처 인사총괄심의관이라도 국정감사장으로 불러달라고 주장했고, 안 처장이 바로 “나오기가 어렵다고 한다”고 답했다.
김 의원이 “어떻게 바로 즉답으로 나오기 힘들다고 하냐”고 묻자 안 처장이 “검토했다”고 맞받아쳤다. 김 의원은 또 다시 “검토한 시간이 몇 초냐. 이게 그렇게 숨길 일이냐”고 따졌다.
급기야 김 의원이 “안 처장님이 자꾸 법, 법 이야기하는데 (인사 검증 자료가 비밀이라는) 규정이 법률에 있느냐, 규칙에 있느냐”고 물었고 안 처장은 “법률에 근거한 규칙에 있다”고 했다.
그러나 여 위원장이 “뭐가 법률에 근거하는 규칙이냐”면서 감정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여 위원장은 “법률에 근거하더라도 규칙이 법률의 가치를 넘을 수 없어요!”라며 “너무 얽매여서 일을 하시면 어떻게 됩니까”라고 소리를 쳤다.
여당 의원 몇이 여 위원장 고함에 “그렇게 진행하시면 안 된다”고 제지했지만 여 위원장은 “진행하기 위해서 이러는 것 아닙니까. 가만히 계세요”라고 했다.
여 위원장은 지난달 11일 이은애 헌법재판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때도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과 거친 말과 고성을 주고 받은 바 있다.
당시 박 의원이 여 위원장의 회의 진행을 지적하면서 “위원장이 사회만 보면 되지, 무슨 당신이 판사냐”고 소리를 지르자 여 위원장이 “당신이? 지금 뭐라는 거야, 지금. 당신이라니”라고 했다. 이에 박 의원이 “당신이지, 그럼 우리 형님이야?”라고 받아치자 여 위원장이 “정말 진짜 보자보자하니까 말이야”라고 소리쳤다.
이혜리 기자 lh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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